완벽하게 멋진!
케이트 모스가 “실수로” 발코니를 넘어 더러운 초록빛 템스 강에 빠지며 파티에서 퇴장하는 만큼은 아니겠지만 2016년 신작 영화 ‘앱솔루틀리 패뷸러스(Absolutely Fabulous)’ 에서 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다행히도 그녀는 초록색 옷을 입고 있어서 세탁은 걱정 안 해도 될 듯하다.)
90년대 드라마를 찍은 이후 카리스마를 잃은 에디나 몬순과 팻시 스톤은 여전히 스타의 삶을 살고 있다. “샤넬 No.5?” 거만한 팻시는 향수를 들이키며 물었다.
이 거침없는 듀오는 쫓기게 되자 60년대 영화 속 주인공처럼 프랑스 남쪽으로 도망치며, 재미있지만 위험한 모험을 즐긴다.
에디나의 늙은 엄마는 카드게임을 하며 남자를 찾는 할머니들과 어울려 지내고 그의 성숙한 딸 사프론은 사춘기 딸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영화 자체는 가볍고 웃기고 “브렉시트”때문에 난리인 시기에 딱 우리에게 필요한 스토리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에 내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작가 산더스의 우수한 대본은 조앤 콜린스가 코트 다 쥐르의 풀장에 누워있는 장면이나, 배리 험프리즈, 그래험 노튼, 샤넬에 중독된 제리 홀 등 짧은 카메오 장면들을 잘 엮어냈지만, 나는 수치스럽게 늙는 방법을 보여주는 조안나 럼리의 캐릭터, 팻시가 왠지 가장 인상 깊었다.
여장을 하든 남장을 하든 팻시에겐 코믹한 오만함이 있다. (21세기 이야기이므로 트랜스 젠더 이야기는 영화에 여러 번 나온다.) 캐릭터 자체가 너무 웃겨서 그의 한 장면을 보기 위해서라도 이 영화를 꼭 봐야 한다.
의외로 소파의 누워 샴페인을 즐길 때 빼고는 케이트 모스는 배우로서는 빛이 나지 않았다. 난 그녀에게 그 장면이 제일 어려웠냐고 물어본다는 걸 깜빡했다. 케이트 모스는 장 폴 고티에와 5일 동안 파티를 즐기고 강가에서 걷는 장면도 연출했다.
영화 시사회에서 고티에가 재킷을 벗고 유니온 잭 딥을 선보이자 영화를 보러 온 팬들은 환호했다. 그 팬들 사이에서는 ‘앱솔루틀리 패뷸러스’하게 입은 여장 남자들도 많았다.
나는 두 장면에 등장한다. (카메오를 축하해준 카일리 미노그한테 감사를 보낸다.) 이 영화에 나온 다른 패셔니스타들처럼 패션을 위해 일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겨서 그런 것 같다. 파란 하늘과 끝이 없는 샴페인을 위해서라도 패션 컬럼니스트라는 직업은 포기하지 못할 것이다.
- 글
- 수지 멘키스
- 포토그래퍼
- 20th Century Fox, Suzy Men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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