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멘키스의 오뜨 꾸뛰르 리포트: 블랙 앤 화이트로 채색된 디올의 미래
오늘은 디올이 새로운 디자이너를 발표한 디–데이다. 주인공은 발렌티노를 기사회생시킨 디자이너 듀오 중 한 명인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다.
브랜드의 고향인 파리 애비뉴 몽타뉴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선보여진 이번 오뜨 꾸뛰르 쇼에서는 디올에 무엇보다 신선함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절실히 느껴졌다. 오로지 블랙과 화이트 컬러만 사용한 루시에 마이어와 세르즈 후피외는 요즘 슈퍼브랜드들이 왜 깔끔한 패션만으로 성공하지 못하는지를 증명하는 듯했다.
디올 역시 무언가 결핍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셀린 디온을 초대해 LVMH의 아르노 회장과 록스타 조니 할리데이 옆에 앉히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만약에 오뜨 꾸뛰르가 우아한 의상만 보여주는 컬렉션이라면 이 쇼는 아주 좋게 평가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요즘 꾸뛰르는 빅 패션 하우스들이 매년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며 재구성을 해야 하는 무대로 바뀌었다.
마이어와 후피외는 이 이 컬렉션을 무슈 디올의 유산인 ‘바’ 재킷에 맞춰서 디자인하고, 그 피스를 컬렉션의 ‘심장’이라고 표현했다. 블랙 앤 화이트만을 사용한 것도 유명한 실루엣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들의 소재 선택은 이 모노크롬 테마 속에서 더 아름다운 형태들을 만들어냈다. 다른 소재들을 섞어 다양한 질감을 표현해 냄으로 컬렉션은 한 층 더 다양해 보였다.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블랙 톱과 풀 스커트, 가벼운 팬츠들이 많이 등장한 쇼는 흥미로웠다. 웨어러블한 룩들을 감상하며 하품 대신 정말 입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심플한 오프닝 룩은 골드와 페이즐리 무늬로 포인트를 주었고, 금색 장식이 더 복잡해지는 룩들이 나오자 쇼는 빠른 속도로 전개됐다. 디테일들은 섬세했고, 입체적인 꽃 모양은 실감났다. 전체적으로 이 컬렉션은 꾸뛰르 장인들을 위한 오마주였다. 이번 쇼는 확실히 고객들에게 성공적으로 팔릴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디올 하우스를 위해 제일 중요한 것은 신선한 컬렉션들을 디자인해 줄 새 디자이너다.
생각해보면 요즘 디올의 컬렉션들은 그전 디자이너의 그림자 밑에서 존재하는 것 같다. 1년 전 떠난 라프 시몬스는 자신의 미니멀한 테이스트를 무기로 존 갈리아노의 화려한 상상에 맞서 싸워야 했다. 현재의 디올 디자인팀은 모더니즘을 지루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하느라 분투 중이다. 그리고 곧 영입될 새 디자이너는 자신의 디자인들을 분명히(미스터 디올을 포함한) 과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과 비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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