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수명 다한 브래지어의 아찔한 경고

2016.09.07

by VOGUE

    수명 다한 브래지어의 아찔한 경고

    구입한 지 1년이 지난 브래지어는 ‘노브라’나 다름없다. 수명 다한 브래지어의 아찔한 경고.

    초커로 연출한 벨트는 샤넬, 큐빅 반지는 YCH, 메탈 뱅글은 먼데이에디션.

    초커로 연출한 벨트는 샤넬, 큐빅 반지는 YCH, 메탈 뱅글은 먼데이에디션.

    누구든 계절이 바뀌면 옷장 정리에 돌입한다. 하지만 속옷 서랍은? 딱히 필요성을 못 느낄뿐더러 해질 때까지 입고 버리는 게 속옷이다. 사실 내 옷 방에도 명을 다한 브래지어가 꽤 있다. 하와이에서 구입한 메이든폼 브래지어는 한 몸처럼 지낸 지 무려 4년째. 보풀 가득한 끈은 자꾸 흘러내리고 꼭 맞던 컵엔 빈틈이 생겼지만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다. 오래된 친구처럼 편하기에.

    대다수의 란제리 매장 직원은 “속옷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은 겉옷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말한다. 아울러 “교체에 대한 인식 자체가 부족하다”고 덧붙인다. 이 기사를 준비하면서 뷰티 홍보 담당자를 만날 때마다 브래지어 교체 시기에 대해 물었다. 그들의 대답은 평균 1~2년. 하지만 가슴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1년도 길다”고 지적한다. 즐겨 입는 데일리 브래지어가 1년 중 땀을 가장 많이 흘리는 여름을 겪었다면 더더욱! 의식적으로 6개월이 지나면 입고 있는 브래지어의 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가슴 관리의 시작이다. ‘가슴 반장’으로 불리는 일본의 유명 에스테티션 아사이 레이카에게 브래지어 교체 시기를 물었더니 흥미로운 답이 돌아왔다. “새로 사귀기 시작한 남자 친구가 있다고 쳐요. 지금 입은 브래지어를 자신 있게 보여줄 수 있다면 패스. 그렇지 않다면 당장 바꿔 입으세요.”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언더 벨트의 천이 늘어났거나 처졌다면 그 브래지어의 수명은 다한 거다. “컵 모양이나 어깨끈 상태만 보고 교체 여부를 판단하곤 하는데 사실 언더 벨트가 가슴 모양 유지에 제일 중요해요. 처음 샀을 때보다 언더 벨트가 느슨해졌다면 가슴을 받쳐주는 브래지어로서의 역할은 끝이죠.”

    파리의 대중적 란제리 브랜드 에탐의 브랜드 매니저 변다애는 밴드 둘레 길이, 와이어 형태, 원단 이 세 가지 변화를 눈여겨보라고 조언한다. 처음엔 제일 끝 쪽 버클에 끼워도 언더 밴드가 짱짱했는데 점점 안쪽 버클에 끼워도 예전과 같은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즉시 브래지어를 바꿀 타이밍. 밴드가 헐렁해졌다고 어깨끈을 조절해 균형을 맞췄다간 가슴 비대칭과 이로 인한 목, 어깨 통증이 우려되니 주의하길. 원단 광택이나 색상 변질이 눈에 보이는 것도 위험 신호다. 와이어 형태의 변형이나 철심이 조금이라도 튀어나왔다면 재고의 여지가 없는 적신호.

    따져보면 팬티는 매일 세탁하지만 브래지어는 그렇지 않다. 세탁하면 할수록 수명이 짧아지는 건 속옷도 마찬가지. 하지만 어떻게 세탁하느냐에 따라 이야기는 달라진다. 브래지어는 한겨울을 제외하고 1일 1세탁이 바람직하다. 그렇다고 세탁기에 던져버리란 소린 아니다. 브래지어를 처음 산 그대로 오래 유지하는 비법 중 하나가 손세탁. 미지근한 물에 속옷 전용 세제를 풀고 브래지어를 불리는 게 첫 단계. 10분쯤 지나 흐르는 물에 브래지어를 두 번쯤 헹구는데 절대 비비거나 문지르거나 힘을 줘선 안 된다. 마지막으로 그물망에 넣은 브래지어를 세탁기에 넣고 30초간 탈수하면 끝. 손세탁할 여유가 없을 땐? 울 전용 세탁 코스를 추천한다.

    더는 회생 불가능한 케케묵은 브래지어를 정리하다 문득 브래지어 쇼핑 팁이 궁금해졌다. 라펠라 홍보팀 이화영은 와이어와 소재를 1순위로 꼽는다. “한국 여자들은 일반적으로 와이어 속옷을 많이 찾아요. 와이어는 가슴 아래를 받치는 단단한 보정 역할로 실제 착용했을 때 가슴 밑부분을 비롯, 옆 부분까지 불편한 부분이 생겨선 절대 안 됩니다. 혈액순환 문제로 자칫 건강을 해칠 수 있죠. 피부에 밀착하는 속옷 특성상 부드럽고 자극 없는 재질은 두말할 필요 없죠.” 에탐 브랜드 매니저는 가슴 모양을 제대로 이해하고 쇼핑하길 조언한다. “한국인 가슴의 가장 큰 특성은 윗가슴이 크지 않아 브라 착용 시 윗부분이 뜨는 경험을 한 번쯤 했을 겁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추천하는 제품이 푸시업 브래지어예요. 아래 패드가 가슴을 받치고 옆에서 모아 뜨는 부분을 최소화하죠.” 동그란 가슴은 와이어 보정이 없는 얇은 브래지어, 살짝 처진 가슴은 가슴을 받쳐주는 1/2컵 형태의 브래지어, 밋밋한 가슴은 U자 형태의 가슴 윗선을 잡아주는 브래지어가 적절하다.

    우리 여자들의 특권, 가슴을 위하여!

      에디터
      이주현
      포토그래퍼
      KIM BO SUNG
      모델
      황도경
      스타일리스트
      시주희
      헤어
      장혜연
      메이크업
      이자원
      네일
      최지숙(브러쉬라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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