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뉴스: 그녀의 문
파리 최고의 럭셔리 쇼핑 거리 생토노레(St. Honoré)가 에 위치한 100여 평 규모의 맨션. 19세기 초 모나코 왕자의 파리 거주지였던 곳이다. 현재의 여주인 마리 크리스틴의 의뢰로 건축 디자이너 로랑 미노가 2년전 레노베이션을 마쳤다. 건축가의 한국인 아내이자 파트너, 복원 건축 전문가 박나래 씨의 설명과 더불어 상당한 양의 아트, 가구, 조명과 세라믹 들로 장식되어 있을 황홀한 광경을 기대하고 살짝 흥분된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
엘리제 궁과 가까운 위치의 건물로 들어서자 파리에서 보기 드물게 넓은 중정이 나타났다. 정원을 통과해 커다랗고 높은 쪽문이 열리자 생 로랑 생전에 모로칸 튜닉을 걸치고 에스닉한 자카드 쿠션들이 늘어져 있는 티 룸이 등장했다. 이곳에서 환담을 나누었을 귀부인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실내 디자인을 의뢰 받았을 때, 새 집 같지 않고 아주 오래전 부터 살았던 것처럼 편안하고 깊은 정감이 가는 공간으로 연출하고 싶었어요.”
디자이너 로랑의 말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살았던 리빙 공간처럼 문 하나 문 고리 하나 모두 오랜 장인의 손길과 주인의 취향이 배어 있었다. 실제로는 욕실 문, 철제 붙박이 장, 수제 대리석 타일들 모두 고증에 근거해 새로 제작된 것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도 시리아에서 맞춤 주문해 배달된 사방 1 센티미터 크기의 블랙 앤 화이트 대리석 모자이크로 섬세히 마감된 부엌 바닥에선 은은하고 기품있는 고급스러움이 흘렀다. 욕실에 걸린 마티스의 그림 속 색상같은 카프탄, 아름다운 수직 실크 샹퉁 드레이프, 세공되지 않은 투박한 준 보석의 색색이 구슬을 엮은 팬던트등… 여주인 마리는 분명 파리 패션 문화의 전성 시대에 디자이너들의 뮤즈였을 것이 분명하다.
모로코, 시리아, 아프리카, 일본과 중국등에서 공수 된 조각, 도자기, 장식들… 보지 않아도 절로 그려지는 그녀의 우아한 모습을 떠올리며 르코르뷔지에의 책장과 책상, 쟝 푸르베의 테이블이 있는 방, 벽과 조명사이에 걸린 솔라쥐와 스타엘, 지아코멜의 사진등을 천천히 살펴봤다.
하루 종일 감상해도 모자랄 예술품이 즐비한 공간. 반 세기 넘게 수집해 온 물건들로 가득한 이 공간에는 노스탤지어와 다양한 문화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다. 사막과 열대 지대를 헤매며 트렁크를 가득 채워 돌아오는 지성미 넘치는 프렌치 여인이 한 장의 사진 속에서 품위 있게 미소 짓고 있었다.
건축가 로랑 미노의 웹사이트를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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