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먹을 각오로) 고백합니다.
처음 그녀를 보았을 때 전, 그녀가 ‘분장’을 한 줄 알았어요.

코와 입 주위, 겨드랑이와 가슴, 무릎, 발끝과 손끝에 정교한 바디페인팅을 한 게 아닐까 생각했거든요.

암갈색의 피부와 상반된 뽀얗고 말간 피부,
이 두가지 이질적인 분위기가 뒤섞인 모습에 단번에 매료된 거죠.

하지만 홀린 듯이 찾은 그녀의 프로필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을 한동안 지울 수가 없었어요.

이름은 위니 할로우(Winnie Harlow),
‘백색증’이라는 선천적인 피부질환을 지닌 모델.

1994년 7월 27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태어난 샹텔 브라운 영(Chantelle Brown-Young).
그녀는 마이클 잭슨이 앓은 걸로 잘 알려진 백색증을 4세 때부터 갖게 되었죠.
(백색증_Vitiligo: 피부 속의 멜라닌 세포의 파괴로 인해 여러 가지 크기와 형태의 백색 반점이 피부에 생기고 이게 점차 넓어지는 후천적 피부질환)

“젖소, 얼룩말, 괴물”이라는 끔찍한 별명으로 친구들에게 갖은 놀림과 따돌림을 당했던 샹텔은 결국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십대 시절 몇 번이나 자살을 생각하고 실행했을 정도.

하지만 샹텔에게도 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타이라 뱅크스(Tyra Banks)처럼 멋진 모델이 되는 것!
그리고 2014년, 샹텔은 결심하죠. 그녀의 롤 뮤즈인 타이라가 진행하는 미국의 TV 시리즈 <도전 슈퍼모델(America’s Next Top Model)> 21번째 시즌에 ‘위니 할로우’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것!

비록 파이널 매치에서 14위에 그쳤지만 그 뒤 ‘컴백 시리즈’라는 이름의 또다른 경쟁에 참여한 위니는 그 시리즈에서 시청자의 투표를 가장 많이 얻은 모델로 선정, 그녀를 향한 대중적인 관심과 응원을 확인시켜 주었죠.

그녀의 독보적인 아우라는 곧 패션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습니다.
브라질 모델 아드리아나 리마(Adriana Lima)와 함께 패션 브랜드 데시구엘(Desigual)의 뮤즈로 발탁되더니,

디젤과 스와로브스키의 캠페인 모델부터 스프라이트 음료의 광고 모델,
<아이디(i-D)>와 <데이즈드(Dazed)>, <글래머(Glamour)> 등 유수의 매거진 화보 장식,
이탈리아 <보그> 웹사이트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기사를 올리는 등 그 세력을 확장하고 있거든요.

또한, 비욘세의 6집 앨범 <레모네이드(Lemonade)> 뮤직 필름에 등장,
같이 출연한 인물들과 함께 Mtv VMA 시상식에도 참석했죠.

이렇듯 위니 할로우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델이자,

패션위크 프론트로에 초청받는 소셜라이트,

각종 패션 행사 섭외 1순위,

이제는 벨라 하디드 같은 잇 걸들과 친구가 되어 파티를 즐기게 된,
어엿한 차세대 스타일세터로 급부상했다는 말씀!

위니가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 또 다른 이유를 눈치 채셨나요?
그녀의 데일리 패션에서 힌트를 얻으시죠!

의상과 액세서리까지 연분홍으로 깔맞춤한 사랑스러운 스타일,

로맨틱 룩을 선호하는 여성들의 ‘참 교본’이라 할 수 있는 트렌치코트와 레이스 미니원피스의 조합,

그러다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도발적인 레드 슬립 드레스를 걸친다?

와인빛 벨벳과 검정 레이스가 믹스된 드라마틱한 맥시 드레스로 시선을 압도한다?

이제는 대놓고 가터벨트가 노출된 코르셋 차림에 로브 파자마 가운을 걸쳐 입는 ‘리얼 섹시 룩’을 뽐낸다?!

브라톱과 마이크로 미니스커트의 발랄한 옷차림으로 등장하고,

영락없는 틴에이저 소녀의 캐주얼 룩을 시전하고,

티셔츠와 데님 쇼츠에 하얀색 초커를 더해 트렌디한 이미지를 어필하다가,

비슷한 느낌의 티셔츠에 레이스업 디테일의 가죽 미니스커트만 갈아 입고 불금 패션을 연출하는 위니.

화려한 패턴의 아우터를 미니스커트로 연출한 뒤 글래디에이터 샌들로 마무리한 클럽 룩부터

화이트 셔츠에 시가렛 팬츠를 더한 매니시 룩까지,
이렇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카멜레온 같은 여자!

2011년 유투브에 “Vitiligo: A Skin Condition, not a Life Changer”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피부병인 백색증(Vitiligo) 사례를 세상에 알렸던 위니 할로우는 이제 수많은 공식석상과 강연에서 자신의 미모를 당당히 뽐내고 있습니다.

2015년, 포르투갈 <지큐>에서 개최한 ‘올해의 남자(Men of The Year)’ 행사 때 ‘Role Model’을 수상하고,

MTV 유럽 뮤직 어워즈 2016의 사회자로 초청!
급기야 2016년 BBC가 선정한 ‘100명의 여성’ 93위에 랭크되는 쾌거를 낳은 그녀.

“난 흑인과 백인의 장점 모두를 갖고 있을 뿐이에요”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한 후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세상을 위로하는 존재가 된 샹텔 브라운 영.

아름다움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깨트린,
패션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위니 할로우의 2017년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