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트렌드

Ready, Set, Addict!

2017.01.04

Ready, Set, Addict!

전설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아야코의 뷰티 브랜드가 드디어 그랜드 론칭을 선언했다. 7개월간의 소프트 오픈을 통해 전열을 가다듬은 ‘어딕션’. 서울이라는 새로운 레이스의 출발선, 총성은 이미 울렸고 이제 중독될 일만 남았다고 그녀는 자신한다.

전 세계를 무대로 크리에이티브를 펼치고 있는 아야코. 그녀는 서울을 ‘쿨한 도시’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전 세계를 무대로 크리에이티브를 펼치고 있는 아야코. 그녀는 서울을 ‘쿨한 도시’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VOGUE 서울은 처음인가.
AYAKO 두 번째다. 일정보다 일찍 와서 짧은 여행을 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한국 여성들을 관찰하고 싶어서.

VOGUE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어디였나?
AYAKO 분더샵, 무이, 10 꼬르소 꼬모. 그 도시의 취향은 편집숍에 가장 잘 반영되어 있다고 믿기 때문. 둘러보며 서‘ 울만의 인상’을 확실히 느꼈다.

VOGUE 전 세계를 무대로 작업하는 아티스트가 말하는 서울,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AYAKO 도착한 날 눈이 왔다. 호텔에서 내리는 눈을 보며 아침을 먹는데 ‘멋있다’ ‘에너지틱하다’ 같은 단어가 마구 떠올랐다. 실제로 한국 여자들은 쿨한 매력이 있다.

2017년 봄, 어딕션의 테마는 ‘플라워 모자이크’.

2017년 봄, 어딕션의 테마는 ‘플라워 모자이크’.

VOGUE ‘쿨하다’는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 좋다. 군더더기 없는 어딕션과 잘 매치되는 단어기도 하다.
AYAKO 그래서 서울이 아주 좋다. 만약 스타일을 뉴욕과 로스앤젤레스풍으로 구분한다면 서울은 뉴욕에 가깝다. 미니멀하고 심플하지만 동시에 섬세한 룩을 추구한다. 사실 전통 의상과 색색의 음식 등 기존에 내가 서울에 대해 갖고 있는 인상은 매우 컬러풀했다. 하지만 최근 본 한국 사람들은 세련된 모노톤이다.

VOGUE 당신이 크리에이션한 컬러로 한국을 비유해보는 건 어떨까? 어딕션 ‘더 아이섀도’ 중 어떤 것이 서울의 색인가?
AYAKO 스파클링 그레이, 41번 컬러다. 내게 서울은 아직 신비로우니까. 직시하는 한국 여자들의 눈을 마주하다 보면 ‘아, 미스터리 블랙’이구나 싶다. 한국 여자인 당신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이것이 바로 섞어도 탁해지지 않는다는 미스터리한 ‘더 아이섀도’. 같은 패턴이 하나도 없어 골라 사는 맛이 있다.

이것이 바로 섞어도 탁해지지 않는다는 미스터리한 ‘더 아이섀도’. 같은 패턴이 하나도 없어 골라 사는 맛이 있다.

VOGUE 실제 사용하면서 확실히 느꼈다. ‘이 브랜드는 동양인 여성이, 동양인에게 어울리는 색감, 질감 등을 제대로 이해하며 만들었구나’라고.
AYAKO 제대로 짚었다. 예를 들어 어딕션의 레드에는 블루 피그먼트가 들어 있지 않다. 블루를 베이스로 하는 레드는 창백한 서양인들에게 혈색을 부여하는 역할을 하지만, 노란 톤이 도는 동양인의 피부 컬러에는 맞지 않으니까.

VOGUE 한국 여성들과 처음 대면해야 하는 시즌이다. 이번 스프링 컬렉션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AYAKO 디자이너나 예술가처럼 새로운 것을 계속 창조해야 하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크리에이티브 투쟁법’이 있다. 나의 경우는 여행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 지역의 음식, 색감, 거리의 풍경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이번엔 북유럽이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스웨덴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

20세기를 대표하는 스웨덴의 추상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

VOGUE 북유럽을 여행한 건가?
AYAKO 시작은 런던이었다. 한 미술관에서 힐마 아프 클린트의 1907년 작품을 보고 만 거다. 사람 키를 훌쩍 넘기는, 엄청나게 큰 캔버스에 그려진 꽃 그림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내가 정말 좋아한 60~70년대가 느껴졌고, 그 풍부한 색채는 시간을 넘어 새삼 자극적이기까지 했다.

VOGUE 1900년대에 살았던 스웨덴의 여류 화가, 긴 드레스를 입고 거대한 꽃 그림을 그리던 예술가와 2017년의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만나다니! 시공을 초월한 콜라보레이션에 전율이 흐른다. 만날 수 없는 당신과 그녀, 어떻게 협업할 수 있었나?
AYAKO 그녀의 그림을 보기 위해 런던, 스톡홀름 여행을 거듭하는 동시에 힐마 아프 클린트 재단과 만남을 가졌다. 그리고 마침내 두 점의 그림을 콤팩트에 담을 수 있었다. 세로 3m, 가로 2m의 거대한 그림이 어딕트의 패키지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힐마 아프 클린트의 3m, 가로 2m 크기 대작이 리미티드 팔레트 패키지에 그대로 구현됐다.

힐마 아프 클린트의 3m, 가로 2m 크기 대작이 리미티드 팔레트 패키지에 그대로 구현됐다.

VOGUE 세 가지 컬러가 믹스된 이 아이섀도 말인가?
AYAKO 그렇다. 구글 어스로 지상을 내려다본 것처럼 신비롭지 않나? 이 플로럴 모자이크 제조법은 기술적으로 전무후무하다. 각각의 색을 뭉쳐 과립 형태로 만든 후 투명한 코팅제를 뿌린 뒤 또 다른 둥근 과립으로 만드는데, 이걸 피부에 펴 바르면 입자가 부서지며 색이 예쁘게 퍼진다. 여러 컬러가 한꺼번에 공존하되, 믹스해도 색이 섞이지 않는 아주 재미있는 기술이다.

VOGUE 섞어도 탁해지지 않으며, 색이 섞이지 않고 공존한다? 조르주쇠라의 점묘법을 보는 듯하다. 노란 점과 파란 점이 모여, 멀리서 보면 초록으로 보이는! 같은 논리라면 색을 섞어도 채도가 떨어지지 않겠는걸.
AYAKO 맞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 플로럴 모자이크 아이섀도는 같은 컬러라도 섞인 모양새가 모두 다르다. 하나하나가 리미티드 에디션인 셈!

    에디터
    백지수
    포토그래퍼
    LEE HYUN SEOK,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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