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Hallo, 알토나!

2023.02.20

Hallo, 알토나!

북독일의 대도시 함부르크를 아는 사람도 ‘알토나(ALTONA)’는 생소할지 모른다. 함부르크 서쪽, 엘베 강을 끼고 형성된 사랑스럽고 활기 넘치는 동네 알토나로 당장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

알토나는 수세기 전 작은 어촌마을로 시작해 20세기 초 함부르크로 합병된 지역이다. 항구와 맞닿아 다양한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가 어우러져 알토나만의 혼성적인 무드를 만들어왔다. 매력적인 어시장과 전위적인 클럽, 오래된 창고건물들, 다양한 나라의 음식이 그득할 뿐만 아니라 특유의 아기자기함과 생동감으로 최근 젊은이들에게 더욱 인기 있는 동네가 되었다.

알토나에서는 관광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한 로컬 바이브가 도심 곳곳에 흘러 넘친다. 북독일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장식적인 벽돌 건물은 알토나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알토나에서는 관광객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한 로컬 바이브가 도심 곳곳에 흘러 넘친다. 북독일 특유의 단단하면서도 장식적인 벽돌 건물은 알토나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다.

골목 곳곳에 알토나의 무드와 어울리는 숍들이 숨어 있다. 프랑스 브랜드 SESSUN의 페미닌한 옷들과 액세서리, VEJA의 스니커즈 같은 패션 아이템들로 가득한 편집숍 L’EPHEMERE.

골목 곳곳에 알토나의 무드와 어울리는 숍들이 숨어 있다. 프랑스 브랜드 SESSUN의 페미닌한 옷들과 액세서리, VEJA의 스니커즈 같은 패션 아이템들로 가득한 편집숍 L’EPHEMERE.

달콤한 팬케이크와 에그 베네딕트로 유명한 RAIN CAFEATERY. 뮤즐리를 베이스로 한 브렉퍼스트 메뉴도 알차다. 바와 실내 곳곳에 조명을 강조한 과감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

달콤한 팬케이크와 에그 베네딕트로 유명한 RAIN CAFEATERY. 뮤즐리를 베이스로 한 브렉퍼스트 메뉴도 알차다. 바와 실내 곳곳에 조명을 강조한 과감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곳.

조용한 골목을 거닐다 발견한 숍 BORBOLETTA. 스카프와 샌들, 작은 액자와 화병, 팔찌와 목걸이를천천히 구경하다 보면 떠날 시간을 잊게 된다. 게다가 램프와 장식장, 의자와 수납함까지 모두 독일 빈티지 가구로 꾸며 놓아 예쁜 걸 좋아하는 그녀들에게 팬시함의 천국이 될 듯.

안나라는 이름의 아줌마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비스트로 ANNA. 주로 동네 단골들이 들르는 식당이 그렇듯 몇몇의 손님들과 정겹게 허그를 나누며 긴 수다를 시작한다. 맛도 좋고 친절한데 가격까지 저렴하다. 볼로네제와 하우스와인을 마셔도 10유로가 채 안 나온다.

안나라는 이름의 아줌마가 운영하는 이탈리안 비스트로 ANNA. 주로 동네 단골들이 들르는 식당이 그렇듯 몇몇의 손님들과 정겹게 허그를 나누며 긴 수다를 시작한다. 맛도 좋고 친절한데 가격까지 저렴하다. 볼로네제와 하우스와인을 마셔도 10유로가 채 안 나온다.

저녁이 흐뭇했다면 아침도 만족스러워야 할 것.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모여들던 MIKKELS 라면 만족을 넘어 기쁨이 된다. 홈메이드 잼과 신선한 버터와 치즈, 말캉한 독일식 빵이 담긴 이 접시가 스몰 디쉬 메뉴다. 테이블마다 놓인 꽃과 아늑한 조명, 그리고 옆 테이블에 놓인 함부르크의 아침 신문까지… 좋은 무드는 맛을 더욱 돋운다.

알토나의 에어비앤비

알토나에 머무는 동안 오래된 플랫에 위치한 에어비앤비에 묵었다. 피아노와 멜로디온, 아코디언과 여기저기 널린 악보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여주인의 취향을 정겹게 전해준다. 집주인 Birgid 는 이곳에서 25년을 살았다고 한다.

알토나에 머무는 동안 오래된 플랫에 위치한 에어비앤비에 묵었다. 피아노와 멜로디온, 아코디언과 여기저기 널린 악보들이 음악을 사랑하는 여주인의 취향을 정겹게 전해준다. 집주인 Birgid 는 이곳에서 25년을 살았다고 한다.

내가 묵었던 방엔 새하얀 린넨 시트로 덮인 작은 싱글 침대와 오래된 하프시코드 한대가 놓여있었다. 여기저기 꽂혀 있는 빛 바랜 책들과 주인의 재봉틀, 삐걱거리는 문소리까지 더해져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간 기분이었다.

내가 묵었던 방엔 새하얀 린넨 시트로 덮인 작은 싱글 침대와 오래된 하프시코드 한대가 놓여있었다. 여기저기 꽂혀 있는 빛 바랜 책들과 주인의 재봉틀, 삐걱거리는 문소리까지 더해져 수십 년 전으로 거슬러 간 기분이었다.

미니멀은 아니지만 따스함이 감도는 주방. 발코니 등나무 의자 위에 집주인의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

미니멀은 아니지만 따스함이 감도는 주방. 발코니 등나무 의자 위에 집주인의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

꽃과 의자의 컬러가 화사하게 어울리는 거실의 탁자. 주인과 함께 쓰는 집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늦은 아침 몇 마디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하는 여행길은 더욱 특별하다. Birgid 의 집에서 가장 큰 기쁨을 준 공간이었다.

꽃과 의자의 컬러가 화사하게 어울리는 거실의 탁자. 주인과 함께 쓰는 집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늦은 아침 몇 마디 인사를 나누며 하루를 시작하는 여행길은 더욱 특별하다. Birgid 의 집에서 가장 큰 기쁨을 준 공간이었다.

피아노보다 묵직한 소리를 내는 하프시코드의 건반을 슬며시 눌러보기도 했다. 침대 곁의 귀여운 램프, 책장을 타고 내려오던 초록의 잎들… 주인의 손길과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피아노보다 묵직한 소리를 내는 하프시코드의 건반을 슬며시 눌러보기도 했다. 침대 곁의 귀여운 램프, 책장을 타고 내려오던 초록의 잎들… 주인의 손길과 마음을 느낄 수 있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비가 내리던 오전 내내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보다 친밀하고 느긋하게 공간을 만끽하는 시간은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묘미다.

비가 내리던 오전 내내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보다 친밀하고 느긋하게 공간을 만끽하는 시간은 호텔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묘미다.
Birgid’s Creative Room in Hamburg-Alt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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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사진
    컬럼니스트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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