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lector’s Life – ② Clifford Einstein
호르헤 페레즈와 클리포드 아인스타인, 두 명의 세계적인 컬렉터가 〈보그〉를 컨템퍼러리 아트의 보고라 할 만한 자신들의 집으로 초대했다. 이들의 이야기는 집이나 예술품을 넘어 삶으로 이어지며 예술이 더 나은 세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에 대한 전설적 사례를 추가한다. – ② Clifford Einstein
클리프와 맨디의 질서 정연한 우주
LA 중에서도 캘리포니아다운 안락하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동네 브렌우드에 위치한 클리포드 아인스타인(Clifford Einstein, 이하 클리프)의 집에서 우리는 3시간째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건 매튜 바니의 작품입니다. 본인이 각본과 연출을 맡고 배우로 등장하는 영상 작품 ‘크리마스터 3’를 만든 후 영상에 등장한 오브젝트를 꺼내어 케이스 안에 넣음으로써 조각이 탄생했지요. 영상은 마치 요셉 보이스의 꿈처럼 펼쳐집니다. 요셉 보이스가 현실을 통해 모험했다면, 바니는 꿈으로 모험했죠. 옆을 볼까요? 티에스터 게이츠의 작품입니다. 시카고 폭동 때 사용된 소방 호스를 작품으로 만들었죠. 그는 미니멀하면서도 사회 비판적인, 매우 흥미로운 예술가예요.” 클리프의 아내 맨디는 거품의 밀도가 매우 정확할 뿐 아니라 기막히게 맛있는 카푸치노 혹은 와인과 치즈를 권하며 작품을 집으로 들였을 때 얼마나 설렜는지 등의 부연 설명을 잊지 않았다. LA에 오기 전, 이들 부부가 배우 토비 맥과이어 부부와 함께 ‘10 Los Angeles Art Power Couples You Need to Know’로 거론된 아트넷 뉴스를 볼 때만 해도 예상하지 못한 시간이었다.
포토 리얼리즘의 대가 로버트 베커가 샌프란시스코 거리를 그린 그림을 지나 에드 루샤의 작품이 장식된 바 앞에 섰다. 최근 발견한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클리프는 바 옆에 걸린 작은 작품을 가리키며 말했다. “필립 말로우가 등장하는 누아르를 연상시키는, 탈라 마다니(Tala Madani)의 작고 어두우면서도 신비한 그림을 보았어요. 꽤 오랫동안 깊이있는 공부를 요하는 작품이었죠.” 탁월한 스토리텔러인 이들은 25개국에서 온 약 110여 작품을 하나하나 짚어갔다. 모든 작품의 미술적 가치부터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까지, 마치 소중한 가족을 소개하듯 사려 깊은 말투로. 이는 클리프의 비상한 기억력이 아니라 이들이 예술을 대하는 고유한 태도와 철학에 대한 이야기다.
두 사람은 LA 미술계의 중심에 있다. 클리프는 20년 전 MOCA 이사회에 가입했고 2006년에는 의장위원으로 임명되었으며 지금은 명예의장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맨디 역시 MOCA의 구입위원회 회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지금도 클리프는 이사로 일하는 오티스예술디자인대학의 분교를 서울에 설립하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경력은 이들이 LA의 미술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에 대한 기초 단계의 설명이다. 차라리 예술이 이들 부부의 삶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듣는 것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1층 거실 옆의 작은 방에 들어가니 평범해 보이는 나무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채로 상판의 특정 부분을 두드렸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맑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영상,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인간계의 소리에 대한 고찰을 화두로 던지던 더그 에이큰의 작품. 딩딩동동 소리에 맞춰서 스웨덴 출신의 마마 앤더슨이 그린 그림, LA 출신의 젊은 예술가 에반 홀로웨이의 조각 그리고 50년대 한스 호프만의 작품이 금세 생동감을 얻었다. 한 공간에 있는 작품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서로의 존재를 돋보이게 하는 풍경을 보는 건 미술관에서도 쉽지만은 않은 경험. 클리프의 말처럼 “이들(작품)은 생명체와도 같”기에 더욱 그렇다.
결혼 생활 54년 중 53년 동안 LA에 살았다는 이들은 그중 이 집에서만 45년을 살았다. 이 집을 지을 당시엔 형편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 (클리프는 아티스트의 작업물을 전하는 광고 에이전시의 메일 보이로 처음 광고 일을 시작했고, 수십 년 후 광고 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잘 디자인해 오래 유지될 집을 짓고 싶었던 젊은 클리프와 맨디는 오래 알고 지낸 뉴욕의 건축가 론 골드만에게 건축 디자인을 맡겼다. 건축가는 이들을 위해 바우하우스의 철학과 스타일을 빌렸다. 실용성의 미감이 극대화된 이 집은 그 오랜 세월 동안 컬렉션을 잘 품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점진적으로 진화했다. 그래서인지, 2층 거실에 놓인 르 코르뷔지에의 가구는 전혀 과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신화란 신화는 죄다 깨진 요즘, 유일하게 신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영역이 바로 미술계다. 그중 컬렉터의 영역에는 예술, 경제, 사회, 인류학적 시각이 모두 깃들어 있다. 그래서 어쩌면 균형 감각은 좋은 컬렉터의 중요한 덕목일지도 모르겠다.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가치를 잘 알고 있는 이들의 집은 고도로 정제된 미감의 정수다. 겸손하고 신중하게 배치한 작품은 각자의 자리에서 꿈을 꾸며 질서 정연한 우주를 형성한다. 백남준과 하종현, 양혜규의 작품이 한쪽 면을, 텍스트 아티스트인 로렌스 와이너의 글귀와 가장 오래된 ‘미국 예술’이라는 토기가 다른 면을 메운 방처럼. 클리프와 맨디는 사유와 직관, 연륜과 경험으로 고유한 컬렉팅 룰을 만들고 이를 삶의 질서로 가져온다. 동행한 국제갤러리 관계자는 강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로 유명한 에드워드 키엔홀츠(Edward Kienholz)의 작품을 거실에 들여놓은 컬렉터는 처음 본다며 감격스러워했다. “나, 가고시안에서 쇼핑했어!”라며 행복해하는 부자들은 이해하지 못할 질서다.
일몰이 가까워지자 클리프가 서둘러 우리를 정원의 사각형 박스로 데리고 나왔고, 맨디는 두툼한 담요를 챙겼다. 제임스 터렐의 ‘스카이스페이스’에 입성할 시간. “이건 터렐이 처음으로 선보인 프라이빗한 작품이에요. 1989년에 이 오리지널 피스를 만든 후, 전 세계에 이런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정말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왔다 갔지요.” 머리 위를 올려다보니 구름 낀 그레이 컬러의 하늘은 미묘하게 변화했고, 터렐의 하늘에서 일어나는 일은 매분 매초 예술이 되었다.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를 바꾸는 예술가의 존재와 취향과 심미안을 넘어 누군가의 인생이 된 작품이 겹쳐지는 순간이었다.
실로 놀라운 공간이다. 각기 다른 배경과 사연을 가진 작품들을 연결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40년 전에 우리는 뉴욕에서 온 매우 재능 있는 딜러를 알게 되었다. 그가 말했다. “당신이 무언가 좋은 것이라는 걸 알고 싶다면, 매우 좋은 걸 선택해서 그 옆에 두라. 만약 그것이 그 옆에서 살 수 있다면, 공존할 수 있다면 그건 간직해야 하는 작품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가게 둬라.” 우리는 이 공간에 들여놓을 작품을 매우 심사숙고해 고르는 편인데, 그 기준이 바로 입구 옆에 걸린 애드 라인하르트(Ad Reinhardt)의 작품이다. 이 작품이 가진 동시대적 클래식 때문이다. 애드 라인하르트와 함께 걸릴 수 있다면 우리의 컬렉션 심사를 통과한 것이다.(웃음)
그렇게 모은 예술 작품에 온통 둘러싸인 삶이 어떨지 도저히 상상이 안 갔는데, 터렐의 ‘스카이스페이스’에서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설명해줄 수 있나?
누군가를 만나러 가거나, 일을 하러 나가거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집을 나서는 길에 그림 앞을 지나치게 된다. 그러면 방금 내가 본 그 작품처럼 나 역시 일을 완벽하게 하고 싶어진다. 우리의 컬렉션은 우리를 교육시키고, 도전하게 하며, 일상을 밝힌다. 우리는 아티스트들이 창조의 과정에서 마주친 모든 고민과 결정에 매혹된다. 그 작품을 어디에 배치할지 며칠을 함께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이유도 그거다.
작품을 배치할 때마다 적용시키는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었나?
컬렉터는 예술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룰을 만들어야 한다. 여긴 극장이고, 나는 프로듀서, 그리고 작품이 바로 배우인 셈이다. 하나의 이야기가 한 페이지에 담기듯, 작품을 최적의 공간에 배치함으로써 컬렉션이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한다. 작품을 설치할 때보다 더 자랑스럽고 행복할 때는 없는 것 같다. 새로 설치한 작품이 주변 환경이나 다른 작품과 잘 어우러질 땐 내가 작가가 된 기분이 든다.
맨 처음 구입한 작품을 기억하나?
당연히! 존 레지스터(John Register)의 회화 작품이었는데, 큰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는 방 안에 의자 네 개가 놓인 그림이었다. 그 빈 의자들은 동시에 죽을 때까지 이 의자들을 사용했던 노인들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었다. 드라마틱한 볼프강 틸만스의 작품으로 교체되기까지 작품은 30여 년 동안 중요한 공간에 걸려있었고, 다시 제자리를 찾길 기다리고 있다.
세계 여행을 하며 작품을 탐색한다고 들었다. 작품을 컬렉팅할 때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것 한 가지만 꼽는다면?
처음엔 우리 삶을 충족시킬 만한 무언가 다른 것, 강점, 중요성, 이목을 끌 만한 힘 등을 갖춘 작품을 찾았다. 컬렉션이 늘어나면서 우리는 기존 컬렉션을 풍요롭게 할 만한 것을 찾기 시작했다. 신선하면서도 이전 작품과 달라야 했다. 그리고 오래전부터 우리는 즉시 전시할 만한 작품은 소장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무언가가 당신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왜’라고 물어야 한다. 제품이나 광고를 만들 때도 모두가 좋아하는 건 오히려 의심해봐야 한다. 쉬운 걸 사지 마라. 그건 이미 당신의 세계를 어느 정도 구축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당신을 흔드는 걸 사라. 익숙함은 익숙함을 뛰어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잘 모르겠다’ ‘이건 다르다’라고 하는 것이 흥미롭다. ‘이게 왜 예술이야?’라고 묻는, 그래서 ‘봐야한다’고 독려하는 작품 말이다.
피카소처럼 모든 분야에서 뛰어난 작가는 드물다. 그러다면 아티스트의 작품 중 어떤 작품부터 눈여겨 보는가?
우리는 아티스트를 대변하진 않아도 그 아티스트의 정신과 철학의 중심에 있는 작품을 선택한다.
컬렉팅이라는 행위는 어떤 작가를 지지하는 일이며, 더 나아가 예술을 후원하는 일이기도 하다. 당신들이 선택한 이 작가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
우린 언제나 지금 이 시점의 움직임을 주목한다. 하지만 아직 자신의 고유한 핵심 역량을 찾지 못했거나 브랜드를 구축하지 않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하는 것이, 그들을 지지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오히려 널리 소장되지 않았더라도 우리 스스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작가들을 발굴하는 일에 힘써왔을 뿐이다. 이를테면 하종현과 양혜규 혹은 리사 유스케이바게, R.H. 쿠에이트만, 케리 제임스 마샬, 에드워드 키엔홀츠, 로렌스 와이너 같은 작가들이다.
작가들과의 개인적인 관계가 컬렉터에게 중요한가?
드라마틱하면서도 예술 작품을 제압하지 않는 자유로운 갤러리 분위기인 2층 거실의 테이블 자리를 좋아한다. 백남준부터 스털링 루비, 키키 스미스, 크리스 버든, 하종현, 왕게치 무투…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예술가와 저녁을 먹은 곳이다. 하지만 우린 작품을 보기 전까지 작가를 만나지 않는다. 수년간의 경험을 통해 습득한 원칙이다. 작품과 작가를 동일시할 수는 없다. 먼저 작품이 마음에 들어야 작가를 찾아 나선다. 가끔은 작품은 마음에 들지만 작가는 별로이거나 반대 경우도 있지만 진정한 관계는 작품에서 시작한다.
절대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
“꼭 잡아야 한다” “잘나가는 소속 작가니까” “대박 날 작가” “미술관에 소장할 계획이 있어야만 살 수 있다” “미술관을 위해 구입하는 김에 너 자신을 위해서도 사두어라”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두 사람의 의견 충돌이 만들어낸 에피소드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
30여 년 전인가, 맨디가 한 로컬 갤러리에 걸린 로버트 라우션버그의 ‘Hoarfrost’를 보고 맘에 든다고, 컬렉션으로 고려하자고 한 적이 있었다. 나는 지저분하고 구식으로 보이는 것이 썩 맘에 들진 않았던 반면, 맨디는 그래서 더 클래시컬하고 세련되어 보인다고 했다. 몇 달을 두고 보다 결국 마음이 바뀌어 구입했는데, 그 작품이 우리 컬렉션의 대표작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우리는 이스라엘 뮤지엄에 그 작품을 기증했다. 대부분의 경우 맨디가 옳다.(웃음)
시간이 지나면서 컬렉팅의 기준은 어떻게 바뀌고 있나?
처음 시작했을 땐 조금 인위적이었다. 어떤 노선을 추구한다고 해도 보통 발견하는 작품이 우리가 어디로 갈지를 결정한다. 컬렉팅을 시작한 초기에 에드워드 키엔홀츠가 우리 집에 찾아와 어떤 작품을 수집하는지 물어보았다. 그런데 우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렇게 말하는 거다. “아닙니다, 아마 몇 년간은 당신들도 모를 거예요.” 이제야 우리는 우리 컬렉션에 맞는 작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 스스로의 연륜과 경험을 믿고 최선의 노선을 찾은 덕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술을 포함한 문화 예술계가 급변하고 있다. 그런 변화가 컬렉팅에 미치는 영향이 있을까?
모든 컨템퍼러리 아트에는 유행이 있다. 사소해 보였던 것이 어느 날 가치 있는 것이 되기도 한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예술을 보는 방법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작가와 컬렉터들은 이것에 반응해야만 한다. 휴대폰 화면 사이즈에 잘 맞는 작품이 더 좋게 보이고, 대조가 강한 이미지가 단순한 구성보다 더 나아 보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작품 대부분을 실제로 보지 않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원단 샘플만 보고 의류를 구매하지 않는 것처럼, JPGE 파일만 보고 작품을 사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상이 변하고 있고, 우리 또한 추세에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근 하종현 작가의 작품을 구입했다고 들었다. 한국 미술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나?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 한국 미술, 그중에서도 단색화는 몇 년 사이에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으며 그 가치를 스스로 증명했다. 나 역시 블럼앤포를 드나들다가 하종현의 작품을 소개받았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조용하면서도 강렬하며, 단색임에도 다양한 색으로 가득 차 있는, 그 우아함과 종교적 숭고미에 감동받았다. 단색화를 소장하는 것이 특별하고 품위 있는 일로 여겨지고 있다. 행복을 모두가 원하는 것을 소유할 때 느끼는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면 전적으로 컬렉터를 위한 것인 것 같다.
훌륭한 컬렉팅과 큐레이팅을 일반인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계획은 없나?
지난 35년간 매해 수백 명의 방문객들이 우리 집에 왔다. 미술 기관을 통한 투어 그룹도, 개인적으로 연락해온 컬렉터도 있었는데, 그들만 진지하다면 누구든, 언제든 환영이다. 우리는 상업 갤러리나 공공 미술관과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 그것이 미술 작품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항상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방문객들에게 개인적으로 응대할 수 있는 기회마저 앗아갈 테니까. 우리의 역사가 묻어 있는 이 특별한 공간에서 더욱 친근하고, 편하게 개인적인 시간을 즐기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맞다, 게다가 이렇게 맛있는 카푸치노와 함께!(웃음) 마지막으로, 현시대에 컬렉터가 존재해야 하는 까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컬렉션을 한 덕분에 전혀 인연이 없었을 곳곳의 사람들과 만났고 그들과의 대화로 우리 인생이 풍요로워졌다. 그런 면에서 예술은 영감을 품은 이야기이며, 이를 넘어선 삶이다. 세상엔 많은 종류의 컬렉터가 있다. 어떤 이는 작품을 핸드폰 혹은 창고에만 넣어만 둘 것이고, 또 어떤 이는 2년 후 판매해 큰 돈을 벌 것이며, 아티스트를 후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나누고 싶다. 우리가 본 것을 우리가 스스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지금 우리가 가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읽는다면 우리는 진정한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에디터
- 윤혜정
- 포토그래퍼
- LEE JAE 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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