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달 제너 ‘펩시’ 광고 비난 끝에 삭제
켄달 제너가 모델로 등장한 펩시 광고가 공개 몇 시간만에 삭제됐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 광고가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냐고요? 로이터가 공개했던 아래 사진을 보시죠. 2016년 7월에 있었던 일입니다. 드레스를 입은 한 흑인 여성이 아무런 저항 없이 서 있고, 시위 진압 경찰들에게 체포되는 장면.
체포된 여성은 레시아 에반스 (Leshia Evans). 그녀는 흑인 남성 ‘알턴 스털링’의 억울한 죽음을 위해 비무장 상태로 평화 시위에 나선 것이었습니다. 2016년 7월 5일, 흑인 남성 알턴 스털링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 배턴루지의 한 편의점 앞에서 (점주의 허가를 받고) CD를 팔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집니다. 목격자가 현장을 찍어 올린 상황을 보면 백인 경찰관 2명이 나타나 스털링을 험하게 제압했고, 근처에서 누군가 그에게 총이 있다고 외치자 경찰들은 곧바로 총을 꺼내 그의 가슴에 방아쇠를 당겨 버렸습니다.
자, 다시 펩시 광고로 되돌아가볼까요? 안타까운 죽음과 관련된 인권 운동을 광고 소재로 사용한 것도 조심스러운데, BLM(Black Lives Matter) 운동과 달리 켄달이 참여한 시위대는 거의 백인입니다. BLM 시위의 히로인으로 기억된 레시아와 달리, 켄달 제너는 화려한 셀러브리티로 등장하죠. 게다가 흑인 스태프에게 가발을 벗어 던지는 장면까지 포착되네요. 켄달이 합류한 시위가 ‘펩시’ 한 캔으로 끝나는 것도 꽤 우습고 기이합니다. 광고가 공개된 즉시 여론의 ‘무지하다’는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지사. 공개적인 망신을 사게 됐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의 딸, 버니스 킹도 트위터로 유감을 표했습니다.
If only Daddy would have known about the power of #Pepsi. pic.twitter.com/FA6JPrY72V
— Be A King (@BerniceKing) 2017년 4월 5일
— Pepsi™ (@pepsi) 2017년 4월 5일
당초 우리의 기획은 화합과 평화, 서로 간의 이해와 소통을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확실히 우리는 논지를 벗어났음을 인정하고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전합니다. 심각한 이슈를 가볍게 만들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 광고를 삭제할 것이며, 모델 켄달 제너를 이런 상황에 처하게 한 것 또한 사과드립니다.
최근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이 거리에 나와 여성 인권, 인종 차별 운동 세레모니에 참여하면서 ‘평화 시위’가 많은 사람들의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평화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타들 덕분에 대중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죠. 분명 평화 시위는 ‘핫 이슈’입니다. 하지만 인종 차별로 억울한 죽음에 처한 사건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펩시와 모델로서 경각심을 갖지 못했던 켄달 제너에겐 대중들은 깊은 실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사건입니다.
- 에디터
- 홍국화
- 사진
- Courtesy Photos and videos, Splash News, Getty Images/Imaz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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