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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케르크>를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2023.02.20

by VOGUE

    <덩케르크>를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이다. 이 한 문장만으로 가슴 뛰는 영화팬이 있을 줄로 안다. 지금 당장 극장에 가셔도 무방하지만, 그 전에 영화에 관해 몇 가지 알고 가는 것도 더 의미 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덩케르크>를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는 다섯 가지 팁을 공개한다.

    1 덩케르크란?

    덩케르크(Dunkirk)는 프랑스 대륙과 도버 해협이 맞닿은 지역이다. 이곳을 통해 바다를 건너면 영국으로 갈 수 있다. 이곳이 유명한 건 2차 세계대전 중 1940년 5월 26일부터 6월 4일까지 벌어진 탈출 작전 때문이다. 당시 영국군을 포함한 연합군 40만 명이 고립된 처지였다. 유일한 탈출 방법은 해안으로 이동해 배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가는 것. 하지만 사방이 뻥 뚫린 지형은 독일군이 육해공을 망라해 총공격을 감행할 시, 전멸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2 최초의 실화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은 그동안 <다크나이트>의 슈퍼히어로물, <인셉션>의 SF, <인터스텔라>의 우주 배경 영화 등 허구에 바탕을 둔 영화로 일관했다.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 최초의 실화 영화다. 놀란은 말한다. “덩케르크 탈출 작전은 인간 역사상 생존에 대한 대단한 사건 중 하나다. 그것이 현실이다. 역사에 대한 관객의 절대 존중을 바라며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가 주는 강렬함과 오락적인 부분도 함께 느끼기를 바란다.” 그의 말처럼 40만의 연합군 중 338,226명이 불리한 조건에도 탈출에 성공하여 덩케르크 작전은 ‘2차 세계대전 최고의 전환점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는다.

    3 공포의 스펙터클

    놀란 감독의 ‘IMAX 사랑’은 유명하다. <다크 나이트>로 IMAX 카메라를 사용한 첫 상업영화 감독이 된 이래 계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었다. 65mm와 IMAX 카메라로 촬영한 <덩케르크>를 보고 있으면 사건 현장을 지근거리에서 목격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눈앞에서 포탄이 터지고, 침몰하는 함선의 무게감이 피부로 전달되고, 머리 위의 전투기 소음이 그대로 귀로 와 박히는 등 차원이 다른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이는 디지털 효과나 CGI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놀란의 철학에 기초한 것이다. 더불어, 전쟁 이미지를 단순 볼거리로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극중 연합군이 느끼는 현장의 공포감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감독의 의도이다.

    4 늘었다, 줄었다 화면비

    이 영화의 화면비는 기본적으로 2.35:1이지만,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에 따라 심하게 변화한다. 영국군 몇 명이 덩케르크에서 포위되었다는 독일군의 전단 비를 맞으며 거리를 걷는 오프닝은 1:1 화면비로 시작하지만, 이어 해변으로 이동하자 2.20:1로 늘어나는 식이다. 이렇게 <덩케르크>는 1:1, 1.43:1, 1.78:1, 1.90:1, 2.20:1, 2.35:1 모두 6개의 화면비가 활용되었다. 극 중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 맞춰 변화하는 화면비를 온전하게 감상하고 싶은 이들이라면 IMAX 관에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5 한 시간, 하루, 일주일

    <덩케르크>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연합군이 독일군의 공격을 피해 덩케르크에서 탈출하는 이야기다. 놀란은 한 줄 요약 가능한 이야기의 레이어를 3개로 다층화했다. 해변에서 ‘일주일’간 고립된 군인들, 이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영국에서 ‘하루’ 걸려 도버 해협을 건너오는 민간인의 배, 적의 전투기를 공격해 탈출을 돕는 영국 공군의 ‘한 시간’을 교차해 ‘탈출’이라는 단어 하나로는 온전한 묘사가 불가능한 작전을 효과적으로 설명한다. 구조를 기다리는 군인들에게 일주일은 얼마나 길었을 것이며, 한시라도 급하게 젊은이들을 조국으로 데려오려 요트로 항해에 나선 이의 하루는 얼마나 촉박했을 것이며, 이들을 공중에서 엄호하는 공군의 한 시간은 얼마나 긴박했을까. 대가는 단일 사건에서도 많은 사연을 발견하고 끄집어내 입체감을 부여한다. <덩케르크>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최고작 중 하나로 손색이 없다.

      허남웅(영화평론가)
      에디터
      윤혜정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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