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의 바닥이 다 드러날 때까지 사용해본 적이 있나요?

아니면 절반도 채 쓰지 않은, 혹은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립스틱과 섀도가 화장대 여기저기 쌓여 있나요?

최근 거의 다 쓴, 혹은 다 써서 바닥을 드러낸 화장품의 적나라한 민낯 사진이 SNS에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자체 필터링한 듯 예쁘고 스타일리시한 사진만 올라오던 SNS에 이게 무슨 일일까요?

#ProjectPan

바로 상습적으로 화장품을 구매하는 습관을 막기 위한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 팬(#ProjectPan)의 인증샷입니다. 파우더, 아이섀도와 같은 제품의 바닥 용기를 팬(Pan)이라 부르는데, 이 팬이 드러날 때까지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을 힛팬(Hit Pan)이라고 해요. 이처럼 오래 써서 팬이 보이는 화장품을 촬영하여 프로젝트 팬, 팬 프로젝트, 힛팬 프로젝트 등 다양한 연관 해시태그와 함께 올리는 거죠.

이미 9만 개 이상의 인스타그램 인증샷이 올라올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동참 중인 프로젝트 팬. 프로젝트 완주를 위해 지켜야 하는 룰이 두 가지 있는데요,

1. 자주 애용하는 화장품을 선택하여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사용하고,
2. 프로젝트 팬 기간 동안에는 동일한 제품군의 화장품을 사지 않는 것

이대로만 지킨다면 무분별한 소비를 지양하는 동시에 애용하는 화장품을 되돌아볼 수 있겠죠? 처음에는 메이크업 아이템만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그 범위가 확대되어 스킨케어나 헤어케어 등 다양한 화장품 품목으로 동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일회성으로 힛팬 인증샷을 찍어 올리는 수준을 넘어 주기적으로 프로젝트의 경과 보고를 중계하기도 하는데요. 유튜브를 통해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해 매달 소진한 화장품의 양을 직접 보여주기도 합니다.

보통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 이상 진행하는 동안 점점 줄어드는 제품의 양을 직접 확인하고, 또 다 쓴 화장품을 새 제품으로 바꾸는 모습을 보여 대리 만족을 느끼기도 합니다. 뷰튜버들과 같은 제품을 선택하여 매달 얼마나 사용했는지 서로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 프로젝트를 완주하는 데 깨알 같은 재미가 되겠죠?

그렇다면 하나의 화장품을 모두 소진하려면 평균 몇 회 정도 사용해야 할까요? 뷰티 블로그 ‘Brightest Bulb in the Box(http://brightestbulbinthebox.com)’에 따르면,

아이섀도: 브러시로 1회 사용 시 0.02g, 멀티 섀도 한 컬러당 평균 1.5g으로 계산 시 75회 사용
립스틱: 1회 슬라이딩 시 0.08g, 평균 3g으로 계산 시 375회 사용
블러셔: 브러시로 1회 사용 시 0.0014g, 평균 6g으로 계산 시 428회 사용

1회  사용 시 3-4번 덧바른다고 가정하면 립스틱은 최소 3개월, 블러셔의 경우 무려 4개월 이상을 사용해야 힛팬을 달성할 수 있어요.

Yari(@yarismakeuplife)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7 8월 8 오전 4:30 PDT

😈(@dotcardigan)님의 공유 게시물님, 2017 8월 2 오전 5:14 PDT

꾸준히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특히 3-4개월 동안 쏟아져 나오는 신상 화장품을 철저히 외면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 프로젝트 팬을 성공적으로 완주할 수 있도록 몇 가지 팁을 공개할게요.

1. 품목을 정하기 어렵다면, 성공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품목을 하나씩 제외시켜보세요.
2.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제품은 성공 확률이 더 높아요.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법을 고민해보세요!
3. 페이스 스크럽, 오일 등 자주 사용하지 않아 한 통을 전부 사용해본 적이 없는 제품은 팔꿈치, 무릎 등 보디 케어에 활용하세요. 오래된 향수 역시 옷이나 공간에 방향제로 뿌릴 수 있어요.
4. 컬러가 다양한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2-3가지를 선택하여 번갈아 사용해도 좋아요.
5. 용량이 줄어드는 것을 기록해두세요. 패키지에 닳은 만큼 표시하거나 무게를 재는 방법으로요. 진행 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프로젝트에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어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제품을 정하면서 유통기한이 지난 화장품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 지갑 사정은 알뜰하게 챙기면서 어떤 화장품을 애용하는지 또한 알 수 있는 프로젝트 팬, 지금부터 시작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