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탄 자동차
드라마에서 움직이는 세트나 다름없는 역할을 하는 자동차. 최근에 등장한 방송 속 자동차 출연의 뒷얘기를 들어보니 만남의 방법은 다 다르지만, 등장의 이유는 하나다.
드라마 한 작품이 히트할 때마다 주인공들이 썼던 화장품과 옷은 때때로 같은 수혜를 입는다. 몇 초 스칠 뿐인데 우리 눈엔 왜 그렇게 잘 보이는 걸까? 사실 방송속 PPL(간접광고)은 그 효과를 숫자로 사실상 거의 측정할 수 없는 애매한 광고 수단. 그러나 유독 자동차 메이커는 PPL을 선호하는 편이다. 이유는 뚜렷하다. 짧은 광고 안에서 담지 못하는 성능이나 기능을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 현대차 홍보팀에 따르면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나왔던 운전 중 키스신처럼, 차가 가지고 있는 고속주행보조시스템 등의 능력을 상황을 통해 보여줄 수 있다면 충분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에 적절한 제안이 있다면 언제든 응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 입장에서도 일상을 묘사하는데 차가 빠질 수 없고, 드라마 속 인물들의 캐릭터와 실제 자동차 구매 고객의 타깃이 잘 맞아 서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2950d7b.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2c6bbed.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2e780c3.jpg)
예컨대 종영 후에도 꾸준한 ‘다시 보기’ 인기를 끌고 있는 tvN 드라마 <비밀의 숲>에는 검사 황시목(조승우)의 차로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나온다. 무표정으로 묵직하게 극을 끌고 나가는 황시목과 무척 잘 어울리는 조합. 국내 드라마에서 특히, 공무원, 경찰, 언론인을 현실적으로 묘사하고자 할 때는 역시 현대, 기아, 쌍용 등 국내 메이커를 찾는 편이라고.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42b0bb5.png)
아르곤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467f1d5.png)
청춘시대
최근 새롭게 시작한 tvN 드라마 <아르곤>, jtbc<청춘시대 2>에선 20~30대 등장인물들의 에피소드에 기아의 소형 SUV 스토닉이 나온다. 현실 속의 자동차 등장은 해외 드라마에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워싱턴 D.C나 뉴욕 등 주요 사건(?)이 벌어지는 곳에는 경찰 공무원의 차로 포드가 자주 등장한다. ABC 드라마 <지정생존자>의 경우 사건을 파헤치는 FBI 요원 한나 웰스(메기 큐)는 포드의 몬데오를 몰고 온갖 곳을 달렸다.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7397caf.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67dbf45.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706279f.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6c2709c.png)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중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마블> 시리즈는 2015년부터 현대자동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데어 데빌’, ‘제시카 존스’, ‘아이언 피스트’ ‘루크케이지’는 물론 최근에 출시한 ‘디펜더스’까지 주인공의 출동 현장이나 가까운 지인들, 리포터나 간호사 등 지적인 조력자들의 차로 현재 미국에서 팔리고 있는 쏘나타, 투싼, 제네시스 등이 골고루 등장 한다. 실제로 현대차가 미국에 론칭한 지도 30년이 넘었고 넷플릭스의 관객들이 미국의 거리 곳곳에서 그 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원작보다 리얼리티를 살릴 수 있는 좋은 포인트로 서로 효과가 높다고 보는 것.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9866b4a.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99a63a77.jpg)
반드시 고가의 노출 계약을 하지 않아도 생기는 우연도 있다. jtbc <효리네 민박>에서 볼 수 있는 볼보가 예다. 종종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장을 볼 때 타고 나가는 짙은 남색의 왜건은 볼보의 가장 인기 있는 모델 중 하나인 V60. 이들 부부의 실제 자가용이다. 볼보는 우연한 기회에 제작진으로부터 이 사실을 들었고, 손님들을 모시고 오기에 넉넉한 대형 SUV, XC90을 즉각 보냈다. 자연주의적 삶을 살고 있는 스타 부부의 모습과 차가 추구하는 이미지의 완벽한 매치로 볼보는 대만족 중.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66259cb2d.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6628b41ba.jpg)
![](https://img.vogue.co.kr/vogue/2017/09/style_59b65ac7b93e5.jpg)
그룹 ‘빅뱅’의 태양은 최근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쿠페 LC500h의 모델이 됐다. 브랜드 송 ‘So Good’의 뮤직비디오를 찍는 등, 홍보대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 자발적 PPL(?)을 보여주기도. 홍보대사를 맡으면 경우에 따라 차를 일정 기간 제공하는데, MBC<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을 때 같은 팀 멤버 대성을 태우러 스타일리시한 LC500h를 유유히 몰고 나와 관계자들을 놀래켰다. 이건 전혀 사전에 렉서스 측에 얘기 되지 않은 뉴스. 이 얼마나 충실한 모델인지!
- 글
- 김미한(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 에디터
- 윤혜정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PHOTOS
추천기사
인기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