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ud & Proud
‘쎈캐’ ‘걸크러쉬’ ‘슈퍼걸’의 활약은 계속된다. 좀더 원색적인 무드로!
아이언맨의 보디수트를 닮은 페이 스 페인팅, 케실리우스같이 번뜩이는 눈매, 울버린을 떠올리게 하는 헤어 스타일 등 뷰티 룩만 보면 여긴 백스테이지가 아니라 마블 스튜디오다. 걸 크러쉬의 매력이 메이크업 대세로 자리 잡은 지 몇 시즌째, 올가을 역시 ‘강 한 여자’는 유효하다. 물론 그 힘의 원천은 좀 다르다. 이전 언니들의 포스 가 어둠에 기인한다면 2017 F/W는 차가운 날씨와 상반되는 밝고 뜨거운 색채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활발한’ 컬러, ‘페미니즘’ , ‘강한 여성’은 콘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뷰티 디렉 터 캐시 필립스가 꼽은 시즌 키워드. “선명한 원색은 사회적 메시지를 대 변하고 있어요.” 자신과 세상에 각성의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 동시대 디 자이너들과 마음이 통한 걸까? ‘Unity’ ‘Courage’ ‘Loyalty’ 등의 단어 가 프린트된 비니를 눌러쓴 베스사체 쇼 모델들은 모두 불타는 오렌지색 헤어피스를 장착했고, ‘사랑은 피부색을 따지지 않는다(Love Sees No Colour)’라는 노래 제목을 가슴팍에 아로새긴 아쉬시 런웨이에는 용맹한 원색 페이스 페인팅이 등장했다. 이뿐인가? 표도르 골란의 뷰티 룩은 모히 칸 전사들의 의식 화장을 떠올리게 했다. 잉크 블루 컬러를 눈두덩에 비비 고 ‘공주님이라 부르지 마(Don’t Call Me Princess)’라는 문구의 원피스 를 입은 채 런웨이를 가르는 모델들! 핫 컬러는 원색 잉크로 일필휘지 써 내 려간 독립선언문이자 자존감 그 자체였다.
‘원색 대란’에 대해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달은 이렇게 말한다. “메이 크업 아티스트들은 지금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그 분위기 자체에 영감을 얻었어요.” 혼돈의 시대, 혼자서 모든 것을 이겨내고 있는 여성들은 강하고 선명한 색과 비견할 만하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백스테이지 메이 크업을 책임졌던 발 갈랜드도 이에 동의한다. “현대 여성들은 자신이 컨트 롤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메이크업을 사용하죠. 제가 사용한 캔디 컬 러 역시 이런 강한 면모를 지지하고 있어요.”
이제 무기를 고를 차례. 발 갈랜드는 어떤 색이든 하나만 골라 대담하고 굵 직하게 사용하라고 조언한다. 벨라 하디드가 베르수스 쇼에서 선보인 네이 비 컬러, 오스카 드 라 렌타 쇼에 포인트 컬러로 활용한 핑크는 머스트 해브 다. 에밀리오 푸치 백스테이지에 등장한 환타 색과 스카이 블루 마스카라 는 슈퍼걸 메이크업의 백미. 메이크업 아티스 트 이자원의 아이디어는 좀더 현실적이고 우 아하다. “먼저 블랙 컬러로 아이라인을 완성 한 후에메랄드 블루나 오렌지 컬러로 눈꼬리 에만 작은 삼각형을 그려보세요.” 이렇게 하 면 원색을 즐기지 않는 여성들도 과하지 않게 트렌디해질 수 있다. 양 눈에 달린 날개가 뿜 어내는 자신감은 덤!
- 에디터
- 박지수
- 포토그래퍼
- LEE SHIN KOO, JAMES COCHR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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