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이렇게 똑같은데 정말 몰랐다고요?

2017.11.29

by 황혜영

    이렇게 똑같은데 정말 몰랐다고요?

    주먹만 한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 가느다란 팔다리에 볼륨감 넘치는 몸매. 한마디로 다 가진 여자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완벽한 그녀가 표절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얼마 전 론칭한 수영복 브랜드 ‘인에모라타(Inamorata)’가 그 중심에 있죠. 어떻게 된 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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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더 이상 그녀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친구가 잘되면 머리까지 아픈데, 그녀는 부럽지조차 않습니다. 왜냐고요? 완벽해도 너무 완벽해서 말 그대로 ‘넘사벽’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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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몸매로 포스팅을 올리는 족족 화제에 오르는 그녀. 게다가 ‘여성의 성적 매력은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는 당당한 마인드 덕에 에밀리의 피드는 본인의 착한 몸매가 드러나는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171108_OM_EMILY_RATAJKOWSKI_INAMORATA_05_0630_F3_2400x2400

    샌디에고 출신인 그녀는 일상복 처럼 매일 수영복을 입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일까요? 얼마 전엔 직접 수영복 브랜드 '인에모라타(inamorata)'를 런칭했습니다. 80-90년대 레트로 수영복에서 영감을 얻은 6가지 디자인을 선보였죠. 가격은 각각 $75~160 달러. 물론 모델은 본인이 직접 나섰습니다.

    샌디에이고 출신인 그녀는 일상복처럼 매일 수영복을 입었다고 하네요. 그래서일까요? 얼마 전엔 직접 수영복 브랜드 인에모라타를 론칭했습니다. 80-90년대 레트로 수영복에서 영감을 얻은 여섯 가지 디자인을 선보였죠. 가격은 각각 75~160달러. 물론 본인이 직접 모델로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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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브랜드를 런칭하면 홍보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1천 5백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지닌 그녀에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죠. 지난 11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직접 브랜드를 소개했습니다.

    일단 브랜드를 론칭하면 홍보가 정말 중요합니다. 하지만 1,50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지닌 그녀에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죠. 지난 11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직접 브랜드를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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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트 오픈 이틀 전엔 이렇게 깜찍한 미니 티저도 공개했죠.

    그런데 론칭 바로 다음 날, 한 디자이너가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가 자신의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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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이너의 이름은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Lisa Marie Fernandez)’,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낯설지 않은 이름이죠. 켄달 제너가 입었던 분홍색 비키니 기억하시나요? 바로 그 브랜드의 디자이너입니다. 레트로풍의 독특한 디자인으로 셀러브리티뿐 아니라 센스 있는 해외 직구족들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이기도 하죠.

    의혹을 제기한 디자이너의 인스타그램 피드입니다. 에밀리의 카피 의혹 소식을 보도한 매체를 캡쳐한 이미지로 빼곡하죠. 정말 단단히 화가 난것 같죠?

    의혹을 제기한 디자이너의 인스타그램 피드입니다. 에밀리의 카피 의혹을 보도한 매체를 캡처한 이미지로 빼곡하죠. 정말 단단히 화가 난 것 같죠?

    그런데 과연 어떤 제품에 카피 의혹을 제기했는지 보실까요?

    우선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의 2016 SS 컬렉션입니다. 오른쪽은 트리플 포피 마일럿(Tripple Polly Maillot), 왼쪽은 리안드라(Leandra)라는 모델이죠.

    우선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의 2016 S/S 컬렉션입니다. 오른쪽은 트리플 포피 마일럿(Tripple Poppy Maillot), 왼쪽은 린드라(Leandra)라는 모델이죠.

    먼저 ‘린드라’부터 살펴보실까요?

    네. 맞습니다. 맨리펠러의 린드라 메딘이 룩북 모델이었네요. 그녀의 이름을 따 수영복 이름을 지은 것 같죠? 마치 오프숄더 톱 처럼 디자인된 상의에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보통 소매가 없고 딱 달라붙는 비키니 톱과는 달리 조금 넉넉한 핏에 귀여운 볼륨이 느껴지는 디자인이죠.

    네, 맞습니다. 맨리펠러의 린드라 메딘이 룩북 모델이었네요. 그녀의 이름을 따 수영복 이름을 지은 것 같죠? 마치 오프 숄더 톱처럼 디자인한 상의에 주의를 기울여주세요. 보통 소매가 없고 딱 달라붙는 비키니 톱과는 달리 조금 넉넉한 핏에 귀여운 볼륨이 느껴지는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문제가 된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의 불칸(Vulcan) 톱. 12월 초 배송 예정으로 선주문을 받고 있는 이 제품은 블랙, 버건디, 카멜의 세가지 컬러와 호피무늬 패턴까지 4가지 종류로 출시되었습니다. 팔 윗 부분에 소매가 달린 디자인이 리사 마리 페르난데스의 제품과 비슷하죠?

    그리고 문제가 된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의 불칸(Vulcan) 톱. 12월 초 배송 예정으로 선주문을 받고 있는 이 제품은 블랙, 버건디, 카멜의 세 가지 컬러와 호피 무늬 패턴까지 네 가지 종류로 출시되었습니다. 팔 윗부분에 소매가 달린 디자인이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 제품과 비슷하죠?

    다음은 리사의 트리플 포피 마일럿과 에밀리의 카디프를 비교해 보죠.

    오른쪽이 트리플 포피, 왼쪽이 카디프 입니다. 카디프 제품에 리본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정말 비슷한 디자인이죠.

    오른쪽이 트리플 포피, 왼쪽이 카디프입니다. 카디프 제품에 리본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을 제외하면 정말 비슷한 디자인이죠.

    게다가 브랜드의 디자인 도용을 고발하는 인스타그램 ‘다이어트 프라다’는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의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반가운 일이라며,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가 또 다른 브랜드의 디자인을 카피한 것 같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Diet Prada ™(@diet_prada)님의 공유 게시물님,

      언론의 따가운 관심이 억울했던 걸까요?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의 브랜드 공식 계정에 5일 전 이런 포스팅이 올라왔습니다.  

    Inamorataswim(@inamorataswim)님의 공유 게시물님,

    “이 사진을 2년 전에 핀터레스트에서 발견했고, 1년 전에 샘플을 만들었죠. 우린 항상 빈티지에서 영감을 얻어요.(Pinterested this photo over 2 years ago and made a sample of it over a year ago. We all tap into vintage inspirations. ❤️)”

    시기가 시기인 만큼, 논란을 의식한 포스팅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어 보입니다. 코멘트를 남긴 대중들의 의견은 다양하네요. 대뜸 @DietPrada를 소환하거나, “부끄러운 줄 알아라”, “영감을 얻는 것과 베끼는 것에는 차이가 있어” 등 적극적으로 그녀를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적어도 에밀리는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처럼 수영복 하나를 5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지는 않는다”며 옹호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비즈니스 오브 패션(Business of Fashion)에 따르면, 미국에는 기능성 의류에 대한 저작권 보호법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페르난데즈의 디자인은 유럽의 디자인 커뮤니티(European Union Community Design Registration)에 등록되어 있기 때문에 유럽 내에서 해당 디자인의 수입, 수출에 대한 독점권을 가진 사람은 오직 그녀뿐이죠.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는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에게 본인이 법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인 11월 22일까지 조치를 취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인에모라타 측에서는 아직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고 있죠.

    “기술의 발전 덕분에 우리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정말 책임을 지면서 살아야 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어요(Because of technology, we are really entering an era of accountability in so many ways).”

    당사자인 리사 마리 페르난데즈는 위와 같은 의미심장한 코멘트를 남겼다고 합니다. 이번 논란이 어떤 결말을 맺든, 그냥 넘어갈 생각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이네요. 첫 브랜드를 론칭하자마자 가장 피하고 싶은 카피 논란에 휩싸인 에밀리 라타이코프스키. 과연 그녀는 어떤 결과를 맞게 될까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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