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New Vision
또 한번의 새 하늘과 새 땅! 모두에게 새로운 나날이 열렸다.
수상의 권위에 대해 논할 땐 과거의 궤적을 살펴보면 된다. 돌이켜보면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의 수상자는 한국의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이었다. 2018년 서울 패션이 주목하는 디자이너들은 베를린을 기반으로 하는 니트 브랜드 플라이스(PLYS)의 이승준, 런던에서 활동하는 레지나 표(Rejina Pyo)의 표지영이다. “영국에 있을 때 마리 카트란주, 마크 패스트와 같은 브랜드가 권위 있는 상을 받더라고요. 저도 언젠가 그런 상을 받을까 했는데, 과거에 했던 생각이 이루어져서 신기해요.” 표지영이 밀튼 에버리의 차분한 색조에서 영감을 받은 2018 리조트 컬렉션의 핑크색 수트를 입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섹시함, 귀여움으로 표현되는 여성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운 여성의 모습을 기념하고 싶었다. “니콜라스 닉슨이 찍은 네 명의 여성 사진이 특히 아름다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컬렉션에서 여성의 몸은 어떤 형태와 나이든 아름답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캣워크에 서는 정형화된 10대 모델의 모습이 아니라요.” 이승준 또한 2017 F/W 컬렉션의 힌트를 아티스트 게르트, 우베 토비아스 듀오의 그림, 70년대 미국 빈티지 장난감, 고무, 라텍스 등 다소 섹슈얼한 이미지를 차용했다. 상을 받은 김에, 상금을 어디에 유용하게 쓸 건지도 물어봤다. 표지영은 “디자인에 좀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있도록, 단순한 직원이 아닌 비즈니스 매니저를 고용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플라이스의 키즈라인을 론칭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제 브랜드를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쓰는 말이 ‘장난기 많은(Playful)’입니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나요?” 이승준의 말이다. 론칭 초기 많은 관심을 받았기에 소포모어 징크스도 있을 법했지만, 두 명 모두 한 발짝씩 천천히 가고자 한다. “큰 하우스 브랜드처럼 매 시즌 자신의 모습을 바꾸기보다는, 레지나 표의 캐릭터를 이어가되 색이나 형태에서 변화를 주려고 합니다. 브랜드를 규정짓는 단어가 그 핵심을 지칭하는 말이면, 계속 쓰여도 괜찮을 것 같아요.” “(급격한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이)어떤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젊고 패셔너블한 브랜드보다는 클래식한 니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 에디터
- 남현지
- 포토그래퍼
- 김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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