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LLA
“사람들이 자꾸 ‘예쁘다’고 하는데 그게 무슨 뜻이에요?” 이름에 아름다움을 담고 태어난 여자, 벨라 하디드. 〈보그 코리아〉가 한국어 좀 가르쳐줄까?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열린 <디올, 아트 오브 컬러> 전시 당일. 저녁 오프닝 행사 직전까지 벨라 하디드는 <보그 코리아>와 있었다. 디올 메이크업의 뮤즈이자 고혹적인 카리스마로 세계를 홀려버린 그녀의 민낯은 의외로 청순했다. 아이처럼 순한 얼굴을 한 그녀가 말을 건다. “나 한국어를 배워야 할 거 같아요.” 그래서 서바이벌에 필수적인 세 단어를 알려줬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배고파요’. 진지하게 마지막 단어의 발음을 되새기는 모습에 기분 좋은 웃음이 터진다. ‘보그 한국어 수업’은 당신이 얼마나 좋은 이름을 가졌는지 설명해주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움을 뜻하는 ‘벨라’ , 그걸 한국에서는 ‘예쁘다’고 해요.”
벨라 하디드는 현재 가장 많은 브랜드에서 러브 콜을 받는 뜨거운 여자다. ‘걸크러쉬’적인 섹시함은 물론, 걸치는 옷, 바르는 립스틱, 가계도, 사생활, 그녀의 모든 것이 헤드라인이다. 백스테이지의 벨라?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손을 들고 “저 질문 있어요”라고 말하는 버릇하며 감사할 때는 애교 있게 뒷말을 늘이며 고개를 숙이는 겸손함, 방금 배운 단어 ‘예뻐요, 예뻐요’를 거듭 말하며 함께 있는 사람들의 기분을 살피는 모습이 난감할 정도로 사랑스럽다.
이날 커버 촬영에는 또 한 명의 뷰티 마스터, 아니 뷰티 아이돌 피터 필립스도 함께했다. 디올 메이크업 크리에이티브 앤 이미지 디렉터 피터 필립스는 뷰티 에디터들에게는 스타 그 이상의 존재다. 그가 합류한 뒤 디올은 훨씬 젊어졌고 더욱 다이내믹해졌다. “새로운 세대에게 어필하려면 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야 하니까요.” 재미있는 건 그가 제시하는 밀레니얼적 아름다움이 럭셔리의 극상을 달리던 디올의 테두리를 넘지 않는다는 것. 힙한 것이 곧 싸고 어린 것만은 아니라는 걸 요즘 그가 몸소 보여주고 있다.
피터는 벨라 하디드가 디올과 자신이 목표하는 ‘동시대적’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 촬영에서는 벨라 그 자체를 보여주면 좋겠어요. 그녀는 장난기 넘치는 동시에 우아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거든요.” 무엇보다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모델과 일하는 건 확실히 즐겁다고 귀띔한다.
“벨라는 혼자서도 메이크업을 잘하는 편이에요. 디올에서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신나서 어쩔 줄 모르죠.” 실제로 벨라는 메이크업하는 중에도 정말이지 말이 많다. “이건 뭐고, 저건 뭐죠? 이 멀티 팔레트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예요. 가운데 칸이 거의 닳아 없어졌네요. 피터, 당신은 어떤 색을 가장 좋아하죠?” 끊임없이 종알대는 벨라와 인자한 미소로 화답하는 메이크업 장인의 대화를 목격하다니, 2017년의 행운은 오늘 다 몰아 쓴 기분이다.
이날 촬영은 매우 순조로웠다. 빗방울이 날리는 성수동 큰 길가에 나서라고 해도 망설임 없이 포즈를 취하던 벨라 덕분이다. 위의 서바이벌 한국어 외에 ‘너무’라는 부사를 추가로 배워 스튜디오를 떠날 때 즈음엔 “너무너무 예뻐요”라는 응용 버전을 시전하기에 이른 그녀. 벨라, 참 예쁘지 아니한가.
<보그 코리아>와는 첫 만남이었다.
사진작가를 비롯해 한국 팀들은 정말 최고다! 뉴욕에 올 순 없는 건가? 또 한번 같이 작업하면 좋겠는데!
언제든지. 사실 내가 당신을 처음 본 건 2년 전 프랑스 남부 무슈 디올의 집에서였다. 물론 그때도 매력적이었지만 불과 몇 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핫한 모델이 될 줄이야! 이 황홀한 상황의 원인을 뭐라고 생각하나?
먼저 ‘감사합니다’. 당신이 말한 대로 최근 2년은 ‘모델 벨라 하디드’의 커리어에 올인한 시간이었다. 최대로 집중했고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건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여러 사람의 노력 덕분이다. 자라는 내내 헌신적으로 돌봐준 어머니부터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신경 써주는 에이전시 분들까지 내 주변에는 고마워해야 할 사람들로 가득하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캠페인에, 그것도 동시에 러브 콜을 받은 모델이 있었을까? 같은 얼굴로 완전히 다른 이미지를 연기하는 당신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카테고리와 브랜드 특성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변화무쌍한 게 당연하다. 공통점이 있다면 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라는 것! 나는 직접 써보지 않은 제품이나 좋아하지 않는 브랜드와는 절대 일하지 않는다.
백스테이지에서 디올 코스메틱의 팬인 것은 이미 인증했다.
디올은 배울 점이 많은, 매우 아이코닉한 브랜드다. 그런 곳의 뮤즈로 활동하는 것은 영광 그 자체다. 첫 시작은 가족 같은 분위기였지만 함께 일하면 할수록 이것이 얼마나 귀한 기회인지 깨닫고 있다.
피터 필립스와 끊임없이 화장품 이야기를 하던데, 혹시 그가 뷰티 팁도 전수해주나?
물론이다. 절대 많은 양의 화장품을 바르지 말라고 충고하며 천천히 여러 겹을 바르는 방법을 알려줬다. 무엇보다 감사한 건 내가 이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사랑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준 것!
마스크 팩 마니아라는 소문이 있던데?
예전에는 거의 매일 했다. 요즘은 그렇게까진 못하지만 여전히 팬이긴 하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제품을 써보고 그중 최고를 가려내는 걸 좋아한다.
1년 내내 여행 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어딜 가나 챙기는 뷰티 아이템이 있나?
디올 립 글로우와 립 맥시마이저!
사진을 전공했고, 승마 선수로도 활동했다. 그리고 지금 직업은 모델. 현재에 만족하나?
세계를 여행하는 것도 좋고, 매번 새로운 팀과 합을 맞춰 작업하는 것도 정말 즐겁다. 물론 또래의 평범한 스물한 살과는 매우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지금 내 자리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모든 여성은 진귀하며, 세상 모든 여자들이 아름다워지고 싶어 한다. 나는 그런 각 개인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것에 중독되어 있다.” —피터 필립스
아직 스물한 살이다. 재주 많은 벨라인지라 모델이 아닌 다른 분야에 도전해볼 법도 한데?
내가 뭘 하게 될까? 나도 그게 참 궁금하다. 하지만 당분간은 모델 활동에만 전념하게 될 것 같다.
종종 서울에 오는 걸로 알고 있다. 좀더 즐기다 갈 수 있는 건가?
진심으로 서울을 좋아한다. 아쉽게도 이번에는 돌아볼 여유가 없지만 곧 다시 올 거니까 아쉬워하진 않을 거다.
- 에디터
- 백지수
- 포토그래퍼
- AHN JOO YOUNG
- 모델
- 벨라 하디드 (Bella Hadid)
- 패션 에디터
- 김미진, 남현지
- 메이크업
- 피터 필립스 (Peter Philips)
- 헤어
- 이혜영
- 네일
- 박은경 (유니스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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