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tual REALITY
좀더 빠르게, 한 번에 완벽하게, 하루 종일 촉촉하게! K-뷰티의 쾌거, 올인원 BB크림과 쿠션 팩트의 출현은 우리 여자들의 아침을 한결 여유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가끔은 아쉽다.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밥을 먹는 것이 아니듯 흠을 가리고 피부를 보호하려는 목적으로만 화장을 하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종종 2000년대 초반 백스테이지에서 온 얼굴로 빔을 쏘아대던 젬마 워드를 그리워하곤 한다. 색조는 조금 생략하더라도 펄 메이크업 베이스나 하이라이터는 꼭 챙기던 그 시절 말이다.
물광, 윤광 등 대한민국 여성들의 얼굴은 한순간도 반짝이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이번 시즌의 광은 수분감에서 비롯된 글로가 아니에요. 펄이나 글리터가 만들어내는 우주적 매력이 포인트랍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지영의 설명이다. 드리스 반 노튼 백스테이지의 메이크업 마스터 피터 필립스는 “봄 하면 역시 ‘광’ 아니겠냐”며 글로 베이스를 꺼내 들었고, 딕 페이지의 무기 역시 맥 스트롭 크림 피치 라이트였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마크 카라스퀼로는 펄 하이라이터를 동원했다. “코와 양 볼의 가장 튀어나온 곳, 입술 산 그리고 턱에 사용했어요. 마치 조명을 받은 것처럼반짝이죠?” 사실 이러한 버추얼 피부 표현은 효과 만점의 픽토리얼 콘텐츠이기도하다. 디지털 뷰티 인플루언서들은 복수의 제품을 겹쳐 바르는 흥미진진한 과정을 맛깔나게 요리하고, 오디언스는 사진발 잘 받는 결과물을 얻는다. 가장 동시대적인 소재라 당분간 꽤나 유행할 테크닉이니 꼭 익혀두란 뜻이다.
이지영 실장이 알려주는 버추얼 메이크업의 첫걸음은 반짝이는 메이크업 베이스를 장만하는 일. “은은한 펄감만 남기고 실키하게 착 달라붙는 제품을 골라 얼굴 중앙에만 펴 발라보세요.” 그런 다음 그 위로 매트한 파운데이션을 덮어 올린다. 이렇게 하면 마무리 질감은 보송보송 어려 보이지만 아스트랄한 매력은 충분히 살
릴 수 있다. 모공이 넓어 펄이 껴들까 걱정이라고? 하이라이트용 미세 펄 파우더를 콧등과 눈두덩에만 슬쩍 덧발라 바이브를 살리길.
- 에디터
- 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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