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이 읽어봐야 할 책 7권
오늘도 ‘회사 그만두고 싶다’와 ‘그만두고 나면 뭘로 돈 벌어서 어떻게 살지?’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나요? 당신과 똑같이 일하고, 고통받고, 퇴사하고, 미래를 고민한 사람들의 책 일곱 권이 작은 힌트가 되어 줄 거예요.
“나를 포함한 보통의 일개미들은 그저 각자의 위치에서 이 사회의 조연, 대한민국의 단역을 떠맡는다.” 살다 보면, 심지어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도 내가 별 것 아닌 존재로 느껴지는 순간이 잦아지죠. 만 23세부터 일을 시작해 7년간 네 곳의 직장에서 일하던 작가 구달은 자신을 ‘일개미’라고 부릅니다.
상사 때문에 빡치고, 화장실에서 남몰래 울음을 터뜨리고, 회식 자리에서 억지로 골반을 흔들며 조직 생활의 괴로움을 느끼는 평범한 직장인들의 일상이 이 책에는 모두 들어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축하할 일 없는 날 비싼 케이크를 자신에게 선물하는 저자의 이야기를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어 웃으면서도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 거예요.
가끔 그런 날이 있어요. 회사에서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 근무시간 내내 미친 듯이 일했는데도 여전히 일이 남아있을 때, 지나가는 차들을 멍하게 바라보며 ‘가벼운 교통사고라도 당한다면 출근을 안 해도 될 텐데’ 생각하게 되는 날.
<“죽을 만큼 힘들면 회사 그만두지그래”가 안 되는 이유>는 몸과 정신이 보내는 엄청난 위험 신호를 절대 무시하지 말자고 말합니다. 회사에 대한 책임감,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 상사에게 혼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 그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신의 상태를 우선 똑바로 바라보자고요. 참고로 만화라서 쉽고 빠르게 읽히는 책이기도 합니다.
얼마나 퇴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무려 한 달에 한번 퇴사 이야기를 하는 무크지까지 나오게 된 걸까요? 그렇지만 <월간 퇴사>는 퇴사라는 키워드를 단순한 트렌드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여러 명의 ‘퇴사러’들에게 퇴사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묻고, 그들 각자의 경험담에서 비정상적인 한국의 조직문화를 공통으로 비추어냅니다.
최근 부쩍 늘어나고 있는 퇴사는 끈기 없는 젊은이들의 도피나 ‘YOLO’ 정신이 아니라, 근본적으로는 바뀌지 않는 회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야기하죠. 현재 1호 ‘퇴사러의 탄생’은 전자책으로 출간돼 있으며, 2호 ‘퇴사, 시작과 끝’은 몇몇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퇴사를 결심하거나 퇴사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퇴사 이후의 삶에 대해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사람은 거의 없죠. 퇴사를 고민하고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삶은 개인에 따라 너무도 다르게 펼쳐지기 때문일 거예요. <회사 그만두고 어떻게 보내셨어요?>는 경력도, 관심사도 다른 열 명의 여성들에게 퇴사 이후 무엇을 했냐고 묻고 또 들었습니다.
그들은 시간을 갖고, 관심사를 다시 탐구하고, 또 다른 기술을 연마한 끝에 커피숍을 열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출발선에 다시 섰습니다. 동시에 몇 번의 퇴사를 반복하며 13년간 잡지 기자로 일했던 필자는 공백기, 돈, 커리어 등 퇴사 시 고려해봐야 할 요소들에 대해서도 차근차근 짚어냅니다.
음반사를 그만두고 조명 가게를 차렸습니다. 마케팅을 그만두고 수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식당을 열었습니다. 저자 이민희는 주변에서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다른 선택지를 골라 든 열 명의 친구들과 퇴사와 새 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는 이 책을 만들게 된 이유를 이렇게 밝힙니다. “각각 경험했던 직업을 진솔하고 상세하게 들려준 친구들은 책을 준비한 저만 돕고 끝낸 것이 아니라 비슷한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도 있습니다.” 퇴사는 개인의 삶이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했던 것들을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퇴사를 둘러싼 불안과 시행착오는 줄어들 테니까요.
앞서 소개한 책들과 달리 퇴사론, 혹은 퇴사 후의 삶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닙니다. ‘왜 나는 한 우물만 파지 못할까? 왜 이렇게 이것저것 눈길을 돌릴까? 어쩌면 퇴사를 꿈꾸는 건, 내가 너무 변덕스럽거나 능력이 부족한 탓은 아닐까?’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모든 것이 되는 법>은 어차피 하나의 직업이나 하나의 직장이 사라진 시대, 미처 발견하지 못했거나 애써 무시했던 우리 안의 다양한 가능성을 이리저리 사용해보자고 부추깁니다. 나는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게 맞는 사람인지, 일을 고를 때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어떤 일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나를 정의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일상에 무슨 기술이 필요하냐고 물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기술이란 연장과 손을 사용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개인이 삶과 일에 적용하며 연마해온 사소한 노하우가 될 수도 있겠지요.
자신의 욕망을 똑바로 들여다보고 돈 관리를 하는 방법, 일을 이것저것 벌이면서 생활을 유지하고 그 모든 일을 나의 정체성으로 연결하는 법, 최소한의 체력을 기르는 법, 프리랜서로 일을 따고 루틴을 만드는 법 모두 누군가의 일상을 조금 더 낫게 만드는 기술입니다. 직업과 직장을 떠나, 알아두면 언제든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노하우들이 이 책에 가득합니다.
- 글
- 황효진(칼럼니스트)
- 에디터
- 김나랑
- 사진
- 이수C&E, 토네이도, 한겨레출판, 롤링다이스, 월간 퇴사, 종이섬, 산디, 웅진 지식하우스,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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