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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한 어느 커플의 조언

2018.03.14

75년간 결혼 생활을 유지한 어느 커플의 조언

요즘 같은 세상에 ‘백년해로’란 ‘백마 탄
왕자님’이 나타나는 것만큼이나 로맨틱하면서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일 중 하나 아닐까요?

1~2년 사귀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평생을 딱 한 사람과 수십 년 동안 살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죠.

나이가 들수록 함께 가정을 유지해온 부모님이 감사하고 대단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 50년이 훌쩍 넘게 알콩달콩 살고 있는 부부가 있습니다. 미국 미네소타에 거주하는 존과 에비.

현재 76년째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96세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1932년, 존이 살던 동네로 에비가 이사하면서 처음 만났다고 하네요. 둘 다 10세이던 시절. 까마득한 86년 전 이야기죠.

성인이 되자마자 결혼한 이후 지금까지 행복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이들에게 손녀 대니가 직접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책에서 배우는 결혼 생활 아니고요! 복잡할 것 없는 현실 커플의 심플한 조언입니다. 이렇게 쉽고 명쾌할 수 없죠. 

“할아버지, 할머니! 행복한 결혼의 비밀이 뭔가요?”

자기 전 굿나잇 키스

“이 사람은 항상 나를 졸졸 쫓아다녀요. 이 나이에 아직도 내가 섹시해 보인다고 하죠.” 연애 시절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잦은 스킨십을 하는 존과 에비. 에비는 귀찮은 듯 이야기하지만 둘 다 얼굴에 웃음기가 가득합니다. “우린 자기 전에 꼭 굿나잇 키스를 해요, 항상.” 약 80년여 가까운 결혼 생활 동안, 잠들기 전 굿나잇 키스는 이들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직접 말해준다고 하네요. 단 하루도 놓친 적이 없다니, 대단하지 않나요?

러브 레터 

특별한 날이 오면 항상 에비에게 러브 레터를 쓴다는 존. 짧은 카드 대신 에비가 얼마나 존의 인생에 중요한 사람인지, 그녀가 곁에 있어서 존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되었는지 등을 적은 편지를 준다고 합니다. 아주 오래된 커플인 만큼 수많은 편지를 주고받았겠죠? 재미있는 점은 이제 날짜만 바꾸어 비슷한 내용을 계속 써준다고 하네요. 하지만 에비는 여전히 그 편지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꼭 잡은 손

역시 풋풋한 고등학생 커플 시절부터 시작된 전통. 지금까지 길을 걸을 땐 항상 손을 잡는다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든지요! 하지만 손잡는 목적이 살짝 바뀌었네요. 이제는 서로 넘어지지 않도록 지지하기 위해 두 손을 꼭 잡는다고 합니다.

좋은 친구가 되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은근히 어려운 것. 가족에게 항상 상냥하게 대하는 것 아닐까요? 에비는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서로에게 ‘잘’ 대해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한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하죠. 

화가 난 상태로 잠들지 않기

존이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강조한 포인트!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서로에게 나쁜 감정이 남은 채로 침대에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단 하루라도요. 나란히 앉아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 후에야 잠이 든다고 합니다. 물론 대화의 마무리는 그들의 전통인 굿나잇 키스.

서로를 웃게 할 것

“난 다른 남자에겐 단 한 번도 매력을 느낀 적이 없어.” 어느날 존에게 나름 로맨틱한 고백을 하게 된 에비. 그러자 남편의 황당한 답변이 날아옵니다. “나도 다른 남자한테 한
번도 끌린 적 없는데?” 둘은 이 대화를 나누고 한참을 웃었다고 하네요. 서로를 웃게 하고, 함께 지내는 시간을 즐기는 것. 존과 에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 중 하나랍니다.


한 가정의 맏딸이었던 애비의 책임감과, 막내아들이었던 존의 자유분방함. 서로에게 필요했던 두 가지 다른 점이 한 가정의 균형을 이루었다고 존은 회상합니다. 또한 지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기억은 자식들이 아이를 낳아 손자 손녀, 증손녀가 태어난 순간이라고 하는군요.

이런 모든 순간을 함께한 ‘허니 베이비’가 곁에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하는 이들. 물론 이들도 완벽하지만은 않습니다. 존이 머리를 자주 자르는 것이 지나친 돈 낭비라며 논쟁을 벌이곤 하죠. 70년이 넘게요! 그러고 보니 잦은 말다툼 정도는 행복한 결혼 생활에 있어 크게 마이너스 요소가 아닌가 보군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Pexels, Courtesy Photos, Danni Mun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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