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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대멸종기가 다가온다?

2018.03.28

by 황혜영

    지구 대멸종기가 다가온다?

    전 세계에 마지막으로 남은 수컷 북부흰코뿔소 ‘수단’이 얼마 전 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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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냐에 있는 올 페제타 동물 보호구역에서 지내던 수단은 마흔다섯 살이라는 고령과 온갖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었죠. 특히 마지막 24시간 동안은 네 발로 서지도 못한 채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고 합니다. 그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던 수의사들이 안락사를 결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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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수단’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밀렵꾼들로부터 그를 안전하게 지키려는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고 하네요. 죽기 전에도 그를 관리하던 수의사, 사육사와 작별 인사를 나눴고, 지금은 전 세계가 수단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지구에 남은 북부흰코뿔소는 수단의 딸 나진과 파투 두 마리. 수컷은 모두 사망한 상태로, 종족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수단의 몸에서 채취한 정액을 통한 체외 인공수정입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 번 실패한 인공수정. 그마저도 성공을 보장할 순 없습니다. 사실상 멸종의 길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죠.

    그를 마지막까지 보호하던 올 페제타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수단의 죽음에 굉장히 슬퍼하고 있습니다. 그는 그의 종족을 대신하는 위대한 대사였을 뿐 아니라, 인간의 이기심으로 멸종 위기에 직면한 수많은 종에 대한 인식을 높여주었습니다.”

    그렇다면 북부흰코뿔소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짐작하셨겠지만 인간의 난개발과 밀렵이 매우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것은 밀렵을 시작하게 된 배경…

    언젠가부터 코뿔소의 뿔이 각종 치료에 효과가 좋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암은 물론 정력에까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코뿔소를 무자비하게 잡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암시장에서도 아주 고가로 거래되기 시작했죠.

    그 결과 지난 몇십 년간 약 50만 마리의 코뿔소가 밀렵꾼들에 의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심지어 프랑스 파리에서는 동물원에 살고 있는 코뿔소를 총으로 쏜 뒤 뿔을 잘라 달아나는 사건까지 있었죠. 동물원의 사정이 이러하니, 야생에서 서식하는 코뿔소들은 얼마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을까요. 현재 남은 개체는 모두 약 2만 마리… 밀렵으로 1년에 수천 마리의 야생 코끼리가 희생되는 것을 감안하면 전체 멸종은 정말 시간문제입니다.


    코뿔소는 원래 야생에서 천적이 없는 동물이라고 합니다. 기하급수적인 속도로 사라져가는 이유는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오직 밀렵. 오직 인간의 이기심입니다. 1kg당 약 7천만원 상당으로 거래되는 금보다 값진 ‘재화’로 인식하는 어리석음 때문이죠. 코뿔소의 뿔이 ‘만병통치약’이라는 근거 없는 믿음이 불러온 기가 막힌 현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이게 비단 ‘북부흰코뿔소’ 혹은 ‘코뿔소’ 종에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관계자는 “수단 같은 상징적인 동물의 죽음은 엄청난 비극이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한 부분일 뿐, 엄청난 멸종 위기가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사실 ‘멸종’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속도와 멸종의 원인에 그 문제가 있죠. 현재 동물이 멸종하는 속도는 백악기 말 공룡들이 사라진 이후 처음으로 나타나는 엄청난 속도라고 합니다. 한 ‘마리’가 아닌 ‘종’으로 계산했을 때 15분에 한 종, 하루에 약 1백 종, 1년이면 수만 종의 동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멸종 속도에 비해 약 1백 배가 넘게 진행되는 상황.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생물의 다양성 감소의 원인을 다섯 가지 이유(Hippo)로 정의했습니다.

    Habitats  서식할 수 있는 곳이 줄어듦

    Invasives  외부의 침입

    Population 인구 증가로 인한 부작용

    Pollution  환경오염

    Over Exploitation 과도한 착취, 밀렵

    동식물의 멸종은 단순히 그 종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것만 의미하진 않습니다. 지구와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개발과 착취의 결과는 결국 인간에게 모두 돌아오게 될 것이기 때문이죠.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는 생태계 종이 계속해서 멸종된다면 그중 일부인 우리는 과연 무사할 수 있을까요? 무분별한 포획, 환경오염, 난개발 등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동물 보호.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도래했습니다.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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