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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심한 날, 절대 운동하면 안 되는 이유

2018.03.29

미세먼지 심한 날, 절대 운동하면 안 되는 이유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게다가 황사까지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을 손에 꼽을 만큼, 뿌연 스모그가 자욱한 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상하이에는 ‘깨끗한 실내 공기’를 자랑하는 호텔까지 등장했죠. 호텔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를 두 단계로 정화시켜 바깥보다 10배 정도 좋은 공기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깨끗하고 신선한 공기, 이제는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걸까요?

반복되는 보도와 경고, 알람 등으로 미세먼지의 위험성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예전보다 높아졌습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을 좀더 자주 목격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죠.

하지만 여전히 그 심각성을 무시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휴대폰에 미세먼지 경보음이 울리는 한편, 인기가 좋은 등산로, 관광지, 유원지 등은 여전히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는군요. 긴 겨울 끝에 찾아온 따뜻한 날씨가 반가워 쉽사리 주말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계속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사실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의 농도가 높은 날 야외 피크닉, 등산, 마라톤 등 장시간 바깥에 머물러야 하는 활동은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것. 야외 활동 후 나타나는 증상을 단순히 기분 탓으로, 혹은 지나가는 감기쯤으로 무시할 것이 아닙니다.

날이 좋지 않을수록 운동을 해서 체력을 보강해야 한다고요? 나무가 많은 산은 공기가 좋다고요? 모르시는 말씀, 미세먼지 심한 날 절대 야외 운동을 해선 안 되는 이유를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드립니다.

피부 노화의 가속화

독일 베를린 훔볼트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일수록 잡티가 생길 위험, 팔자 주름이 깊어질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고 합니다. 미세먼지는 머리카락의 7분의 1에 불과한 아주 얇고 작은 입자입니다. 금속, 화학 등 각종 오염 물질이 모공을 타고 들어와 피부를 상하게 하죠.

게다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있는 카드뮴과 납의 농도는 일반 토양의 약 100배 이상! 피부를 자주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노출시키면 이런 물질이 피부 깊숙이 침투해 콜라겐 생성을 방해하고, 피부 톤을 칙칙하게 만듭니다. 특히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등 일반 사람에 비해 피부 민감도가 높은 사람은 더욱더 조심해야 하죠.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호흡기 질환

야외에서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늘어 몸으로 들어오는 미세먼지의 양도 증가하게 됩니다. 호흡기와 기관지에 이런 먼지가 축적되면 각종 염증과 질병을 유발하죠. 최근 들어 목이 따갑고 감기도 아닌데 기침을 한 경험이 있지 않나요? 먼지가 가득한 공기를 마신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야외 운동을 하면 과연 어떻게 될까요? 몸에 가져오는 이득보다 손해가 훨씬 많아집니다. 생명엔 지장이 없더라도 천식, 기관지염, 비염, 축농증 등 꽤 심각한 질환을 아주 쉽게 유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미세먼지이기 때문이죠. 더 심각한 것은 아직 호흡기가 완전하게 발달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입니다. 미세먼지가 심한 곳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호흡기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 축구, 등산, 피크닉, 배드민턴 등 봄에 즐길 수 있는 스포츠, 이런 상황에선 잠시 피해줘야겠죠?

폐 건강 악화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많은 지역에선 그렇지 않은 지역보다 폐암 발생률이 높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미세먼지가 발암물질로 구분되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죠. 마스크와 손수건으로 무장한 등산객들의 모습을 뉴스에서 종종 볼 수 있지만, ‘초미세먼지’가 뚫지 못하는 것은 없습니다. 결국 미세먼지에 노출 자체를 삼가야 한다는 것이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극심했던 3월, 폐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수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질병관리본부 또한 일반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때마다 만성 폐쇄성 질환자, 폐암 발생률이 함께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혔죠. 굳이 밖에서 운동하기 위해 본인의 몸을 발암물질에 장시간 노출하고 싶으신가요?

우울증, 자살률 증가

얼마 전 서울대 연구 팀은 성인 26만 명을 대상으로 거주지별 대기오염의 농도와 자살 발생률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충격적인 결과였죠. 미세먼지에 가장 많이 노출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약 4배가 넘는 자살률을 보였습니다. 미세먼지가 뇌에 염증을 일으켜 우울증과 불안장애 확률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때마다 전체 자살률이 약 3.2%씩 상승한다는 사실을 밝혔죠. 사실 뿌연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나빠지지만, 그것에 신체를 오랫동안 노출할 경우 정신적 피해는 더 구체화됩니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실내에서, 너무 격렬하지 않은 운동을 선택하세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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