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스타와 책! 아이돌 셀러 돌풍

2018.04.12

스타와 책! 아이돌 셀러 돌풍

‘오빠들 따라 책 읽는다?!’
아이돌의 인스타에 등장한 쉬는 시간 풍경이 때아닌 ‘국민 독서’ 열풍을 낳고 있다는 걸 아시나요?

보기만 해도 탄성이 절로 나오는 우리 오빠들…
(응?)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본능적으로 주목하는 우리는

우리 오빠가 무얼 먹고 마시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 어디를 가는지,

낱낱이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죠.
그리고 나도 모르게 직접 따라 해보고는 하는데…

이런 걸 두고 ‘거울 뉴런’을 통한 ‘모방 심리’의 일종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잠깐 상식! 거울 뉴런이란? 타인의 행동이나 의도 또는 감정을 머릿속에서 추측하고 모방하며, 인간의 공감 능력을 담당한다고 알려진 신경세포. 상대방의 표정이나 몸짓, 그 상황에서 얻은 정보를 부호화하여 즉각적으로 상대방 의도를 읽어낼 수도 있다.]

사실 그보다 더 단순합니다.
좋아하는 이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두는지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이는 책을 등한시하는 요즘,
오빠들 따라 뜻하지 않게 책을 사는 진풍경을 낳았죠.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요?

스타들이 미디어나 팬미팅 혹은 자신의 SNS에 독서 취향을 드러낸 후

어떤 내용의 책인지 궁금증을 참지 못한 팬들이 줄지어 그 책을 따라 사 읽게 되었다는 이야기!

바쁜 스케줄 중 시간 나는 틈틈이 독서를 하는,

책으로 힐링하는 스타들은 생각보다 훨씬 많거든요.

<효리네 민박> 시즌 1에 출연한 아이유와
출처: JTBC 홈페이지

시즌 2에 깜짝 얼굴을 드러낸 박보검 역시 쉬는 시간에 책을 읽으며 나른한 오후를 즐겼고
@hyorine_official

얼마 전 새로 선보인 tvN의 예능 <숲속의 작은 집>에 나온 소지섭 역시 하루를 보내는 주요 일과로 4권의 책과 전자책을 선택했죠. 그리고 이 중 사노 요코의 <죽는 게 뭐라고>는 방송 직후 검색어 상위에 오를 정도로 큰 관심을 받았고요.
출처: tvN 홈페이지

이 정도 가지고 ‘베스트셀러’ 운운하기에 부족하다 생각하시나요?
걱정 마세요, 좀더 본격적인 [스타와 책]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니까.

일명 ‘아이돌 셀러’라 불리는 기현상!
아이돌이 추천하며 뜻하지 않게 베스트셀러에 오른 도서를 일컫는 것으로,

그 대표 사례는 지금 가장 핫한 워너원의 강다니엘!
지난 3월 18일, 팬들과의 라이브 방송 중 “시요일로 시를 읽고 가사를 쓰기로 해요”라고 말한 것. 이를 계기로, 창비의 휴대폰 시(詩) 앱 ‘시요일’의 접속이 폭주하고, 그 후 4시간 넘게 접속이 마비된 것. 또한 이틀간 앱 다운로드가 1만5천 건 이상 됐다는 사실.
@changbi_insta

두 번째 주자는 레드벨벳의 아이린!
지난 3월 팬미팅 현장에서 언급한 <82년생 김지영>은 때아닌 페미니스트 논란으로 일부 남성 유저들의 과격한 행동을 낳았죠. 그로 인해 이미 베스트셀러였음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증폭돼 그 주에만 6만 부 넘게 팔렸다는 소식.
@irene.redvelvet

독서를 논할 때 방탄소년단도 빼놓을 수 없죠.
<1Q84>와 <데미안> 등의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가사를 쓰는 것으로 잘 알려진 그들은 ‘봄날’ 뮤직비디오에 단편집 <바람의 열두 방향>에 수록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을 인용한 후 출판된 지 4년이 지난 책을 1만1천 부 넘게 팔리게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으니까.
@bts.bighitofficial

엑소의 세훈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람에게 미움받고, 시간에게 용서받았던”이라는 산문집 한 구절을 올렸죠. 이 해당 구절이 박준 시인의 산문집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의 일부로 밝혀진 지 1시간 만에 4천 부 판매!
@oohsehun

또한 평소 독서광으로 알려진 최강창민부터
@changmin88

아이유,
@dlwlrma

수영까지!
아이돌이 좋아하는 글귀 혹은 읽는 책이 출판계 베스트셀러 순위를 바꿔놓고 있죠.
@hotsootuff

그런데 비단 아이돌만 책 판매에 영향을 주는 걸까요?
평소 동경하던 스타들이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은 책은 독서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켜 서적에 관한 전반적인 관심을 높여주고 있어요.
그들의 ‘#북스타그램’만 봐도 이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죠.

김사랑 @sarangkim.love

정려원 @yoanaloves

한예슬 @han_ye_seul_

고아라 @ara_go_0211

김소연 @sysysy1102

공효진 @rovvxhyo

안재현 @aagbanjh

공현주 @konghyunjoo

이청아 @leechungah

윤현민 @yoonhyunmin

이유비 @yubi_190

이지혜 @jihyesharp

설인아 @_seorina

서현진 @itsme_seohyunjin

그리고 책을 너무 사랑해 책방을 연 인물도 있죠.
@mochi_1022

‘당인리 책 발전소’라는 책방을 낸, 책을 좋아하는 게 마치 공기를 마시는 것같이 자연스러운 느낌인 아나운서 김소영과
@mochi_1022

‘철든책방’이라는, 자신과 전혀 상반된 이미지의 책방을 차려 카이저 소제급 반전을 낳은 노홍철이 그 주인공!
@rohongchul

심지어 그는 지난 3월, 자신의 집 한 층에 책을 보는 공간인 ‘철든가정식책방’을 마련해 삶의 일부분으로서 책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일깨웠죠.
@rohongchul

자, 어떤가요,
갑자기 책이 읽고 싶어지지 않나요?

이처럼 스타들을 통해 오랜만에 출판계에 불어온 훈풍으로 서점은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이루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스타들이 언급한 특정 책만 판매되는 기현상과 자신에게 알맞은 책을 고를 안목을 먼저 갖추지 않고 무작정 따라 사는 것에 대한 우려, 책을 단순히 소장품으로만 인식하는 세태에 부정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타의 책 읽는 모습이 허세에서 비롯되었든, 모방으로 책을 따라 사든,
이처럼 책을 읽고 취향을 나누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아이돌을 통해 갖게 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나의 기쁨으로 변화하는 순간을 맞이하는 것!

또 아나요?
그들이 추천한 책 한 귀퉁이에서 나만의 힐링 포인트와 삶에 대한 지혜를 얻게 될지…!

“무엇보다 책 읽는 사람은 ‘섹시’하니까! (‘개취’일 수 있습니다…)”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컨트리뷰팅 에디터
    이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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