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파란 수영장

2018.04.25

by VOGUE

    파란 수영장

    디뮤지엄에서 전시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가 열린다. 참여 작가 마리아 스바르보바는 역사의흔적을 노스탤지어로 삼아 따뜻하고도 대단히 서늘한 사진을 찍는다.

    날씨로부터 어떤 영감을 받나. 사진을 찍을 때 자연광을 쓴다. 비가 오든 눈이 내리든 날씨가 맑든 신경 쓰지 않는다. 어떤 날씨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도 나에겐 영감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햇살이 비치는 날을 좋아한다. 당신의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건 색감이다. 색깔은 어떻게 표현하는지 궁금하다. 색깔은 나의 사진 스타일을 정의해주는 가장 강력한 요소다. 나는 파스텔 색상을 좋아하고 이는 작품의 완벽한 팔레트가 되어준다. 파스텔 팔레트와 대조되는 진한 빨강 혹은 파랑과 결합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에서 어디까지가 연출이고, 실제인지 궁금하다. 구성을 만드는 대칭성은 나에게 중요한 요소다. 일상생활에서도 대칭성을 좋아하고, 사진에서 모든 선을 조정한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체로 무표정한 표정을 짓고, 경직되거나 절제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혼 없는 눈빛, 굳어 있는 포즈, 감정의 부재는 보는 이로 하여금 사회적 역할에 대한 회의를 느끼게 만든다. 모든 이미지는 다른 장면으로 흘러들어 시리즈의 전체적인 내러티브를 형성한다. 감정의 부재 속에서는 이미 정해진 역할을 바꿀 수 없다. 복잡하고 몽환적인 내 사진은 상상의 세계를 상징한다.

    공산주의 체코슬로바키아의 역사적인 공예품과 환경에서 영감을 얻었다. 작품 세계에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말해달라. 80년 된 삭막한 수영장 건물로부터 영감의 ‘불꽃’을 받았다. 수영이 스포츠보다 사회적 의무로 여겨지던 시대다. 하얀 타일로 둘러싸인 살균된 공간에 그토록 많은 ‘No Diving’ 사인이 있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나는 수영장에 완전히 매혹당했다. 수많은 선, 하얀 타일, 완벽한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이 있는 특별한 건축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또한 물의 고요함과 거울 같은 반사에 감동을 받았다. 요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면. 새로운 카메라 핫셀블라드 H6D-100c에 빠져 있다. 모든 프레임이 환상적이다.

      에디터
      조소현
      포토그래퍼
      COURTESY OF MARIA SVARBO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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