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칸예 웨스트가 정신이상자?

2018.04.27

by 황혜영

    칸예 웨스트가 정신이상자?

    래퍼 칸예 웨스트와 그의 부인 킴 카다시안의 트위터가 또 한번 시끄럽습니다. 먼저 미디어에 할 말이 많아 보이는 듯한 킴 카다시안의 트윗을 보시죠.

    제 남편을 악마로 만들려는 언론에 꼭 해야 할 말이 있어요. 칸예의 트윗이 다소 듣기 불편하거나 그가 유별나게 굴고 있다고 해서 마치 정신병에 걸린 사람처럼 단정 지어버리는 기사들이 정말 무서울 정도네요. 제 남편은 언제나 그랬듯, 단지 자기 감정과 생각에 솔직할 뿐이에요.

    정신병이라고요? 킴은 남편을 정신이상자로 몰아가는 언론에 민감할 만합니다. 실제로 2016년 천재 뮤지션이자 래퍼,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가 갑작스러운 정신이상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죠. 피해망상과 우울, 불안과 탈수 증세까지 겹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가 입원 치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사람들은 어딘가 이상한 징후를 느꼈습니다. 2016년 당시 콘서트와 공식 석상에서 보여준 부적절한 태도와 발언, 과격한 트윗 멘션 등이 있었죠.


    최근 “칸예가 다시 이상해진 것 같다”는 사람들의 코멘트 또한 그의 SNS에서 시작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먼저 최근 이슈가 된 트윗부터 살펴볼까요? 특히 트럼프에 관한 내용이 화제입니다.

    “당신이 꼭 트럼프에 동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그를 사랑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트럼프와 나는 둘 다 용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는 내 형제이고 나는 모두를 사랑한다. 나 아닌 누군가와 전적으로 동의하는 경우는 없다. 그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개별적으로 만드는 이유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독립적인 사고를 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의 친구가 다리 위에서 뛰어내린다고 해서 당신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 당신이 당신답게 행동하는 것은 진정한 당신이 되기 위한 싸움이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이 가진 트럼프에 대한 생각은 50:50으로 나뉜다. 하지만 나는 힐러리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하지 않는다. 난 힐러리도 사랑한다.”

    “방금 내 아내가 전화를 해서 모두에게 트럼프에 대한 내 생각을 명확히 밝히라고 하네요. 나는 트럼프가 하는 일에 100%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가 아닌 어떤 누구와도 100% 의견을 같이하지 않아요. 그게 나 자신이 아닌 이상.”

    킴이 전화까지 해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한 것을 보니, 트럼프와 관련한 그의 트윗이 신경 쓰이긴 했나 봅니다. 하지만 칸예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트럼프의 선거 구호였던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모자 사진을 올리며 그 위에 사인이 되어 있다고 자랑하는 듯한 사진을 업로드했죠.

    트럼프는 그의 #소통에 응답하며 이런 트윗을 올렸네요. 

    “고마워 칸예! 정말 쿨하다.”

    사실 칸예와 트럼프의 #교류가 여러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트럼프는 대선 당시부터 각종 인종차별, 성차별 등의 발언과 행동을 일삼아 사람들의 비난을 받아오고 있기 때문이죠. 걱정된 그의 부인이 다시 한번 나섰습니다.

    “칸예가 트럼프에 대해 말할 때 말이죠… 대다수의 사람들(저를 포함한)이 이 문제에 대해 굉장히 다른 의견과 감정을 갖고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건 그의 의견이에요. 저는 자신만의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들을 신뢰해요. 그게 저의 것과 아주 다를지라도 말이죠. 참고로 칸예는 한 번도 트럼프의 정치 공약에 동의한다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킴 역시 문제를 확실하게 인지하는 것 같네요. 혹시라도 남편이 트럼프의 정치 공약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비칠까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코멘트죠. 칸예가 걱정시킨 건 킴뿐만이 아닙니다. 그의 친구 존 레전드도 문자를 보냈죠.

    “나야, 존 레전드. 난 네가 트럼프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걸 재고했으면 좋겠어. 너는 트럼프와 그가 주장하는 바에 대해 지지하기엔 너무 영향력이 큰 사람이야. 너도 알듯이 니가 말하는 것은 너의 팬에게 큰 의미가 있어. 니 팬들은 너를 굉장히 좋아하고, 너의 의견을 존중하지. 너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배신당했다고 느끼고 있어. 왜냐하면 그 사람들은 트럼프의 정치가 야기하는 해로움을 잘 알기 때문이지. 특히 백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말이야. 트럼프를 지지하는 게 니가 쌓아온 업적의 일부가 되게 하지 마. 너는 우리 세대에서 가장 훌륭한 아티스트야.”

    그러자 칸예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그리고 그 대화 내용을 트위터에 캡처해 올리기까지 했죠.

    “네 의견 고마워 존. 나도 너를 아주 많이 좋아해. 근데 니가 내 팬이나 업적을 이 대화에 들먹거린 건 내 자유로운 생각을 조종하던 두려움에서 근거한 전략이야.”

    “자유롭게 생각해. 그치만 맥락과 공감에 대한 부분을 함께 고려해주길 바라. 너 같은 사람의 말과 행동은 결과가 따르니까… 그리고 니가 문자를 캡처해서 포스팅하니까 하는 말인데… 나 새 싱글 앨범 나왔어.”

      

    다른 건 몰라도, 킴의 말처럼 칸예가 본인의 주장이 아주 확실한 사람이라는 건 확실합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일기장에 쓸 만한 말도 거침없이 SNS상에 쏟아내죠. 팔로워가 2천만 명이 있으니 한번 업로드한 순간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조차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오히려 피드를 내리다 보면 대범하고 확고한 그가 부러울 정도.

    “최대한 투명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라. 체스 하는 것처럼 수를 두거나 연기하는 것을 멈춰. 공포가 아닌 사랑에 근거한 결정을 내려라.”

    “‘트렌드’라는 것은 항상 늦기 마련.”

    “너는 최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도움이 되기보다 단지 방해가 될 뿐이야. 너만의 비전을 따르도록 해. 사랑으로 행동해. 니가 정말 사랑하는 일을 하도록 해,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가능한 한 빨리 그 일을 멈추도록 해.”

    개중엔 살짝 지나치게 감동적인(?) 멘션도 있습니다.

    “적이라는 개념 자체를 믿지 마. 우린 항상 경쟁하도록 만들어졌을 뿐이야. 뭔가를 이기려고 하지 말고 그냥 니가 되도록 해. 모든 일을 니가 다 할 필요는 없어. 니가 사랑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온 우주가 너를 도와줄 거야.”


    그리고 자신의 트위터는 한 권의 ‘책’이라고 하는군요.

    “아, 참고로 이건 내가 진짜로 쓰는 내 책이야. 어디다 몇 페이지씩 쓰라고 말하는 출판사나 홍보 담당자도 없지. 이건 돈을 위한 게 아니라, 표현되어야 하는 내 본능일 뿐이야.”

    조금 알쏭달쏭하죠…? 꽂히는 날이면 1시간에 하나씩 올리는 그의 트윗. 지난 4월 14일에 다시 시작했지만 이미 12일 만에 220개가 넘는 트윗을 올렸습니다. 엄청난 양이죠? 이 중에 킴이 가장 좋아한 트윗은 현재 이지가 얼마나 승승장구하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지는 수억만 달러를 벌어들일 거야. 역사상 두 번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회사지. 마치 데카콘이 되어가고 있는 유니콘이랄까.”


    참고로 데카콘은 머리에 10개의 뿔이 달린 상상 속의 동물로, 흔히 기업 가치가 약 10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비유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

    칸예의 트위터에 따르면 이지 서플라이는 “엄청난 창의력을 지닌 천재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역사상 가장 큰 의류 회사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그는 “갭에서 체인을 담당했던 수장을 고용했다”고 전했죠.


    “이지 350은 4시간 만에 40만 켤레가 팔렸지. 이 기록에 근접한 건 아이폰 하나뿐이야.”

    외신의 보도처럼 단지 아픈 사람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이죠? 마치 폭주 기관차처럼 뿜어내는 칸예의 트윗에 사람들이 당황할 만합니다. 하지만 “정신병은 장난이 아니니 너무 캐주얼하게 그런 단어를 사용하는 언론은 당장 멈춰야 한다”는 킴 카다시안의 의견은 틀림이 없어 보이네요. 

    마치 살아 있는 명언 제조기처럼 비장미 넘치는 트윗을 마구 쏟아내는 칸예 웨스트. 앞으로 보여줄 트윗은 물론 그가 적은 미래의 계획 중 몇 가지가 현실로 이루어질지 더욱더 궁금해지네요.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Splash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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