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감각의 도시

2018.05.30

감각의 도시

발리에서 요가와 서핑, 오가닉 푸드 이상을 원하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발리의 모던과 럭셔리가 담긴 현지 아트 피플의 가장 감각적인 리스트.

프라이빗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빌라 사마다나.

빌라 사마다나 빌라 사마다나(Villa Samadhana)는 한국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발리 동쪽의 고요한 해변 마을 케트웰((Ketewel)에 자리 잡고 있다. 아무에게나 권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7,400㎡에 달하는 광활한 부지를 독점하는 프라이빗 빌라이기 때문이다. 다섯 개의 침실, 25m짜리 인피니티 풀, 개인 집사, 5성급 룸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니 웨딩 이벤트나 프라이빗 파티에 적합할 것이다. 물론 대저택에 혼자 남은 재벌 상속녀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어서 예약한대도 말릴 사람은 없다. ‘사마다나’는 고대 산스크리트어로 ‘내면의 평화(Inner Peace)’를 뜻한다. 인테리어는 그 이름에 철저히 부합한다. 발리 전통 양식과 현대 시설이 어우러진 이곳은 말레이시아 건축가 청 유 콴이 설계했다. 그는 아만 리조트(Aman Resort)와 코모 샴발라(COMO Shambhala) 등 열대 지역의 이그조틱한 풍광을 럭셔리하게 재해석한 작업으로 명성을 얻었다. 조경은 COMO 호텔 체인 여러 곳에 참여한 랜드스케이프 디자이너 트레버 힐러가 맡았다. 빌라 내부는 타이 실크와 아시아 앤티크 가구로 꾸몄다. villasamadhana.com

다 마리아 스미냑 중심가에 위치한 다 마리아(Da Maria)는 오스테리아 스타일 모던 이탤리언 레스토랑이다. 피자, 파스타 등 간단한 음식과 와인을 판매하고, ‘발리에서는 모든 요일이 토요일’이라는 정신 아래 심야에는 디제잉 파티를 연다. 와인, 디자인, 패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damariabali.com

모텔 멕시콜라 발리 힙스터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멕시칸 레스토랑 겸 클럽이다. 1960년대 아카풀코 스타일과 전설적인 미국 TV 쇼 <왈가닥 루시>의 캐릭터 리키 리카르도(데시 아나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총천연색 색감과 타일 장식은 과연 남미의 열정과 빈티지 사진 속 캘리포니아의 여유를 전해준다. 고기가 듬뿍 들어간 부리토처럼 미국화된 멕시칸이 아니라 정통 멕시코 요리를 지향한다. motelmexicola.info

카움 & 포테이토 헤드 비치 클럽 여행을 가면 그 나라 식도락 문화의 극치를 경험해보고 싶은 건 당연지사다. 하지만 발리 와룽(작은 로컬 식당)의 메뉴는 지극히 한정적이고, 고급 인도네시아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은 흔치 않다. 카움(Kaum)은 포테이토 헤드 비치 클럽에 속한 인도네시안 레스토랑이다. 개장 전 인도네시아 전역을 돌며 지방 요리 비법을 수집하고 식재료 생산자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맛도, 인테리어도, 여느 인도네시아 레스토랑에서 떠올릴 수 없는 ‘정갈함’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곳이다. kaum.com

로카보어 우붓 한복판에 자리한 로카보어(Locavore)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현지에서 생산한 것만 취급한다. 유럽 컨템퍼러리 파인다이닝이지만 모든 식재료와 양념은 발리와 인근 지역에서 공수한다. 발리산 전복, 숨바와 섬에서 난 굴은 물론이고 조리 도구, 식기, 칵테일 글라스 하나까지도 지역 공방에서 만든 것이다.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 50(theworlds50best.com)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기가 좋은 곳이라 예약은 필수다. 캐주얼은 괜찮지만 맥주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티셔츠, 러닝셔츠, 비치웨어를 입으면 출입이 제한될 수 있다. locavore.co.id

셀렉션이 좋은 카난 부티크 & 갤러리.

카난 부티크 & 갤러리 카타마마 호텔 안에 위치한 카난(Canaan)은 지역 장인들의 공예 상품을 전시, 판매하는 곳이다. 패브릭, 향초, 바구니, 사진, 의류, 액세서리 등을 갖췄다. 규모가 크지 않아서 굳이 이곳만을 위해 방문했다가는 실망할 수 있으니 카르가(Carga), 킴 수(Kim Soo) 등 스미냑의 핫한 리빙 숍을 연계한 쇼핑 투어를 계획해보는 편이 좋겠다. canaanbali.com

키자고고 스미냑에 자리한 키자고고(Kidsagogo)는 없는 아이라도 만들어서 선물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아동복 브랜드다. 순면을 이용한 에스닉한 디자인이 많다. 1981년 호주 여성이 설립한 브랜드로, 발리의 열대식물에서 영감을 얻은 귀여운 문양과 건강한 색감, 높은 완성도가 돋보인다. kidsagogo.com

카를로의 가구를 비치한 호텔 객실.

카를로 쇼룸 카를로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카를로 페시나(Carlo Pessina)가 설립하고, 발리에서 수공예로 생산하는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다. 코코넛 껍질, 나무껍질, 조개껍데기의 진주층 등 독특한 자연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주 하얏트 리젠시를 비롯해 멕시코, 이탈리아, 뉴욕, 몰디브, 스페인 등 세계 각지 최고급 호텔에 납품했으며, 프라이빗 레지던스 작업도 병행한다. 카를로 쇼룸이 위치한 사누르(Sanur)는 발리 동쪽의 부촌으로, 유럽 은퇴 이민자나 사업가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카를로 페시나도 여기 산다. 스미냑과는 또 다른, 우아한 발리의 모던 럭셔리를 만나보자. carloshowroom.com

나타샤 간 패션 디자이너 나타샤 간(Natasha Gan)은 호주 출신으로, 호주에서 패턴 메이킹을 전공하고 런던으로 건너가 H&M, 탑샵 등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2003년 자신의 레이블을 론칭했고, 1년에 여섯 차례 캡슐 컬렉션으로 작품을 발표한다. 이번 시즌에는 대담한 컷아웃과 러플 장식의 점프수트, 비대칭 헴라인 스커트, 트로피컬 프린트의 랩 드레스 등 파격과 실용, 극도의 여성성과 매니시함이 혼재된 스마트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나타샤 간은 미국과 유럽 등지의 컬렉션 숍에 입점해 있다. 디자이너는 현재 가족과 함께 발리에 살면서 저녁이면 캉구 해변에서 석양을 보고 주말에는 길리나 누사렘봉안으로 스노클링 여행을 떠나는 아름다운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디자이너 브랜드를 더 탐구해보고 싶다면 룰루 야스민(Lulu Yasmine), 마갈리 파스칼(Magali Pascal), 비아사(Biasa)도 주목할 만하다. 모두 스미냑에 부티크가 있다. natashagan.com.au

존 하디 부티크 전경.

존 하디 워크숍 & 쇼룸 1975년 캐나다 아티스트 존 하디(John Hardy)가 설립한 주얼리 브랜드로 뉴욕, LA, 휴스턴, 홍콩에 매장이 있다. 발리의 전통 주얼리 공예와 장인 정신에 영향을 받아 볼드하면서도 정교한 100% 실버와 골드 제품을 생산한다. 존 하디는 브랜드 기원이 된 발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우붓에 워크숍과 쇼룸을 설립하고 지역 공예가들을 후원한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발리에 대나무 묘목을 심는 ‘뱀부 컬렉션’을 운영해 100만 그루 이상의 대나무를 심기도 했다. johnhardy.com

코모 샴발라 이스테이트 스파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미냑의 바디웍스(Bodyworks)나 프라나(Prana)를 익히 들어봤을 것이다. 모두 세계적인 수준의 훌륭한 스파지만 보다 장기적인 치유를 원한다면 리트리트 호텔로 눈을 돌려보자. 우붓에 위치한 코모 샴발라 이스테이트(COMO Shambhala Estate)는 값비싼 은둔형 휴양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밀의 낙원이다. 요가 클래스는 기본이고, 인도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딕 의사, 영양사가 상주한다.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스파도 있다. 코모 샴발라 스파는 몸과 마음이 다시 태어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comohotels.com

    에디터
    조소현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글쓴이
    이숙명(칼럼니스트)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