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하루를 위해

2018.07.25

하루를 위해

고민 없이 무사하고 맛있는 하루를 위해.

<오늘도, 무사> 신수진(36, 책방 무사 주인, 뮤지션). 요조는 이런 자기소개를 선호한다. 서울 계동에서 제주로 옮긴 책방에 가면 여전히 그녀가 있다. 커피를 내리고, 책을 읽고, 때때로 오는 손님을 맞으며 지낸다. 그러다 문득 노랫말이 생각나면 가사를 적고, 책 <오늘도, 무사>를 엮었다. 도서 입고와 워크숍 운영 방법, 책방 운영에 대한 고민, 뾰족한 사람에서 무른 사람이 되기까지의 하루하루를 얘기한다. 요조의 글은 언제나 좋다. “오늘도 무사히 보내세요”라는 인사 같다.

<냉면의 품격> 우리나라에서 평양냉면의 지위는 이상하리만치 높다. ‘이 맛을 안다면 어른이다, 가위로 면을 자르면 자격 없다, 식초겨자다대기는 악이다’라며 엄격한 잣대를 들이민다. ‘슴슴한 맛’을 알아버린 고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지난 4월 남북 정상회담 만찬의 옥류관 냉면 때문에 혹한 신입은 갸웃한다. <냉면의 품격>은 평양냉면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이다. 음식 비평가 이용재는 서울경기 지역의 평양냉면집 서른한 곳을 리뷰해 분석, 비평한다. 메밀이 함유된 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고소한 맛, 뜨거운 고기 국물처럼 진하게 끓일 수 없어 더 어려운 국물, 고명으로 올라간 채소와 고기의 질감, 식당의 접객 수준과 환경까지 꼼꼼히 음미한다.

<고민과 소설가> 소설가 최민석은 정말 웃긴다. 나름 난제로 통화했는데, “무슨 상관인가, 살아도 한세상” 이런 식으로 경쾌하게 끝난다. 그가 <대학내일>에 2030세대의 고민을 상담했을 때 종종 읽었다. 요즘 말로 ‘웃픈 글빨’이다. 사연도 슬프고 사회도 답이 없는데 “그래도 웃어야지”라고 다독이며 조언하는 산신령 같았다. 남자 친구 SNS에 자기 사진이 없다는 고민에 “일단 바람둥이는 아니니 걱정 마세요. 그들은 SNS를 하지 않거든요”라고 안심(?)시킨 후 상담을 시작한다. 그 해답은 <고민과 소설가>에 담겨 있다. 그들의 고민이 거의 내 것이다. 내가 아직 젊거나, 고민은 나이를 타지 않나 보다.

    에디터
    김나랑
    포토그래퍼
    이현석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