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켄달 제너의 ‘금수저’ 모델 특혜 논란

2018.08.30

by 홍국화

    켄달 제너의 ‘금수저’ 모델 특혜 논란

    켄달 제너의 최근 인터뷰가 패션모델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금수저 특혜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켄달의 행동과 발언, 대체 무슨 일일까요?


    며칠 전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켄달 제너의 <러브> 매거진 인터뷰 기사입니다. 이 포스팅 하나로 모델계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우린(켄달 제너와 그녀를 관리하는 팀을 지칭하는 것 같군요) 처음부터 쇼를 굉장히 신중하게 선별했어요. 한 번에 30개 무대에 오른다거나, 하여튼 그녀들이 뭘 하든 알 바 아니지만, 전 그런 모델은 아니었어요. 난 캣워크뿐만 아니라 해내야 할 일이 어마어마하게 많았거든요. 이런 복잡한 상황 때문에 완전히 방전되어 지쳤고, 한 걸음 좀 멀리 물러나서 쉬고 있었어요.” 22세의 그녀는 ‘신경쇠약의 끝에 있음’을 인정하며 말했다. 

    지난 시즌 캣워크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한 것 같네요. 하지만 켄달이 말한 “Whatever the fuck those girls do”가 모델계를 발칵 뒤집습니다. 당연히 현직 모델들이 분노할 수밖에 없었죠. 모델 다리아 스트로쿠스(Daria Strokous)는 스토리에 아래와 같이 긴 글을 올립니다.

    “그게 뭐든 간에 걔네들이 하는 거” 있잖아, 그건 더 높은 곳을 향해 전진하는 그들의 최선이야. 가족들을 먹여 살리려고 돈 버는 거라고. 오, 그리고 (30개가 아니라) 70개의 쇼란다. 알았니? 우린 이 일을 하는 자신이 아주 자랑스럽거든? 

    모델 테디 퀸리반(Teddy Quinlivan)도 장문의 글을 올립니다.

    “우린 극한의 상황까지 몰아붙이더라도 이를 악물고 일하지. ‘한 시즌에 30개의 쇼를 서는 것’조차 꿈이거든. 뭐, 모델로 성공하면 에이전시에 빚을 지지 않을 정도로 돈을 벌고 모델 합숙소에서 나와 독립도 할 수 있지. 근데 있잖아, 부자 동네 모델들만 있는 게 전부 같아? 소말리아, 시베리아의 툰드라, 중국의 시골, 미국 테네시의 가난한 트레일러 파크 출신의 수많은 모델들도 생계를 위해 무대에 서고 있어.”

    모델 루마 그로치(Luma Grothe)도 긴 글을 풀어 썼군요.

    “이 일을 시작했을 때 3년은 거의 굶다시피 했어. 언젠가는 누가 날 알아봐주길 바라면서 매일 ‘무급’으로 일했거든. 돈이 없어서 크리스마스에 집에 가지도 못했어. 그저 내 이름을 기억하게 만들려고, 쇼에 설 기회를 얻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어.”

    “만약에 (이 글을 읽는) 네가 30개의 쇼에나 서는 ‘그 여자애들’ 중 하나이고, 업계에 네 이름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면 이것 하나는 알아둬. 널 정말 사랑하고, 넌 정말 끝내주게 멋지다는 걸.”

    그 외에도 모델들의 ‘분노’는 끝이 없이 이어집니다.

    “부탁인데, 그냥 조용히 입이나 다물고 있어.”

    “제정신이야? 우리가 일부러 게으를 수 있다고 생각해? 우린 미친 듯이 일하고 가진 걸 전부 다 내주고 있어. 너 그렇게 말할 자격 있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내 인생에서 이토록 간접적이며 공개적으로 망신당한 기분은 또 처음!”

    “와, 우린 그저 열심히 일하고 있고 (네가 말한) 뭐든 간에 그 여자애들이 하는 일은 있잖아, 집세를 내는 거야. 멍청한 생각 좀 넣어둬라.”

    모델 에이전시까지 등장합니다.

    “켄달에게 악의는 없다. 뭐, 각자 고민을 갖고 사는 거니까. 하지만 이게 (켄달이 말한) 우리가 하는 그 일이다. 아무것도 아닌 상태에서 시작하거든. 이 도시에 우리 이름을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단지 그 이름을 알릴 수 있다는 가능성 하나 믿고 죽을 만큼 일하거든. 우린 어떤 쇼에 설지 고를 수도 없고, 그저 우릴 한 곳이라도 한 명이라도 불러주길 기도할 뿐이다. 30개의 쇼에 설 수 있다면, 무조건 다 해야지. 선택권이 없는걸? 당연히 지치고, 원하는 바도 아니지. 우리도 쇼를 선택할 수 있다면 너무 좋겠네. 하지만 우린 가장 힘든 길을 가야만 한다.”

    그리고 주변 모델들의 ‘폭로’도 이어집니다. 켄달과 함께 빅토리아 시크릿 무대에 섰던 레오미 앤더슨은 아래와 같은 트위터 멘션을 올리죠.

    “충격이긴 한데, 놀랄 것도 없어. 모두가 켄달처럼 캐스팅도 안 보고 일도 적게 하면서 돈을 쓸어 담는 것도 아니고. 켄달은 신중한 게 아니라 열심히 안 해도 모든 광고 캠페인을 찍는 것뿐이야.” 

    사실, 켄달 제너의 첫 번째 빅토리아 시크릿 쇼 데뷔는 빅토리아 시크릿 측이 켄달을 위해 준비한 그녀의 ‘생일 선물’이었답니다. 누군가에겐 꿈의 무대죠.

    kendall jenner from victoria's secret show, birthday gift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모델들이 자기(켄달)에게 말도 안 걸고 이상하게 대한다고 인터뷰했지? 그런데 켄달이 다른 모델과 늘 떨어져 앉아서 늘 디자이너나 관계자들하고만 대화해.”

    “보통 모델은 8시간 넘게 기다리면서 옷을 피팅하거든? 그런데 켄달이 피팅하러 온 걸 본 적이 없어. 왜냐고? 편하게 피팅하라고 집으로 옷을 보내주니까.” 

    “난 예전에 켄달의 피팅을 대신 해주는 일도 했어. 그런데 한 번도 날 인간적으로 대한 적도 없었고, 마네킹처럼 날 이리저리 돌렸지. 한 번도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어.”

    “쇼 피팅 때 안 나타나는 건 예사지. 치수가 같은 모델에게 그녀를 위해 대신 피팅하게 했어.”

    실제로 켄달의 특혜가 엄청났군요. 모델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대기’와 ‘피팅’은 물론 ‘리허설’까지 전부 스킵했으니, 하루 종일 백스테이지에서 먹고 자며 단 10초를 위해 준비하는 동료 모델들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문제가 일파만파로 커지자 켄달 제너는 트위터에 글을 올렸습니다.

    “최근에 한 인터뷰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어. 운이 나쁘게도 불평불만처럼 보였는데, 뜻을 좀 바로잡고 싶어. 내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힘든 동료들에 대한 존중이지.”

    “나 역시 수면 부족, 끝나지 않는 일, 일에 대한 헌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의 고립, 여행 스트레스,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 모두 겪었어. 그리고 동료들은 여전히 그것을 겪고 있고 너무 아름다워.”

    “난 많은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그래서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행운도 가졌어. 모두가 성공했으면 해. 항상 멋지길!”

    “그리고 오늘, 그리고 매일 친절함을 배우도록 하자.”

    하필 올린 사과문조차 ‘비꼬는’ 말 같아서 동료 모델들은 더욱 격분하게 됩니다. 모델 블라다 로슬랴코바(Vlada Roslyakova)가 쇼장에서 잠들고, 겨우 끼니를 해결하며 대기 중 잠든 모델들의 사진을 올렸죠.

    문제의 그 티셔츠를 입은 자신의 사진도 올린 블라다 로슬랴코바.

    맙소사, 심지어 모델들의 공분을 산 켄달의 말 ”ONE OF THOSE GIRLS”는 ‘티셔츠’로도 제작했군요.

    BITCH DO YOU KNOW HOW IT FEELS ? @quotesbythequeen ( TEE is about to💥tomorrow )

    Magdalena Frackowiak 🕊(@frackowiakmagdalena)님의 공유 게시물님,

    백스테이지에서 쪽잠을 자는 모델의 모습과 함께 “야, 니가 이 기분을 알긴 해?”라는 문구가 적혀 있군요! ⓒQUOTESBYTHEQUEEN

    ⓒQUOTESBYTHEQUEEN

    누군가에겐 그저 이 상황이 에피소드일 수 있지만, 단 한 개의 쇼라도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투잡을 뛰는 모델들에겐 억장이 무너지는 일이죠!

      에디터
      홍국화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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