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의 오뜨 꾸뛰르 드레스를 입은 신부, 키아라 페라니
지난 주말, 키아라 페라니와 가수 페데즈의 결혼 소식이 SNS를 온통 도배했습니다. 이탤리언 커플답게 시칠리아의 노토에서 하객 160명을 초대해 아름다운 결혼식을 올렸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인플루언서 중 한 명인 키아라의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웨딩드레스에 집중되었습니다. 그녀의 선택은? 바로 디올의 새하얀 오뜨 꾸뛰르 드레스였죠. 리허설 디너에서 입었던 프라다, 신부와 신부 들러리들을 위한 알베르타 페레티의 드레스처럼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디자인한 이 웨딩드레스 역시 이 시대 여성을 위한 숨은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과연 키아라 페라니의 웨딩드레스가 어떤 방식으로 여성을 지지했을까요?
“이탈리아 여성 디자이너 세 명이 함께 결혼식을 위한 드레스를 디자인하는 작업이 정말 중요했어요.” 키아라가 <보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마다 저와 함께한 그분들이 디자인한다는 사실 말이죠. 언제나 독립성과 창의력을 잃지 않는 동시에 저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들이에요.” 그녀가 활동을 시작한 초창기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디자이너 알베르타 페레티와 프라다, 디올의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그녀를 위해 모였습니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프랑스의 패션 하우스에서 이렇게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최초의 여성 디자이너일 뿐 아니라, 디올이라는 브랜드에 완전히 새로운 영향력을 불어넣었어요. 여성의 새로운 역할과 페미니즘에 대한 메시지까지 말이죠. 이건 제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예요.” 키아라가 일방적으로 디자이너를 흠모하는 것은 아닌 듯하군요. 키우리 역시 <보그>에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항상 키아라를 동경해왔어요. 그녀는 페미니스트에게 롤모델과도 같죠. 동시대 비즈니스 우먼이자, 여성으로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은 채 그녀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으니까요.”
그렇다면 키아라 페라니의 웨딩드레스에 숨겨진 디테일을 살펴볼까요?
키아라가 한 가지 포기해야 하는 것이 있었다면, 그녀가 맨 처음 상상한 자신의 웨딩드레스에 대한 이미지였습니다. 물론 키아라는 흔쾌히 그 아이디어를 내려놓았죠. “꿈에라도 디올에서 저를 위한 꾸뛰르 드레스를 디자인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지난해 디올과 첫 번째 드레스 미팅에서 그녀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디자이너 키우리는 키아라가 현대 여성을 대변하는 디자인을 원한다는 사실을 단박에 감지했죠. 이탤리언 헤리티지와 페미니스트 정신에서 영감을 얻은 이번 웨딩드레스는 무려 1,600시간의 제작 시간과 400m의 패브릭을 들였다고 합니다. “남부 프랑스와 이탈리아 지역의 고대 관습을 떠올리며 코바늘뜨기 기법으로 점프수트를 제작했어요. 당시 여성과 밀접하게 연관된 기술이었죠.”
웨딩 파티와 드레스의 앙상블
신부 들러리 여섯 명은 키아라의 활동 초창기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알베르타 페레티의 디자인을 입었습니다. 브랜드의 아카이브에서 선택한 디자인에 업사이클링 원단과 안감, 지퍼로 완성한 지속 가능한 드레스였죠. “환경을 생각한 지속 가능한 가운을 디자인하면서 우리는 키아라와 페데즈의 결혼이 그들의 사랑과 결합을 축하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윤리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주었으면 했어요.” 디자이너 알베르타 페레티가 말했습니다. 키아라의 엄마 또한 알베르타 페레티의 짙은 청색 드레스를 입었고, 태어난 지 다섯 달 된 그녀의 아들 레오는 디올에서 제작한 귀여운 블랙 오버올과 주문 제작한 셔츠를 입고 있었죠. 레오의 이니셜과 아기 사자 이미지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이날의 또 다른 주인공인 신랑 페데즈는 좀 더 확고한 이탤리언 스타일을 고수했습니다. 베르사체 수트를 입었죠.
대망의 결혼식!
결혼식은 커플이 예고했듯 시칠리아에서 치렀습니다. 결혼식 전날 리허설 디너의 막이 열린 곳은 18세기에 지어진 시내 중심에 웅장한 건물 팔라초 니콜라치. 하객들이 전용기를 타고 도착한 이곳에서부터 성대한 파티가 이어집니다. 결혼식은 넓은 정원과 과수원이 있는 디모라 델레 발체 부티크 호텔에서 열렸습니다. 피로연 파티 때는 라이브 뮤직과 함께 코첼라에서 영감을 얻은 파티 장소로 변신했죠. Brothers&Sisters의 웨딩 플래너 알레산드라 그릴로가 큐레이션한 이번 결혼은 시칠리아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시칠리아 시골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장미와 작약 같은 꽃으로 장관을 이뤘죠. 소셜 미디어에 열정적인 커플답게 그들은 결혼식 관련한 어떤 포스팅도 금지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SNS에 관한 전문가예요. 이곳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언제 어느 때건 원하는 포스팅을 자유롭게 하길 원하죠.” 신부 키아라가 얼굴을 붉히며 이야기합니다. 결과는요? #페르난데즈 부부는 결혼식 당일, 그 누구보다 많은 주목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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