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HANNA RULES
카키색 가죽을 입고 올백 머리를 한 리한나가 <보그> 사무실에 등장했다. 앨범 판매량 5,400만 장, 음원 판매량 2억 1,000만 곡, 셀 수 없는 스트리밍 다운 횟수의 기록을 보유한 바로 그녀 말이다. 영국 ‘No.1 싱글’ 타이틀을 아홉 번 차지하고 아홉 번의 그래미상 수상까지. 게다가 그녀의 뷰티 브랜드 ‘펜티(Fenty)’는 전 세계 1,600개 매장을 열며 뷰티 제국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패션계는 물론 음악계와 문화계에서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끼치는 리한나를 만났다. “에드워드!” 리한나가 자신의 오랜 친구이자 영국 <보그> 편집장인 에드워드 에닌풀을 불렀다. “드디어 <보그> 사무실에 들르네요.” 그녀의 수행원들이 두 줄로 서서 <보그> 사무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모습은 가히 볼만했다. 사무실은 그녀가 입을 의상이 빼곡히 걸린 옷걸이, 무지갯빛으로 화려한 힐, 책상 위에 쌓인 무드 보드로 터져나갈 상태였다. “조금 더 애틋하게 인사해야 하는데, 너무 정신이 없네요. 이 물건들 때문에.” 올해 서른 살이 된 바베이도스 출신 슈퍼스타가 즐거운 제스처를 보이며 말했다. 그녀는 <보그> 촬영에 대해 상의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녀와 에드워드는 이미 수개월 동안 문자와 이메일로 참고 자료와 패션쇼 의상을 서로 주고받으며 작업해왔다. 하지만 이렇게 한 공간에 함께 자리한 것은 처음이다. 늦은 밤 수없이 통화를 하고 시각적인 자료가 수없이 오간 뒤 마련한 자리였다. “에드워드, 정말 대단하군요!” 리한나가 소리쳤다. 두 사람은 옷이 걸린 행어를 사이에 놓고 서로 바라보며 다음 날 찍을 이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마무리하던 중이었다. “왜 그렇게 진지해요?” 이야기 나눌 만한 조용한 구석 자리를 드디어 찾아낸 에드워드가 웃으며 말했다.
Vogue 우리가 처음 만나서 일한 때가 2014년이었죠. 그때를 떠올리면 뭐가 기억에 남는지 알아요? 당신 손이 생각나요. 모든 것을 당신 손가락 끝에서 컨트롤했죠. 당신과 함께 일할 때면, 늘 아이디어로 가득 찬 터널에 들어갔어요. 그렇게 밀어붙이는 게 하나도 두렵지 않았어요. 우리가 지닌 공통점으로는 또 뭐가 있을까요?
Rihanna 우리 둘 다 흑인이잖아요.
Vogue 우리 둘 다 흑인이죠.(웃음)
Rihanna 그리고 우리 둘 다 어려서부터 일을 시작했죠.
Vogue 당신이 어려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 모두가 당신을 매력 넘치고 편안한 사람으로 생각한 것 같아요. 사람들은 당신이 청소년인 것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죠.
Rihanna 분명, 지금보다 더 힘들기는 했어요. 나이가 더 들면 뭔가를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죠. 그렇지만 어떤 분야든 꼭 어린 나이에 뛰어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제게는 컬처 쇼크였어요. 처음 프로모션 투어를 나섰을 때 전 불과 17세였으니까요. 사람들이 저를 캘리포니아에서부터 네바다 끝까지 데리고 다녔어요. 라디오는 방송국마다 들렀고요. 심지어 차 타고 다니면서도전화로 인터뷰를 했죠. 다음 인터뷰 장소로 이동하는 중에도 인터뷰를 한 거예요.
Vogue 나이가 들어도 거의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그 시간 동안 뭔가를 배워가기는 했겠지만요…
Rihanna 균형이죠. 균형을 잡는 게 최고로 중요한 사항이 되었어요. 심지어 중간에 포기하더라도 균형은 늘 제 목표랍니다. 일을 등한시하라는 뜻이 아니에요. 성취감 느끼는 방법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Vogue 당신과 일하는 팀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어요. 그리고 당신은 그 사람들을 위해서 투쟁하죠. 당신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어요.
Rihanna 친구들을 사귈 때 굉장히 까다로워요. 모든 사람들에게 제 마음을 활짝 열고 싶지는 않아요. 그래서 멋지고 의리 있는 사람들을 찾으면, 그들을 그냥 두고 싶지 않아요. 저는 10대 시절부터 제 힘으로 이 업계에서 버티며 활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주위 사람들은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Vogue 아티스트로서 무엇을 하든 당신은 절대 자기 복제는 하지 않죠.
Rihanna 단지 제 기분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제가 지루해지면 다른 뭔가를 시도해보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아티스트로서 모든 활동이 시각적인 것에 주도되죠. 그렇게 밀어붙이고 싶으면서도, 뻔하게 표현하고 싶지는 않죠. 제가한결같이 고수하는 것이 있다면 아마 청바지뿐일 거예요.
Vogue 당신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죠. 바베이도스에서 성장한 것이 그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Rihanna 맞아요, 특히 음악 이요. 사실 바베이도스에 살 때 집에서 음악이 많이 흘러나오거나 그러지는 않았어요.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했어요. 그리고 그 테이프를 틀어놓고 가사를 적고, 멈추고 앞으로 감은 후 다시 가사를 받아 적었죠. 카리브 해에서는 레게나 소카(Soca) 같은 느린 음악이 주를 이루죠. 거기 사람들은 발라드를 좋아해요.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50 센트와 자 룰(Ja Rule) 시대가 오더니 힙합이 더 사랑받게 되었죠. 그리고 미국으로 온 저는 각양각색의 아티스트와 장르를 접했어요. 그리고 마침내 마돈나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요! 제게 음악은 사탕과도 같았어요. 사탕처럼 다양한 음악을 골라가며 놀 수 있었으니까요.
Vogue 인생 최고의 순간은 언제였나요?
Rihanna 당연히 그래미상을 처음 받을 때였죠. 그런데 제가 이쪽 일을 이해하기 시작하니까 그런 상은 점점 덜 중요해지더라고요. 신경 쓸 대상은 팬이에요. 그들이 행복하면 우리도 행복한 거죠. 그런데 팬들이 실망할까 봐 두려워요. 그런 기분이 싫어요. 뭔가에 대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순간을 과하게 즐기고 싶지 않아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니까요.
Vogue 10만 명 앞에서 공연하는 것은 어떤 기분인가요?
Rihanna 실제로 10만 명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카메라가 돌 때 10명 앞에서 공연하는 것보다 더 쉬워요. 그 관객들이 저 때문에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죠. 그 사람들은 제 음악을 사랑하고 공통점을 공유하고 싶어서 저를 보러 거기에 와 있는 거니까요. 그 한 가지 전제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만남인 거죠. 제가 공연장에서 그들에게 줘야 할 것도 딱 그거예요.
Vogue 사람들이 당신에게 가장 많이 구하는 조언은 무엇에 관한 것인가요?
Rihanna 남자에 관한 조언을 많이 구해요. 어떤 상대를 만나면 그 사람이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며 데이트에 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상대가 기대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사람들은 크게 실망하고 말죠. 사람이라면 응당 더 나아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어요. 그렇지만 자신이 만난 상대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여야 해요.
Vogue 당신은 제가 아는 모든 여성들이 상상하는 딱 그런 여성이에요. 정말이에요. 왜 그럴까요?
Rihanna 질문이 잘못된 것 같군요. 저도 모르겠어요. 요즘 군살이 많이 붙었는데,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Vogue 이런 말 어떨지 모르겠는데, 지금 딱 보기 좋아요.
Rihanna 다시 운동하려고 해요. 제 엉덩이나 허벅지 살이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조금은 빠지겠지만 너무 많이 빠지지는 않겠죠. 제 가슴을 생각하면 “완전히 없어질 수도 있겠네”라는 생각도 들죠. 그런데 모든 것은 다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어요. 빵빵한 엉덩이를 가졌다면 뱃살도 찌기 마련이죠.
Vogue 당신은 많은 여성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어요.
Rihanna 저도 좋아요. 그런데 이제 건강을 관리해야 해요. 서른이잖아요. 더 이상 건강 문제를 얼렁뚱땅 넘어갈 수는 없죠. 한밤에 맥 앤 치즈를 먹으며 대충 관리해선 안 되니까요.
Vogue 수많은 뮤지션이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죠. 그런데 당신은 ‘펜티 뷰티 (Fenty Beauty)’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잘 이끌어가고 있네요.
Rihanna 고마워요. 펜티 뷰티는 사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갖춘 사업은 아니었어요. 저는 그냥 다른 일을 할 때와 같은 접근 방식을 메이크업에도 적용했죠. 사람들이 이처럼 정서적 연대감을 제 브랜드에 가지리라고는 기대도 안 했어요. 모두들 자신의 피부색을 그대로 제품에 접목한 경우는 처음 접할 테니까요.(펜티 뷰티의 파운데이션 색은 40여 가지) 이것이 바로 저를 소비자들과 조금 더 가까이, 심지어 지금도 더 가깝게 이어주는 부분인 것 같아요.
Vogue 당신이 색다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요?
Rihanna 여성들은 늘 고려의 대상이고, 어떤 것에도 개의치 않고 배제되지 않는다고 느끼길 바라는 마음. 당연히 이것이겠죠.
Vogue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에디터
- EDWARD ENNINFUL
- 포토그래퍼
- NICK KNIGHT
- 헤어
- 유세프 윌리엄스(Yusef Williams)
- 메이크업
- 이사마야 프렌치(Isamaya Ffrench)
- 네일
- 제니 롱워스(Jenny Longworth)
- 플로리스트
- 아즈마 마코토(Azuma Makoto)
- 세트 디자인
- 앤드류 톰린슨(Andrew Tomlinson)
- 프로덕션
- 10-4Inc.
- 디지털 아트워크
- 마크 보일(Mark Boyle at Epilogue Ima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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