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책
사물의 중력 <혼자서 완전하게>에서 1인분으로 완전한 삶을 이야기하던 이숙명이 이번에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때 소비의 즐거움과 생활의 편리함을 안겨주던 물건이 언젠가부터 삶을 묶어놓는 닻으로 느껴진 저자는 물건과 이별을 결심한다. 손톱깎이, 트렌치 코트, 침대, 젓가락… 책에는 물건을 정리하며 떠올린 순간과 가치 있는 것으로 완성해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중고나라’를 실제 나라로, 오래된 냉장고를 할아범으로 부르는 등 물건과 더불어 사는 삶을 인간 세상처럼 비유해 키득키득 웃게 되는 지점이 한두 곳이 아니다. 하긴 이 넓은 세상에서 물건과 사용자로 만난 게 보통 인연인가. 다만 물건의 가치가 하도 입체적으로 그려진 탓에 독자로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긴 어려워진다. 헤밍웨이×백민석 <아바나의 시민들> 이후 백민석의 여행 에세이를 사랑하는 팬층이 따로 생겼을 것이라 생각한다. 소설의 세계에서 서늘할 정도로 냉소적이던 그는 여행의 세계에서 위트와 통찰이 넘친다. <헤밍웨이×백민석>에서 백민석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쿠바까지 헤밍웨이의 행적을 따라간다. 천재를 넘어 초인 같았던 헤밍웨이의 삶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그를 바라보는 백민석의 시선 역시 인상적이다. 작품의 탄생 과정을 따라가는 즐거운 여정이 지금껏 거장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있던 헤밍웨이를 생동감 있게 바라보게 해준다.
- 에디터
- 조소현
- 포토그래퍼
-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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