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아보카도 패러독스

2018.11.13

by 공인아

    아보카도 패러독스

    ‘플라스틱 프리’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이슈가 있으니 바로 아보카도 패러독스.

    <가디언>, <뉴욕 타임스> 등 외신은 ‘아보카도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에 대해 심각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몸에 좋고 맛있고 색감도 예쁜 아보카도에 비밀이 숨겨져 있다니, 대체 무슨 말일까요?

    관세청 통관량 기준으로 2017년에 우리나라에 수입된 아보카도는 약 6,000톤. 2012년 534톤이 수입된 것과 비교하면 5년 새 11배 이상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아보카도 열풍’은 비단 우리나라뿐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그야말로 아보카도와 사랑에 빠졌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아보카도 같은 수입 과일을 구입할 땐 건강만 따지지 말고 재배 환경과 사람들에 대해서도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슨 말일까요?

    지금부터 아보카도에 숨겨진 진실을 알려드릴게요.

    아보카도는 수자원 고갈을 유발한다

    아보카도는 물을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작물 중 하나입니다. 0.5kg의 아보카도를 수확하는 데는 272리터의 물이 필요하죠. 한 개 생산에 5리터가 필요한 토마토와 비교하면 엄청난 양! 인간이 마시는 물의 양에 대입해볼까요? 성인 160명이 하루에 마실 수 있는 양입니다. 물이 많이 필요한 게 뭐가 문제냐고요?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이 동원되면서 재배 지역의 가뭄을 유발한다는 것입니다.

    독일 공영방송 다스 에어스터는 아보카도 대량 재배 때문에 칠레의 강줄기가 말라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보카도 주요 산지인 칠레의 페토르카 지방에서 아보카도 재배를 목적으로 대규모 산림 벌채가 이뤄지고 지하수가 고갈되기까지 했다고 전했죠. 심지어 우물까지 말라 그 지역 주민들이 식수를 트럭 배달에 의존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니! 누군가의 건강과 입맛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죠?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도 아보카도 농사 때문에 심각한 가뭄 현상을 빚은 바 있습니다.

    아보카도가 산림을 파괴한다

    아보카도는 주로 중남미에서 생산되는데 돈이 되는 농작물이다 보니 생산 면적이 점점 늘어나는 실정입니다. 다른 작물을 재배하던 농민들까지 아보카도가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산림을 파괴하고 있죠. 지난해 AP 통신은 “미초아칸주에서만 매년 2,400만 평 규모의 숲이 아보카도 때문에 사라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여의도 30배 크기에 달하는 곳이 매년 벌거숭이가 되다니 놀랍지 않나요?

    아보카도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탄소 발자국’의 연구에 따르면 아보카도 한 개가 식탁에 오르기까지 약 420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아보카도를 산지에서 주요 수입국으로 옮길 때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데, 운송을 위해 항공기나 선박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라서 지구온난화와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죠. 

    아보카도는 범죄 조직과 연관되어 있다


    전 세계 아보카도의 1/3은 멕시코에서 생산됩니다. 그중 대부분은 미초아칸주에서 이뤄지죠. 문제는 이곳이 마약 조직이 득세하는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현지에서 ‘돈줄’로 통하는 아보카도 거래는 마약 조직이 통제해 힘없는 농민들은 마약 조직에 의해 수탈당하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어떤가요? 그저 유익한 줄만 알았던 아보카도를 둘러싼 진실, 너무 심각하지 않나요?

    최근엔 아보카도 소비를 줄이겠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라이프 트렌트 2019>의 저자 김용섭 역시 마찬가지. 그는 아보카도를 둘러싼 인간의 탐욕이 싫어 아보카도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지속 가능한 아보카도 소비 방법은 없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아직은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아보카도를 구입할 때 농장의 재배 방식을 보증하는 토양협회의 인증 마크(Soil Association)를 확인하는 것뿐.

    숨겨진 진실에 대해 알았으니 무조건 먹지 말자는 건 아닙니다. 그럼 또 반대 상황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테니까요.

    다만 이제부터는 무조건 몸에 좋은 식자재라고 해서 찬양하지 말고, 최소한 내 입에 들어가는 과일을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했는지 관심을 갖고 소비하자는 겁니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소비한다면 지구와 인간이 건강하게 공생하는 날이 분명 올 테니까요.

      에디터
      공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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