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몰랐던 푸꾸옥
베트남 휴양지는 짧은 비행시간, 저렴한 물가, 메콩강이 빚은 자연, 베트남 음식의 유행까지 더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이제 다낭, 냐짱의 스타 바통을 푸꾸옥이 받게 될 것 같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섬 푸꾸옥(Phú Quôc)이 휴양지로 주목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계속 개발 중인 관광상품, 도로와 마을을 정비하는 포클레인만 봐도 그렇다. 호찌민에서 1시간 정도 비행기를 타고 들어가며, 약 8,500명의 거주민이 사는 ‘거주지’로서의 섬이었다. 연평균 기온 27도, 햇빛에 서면 뜨겁고 바람이 불면 시원한 기후와 풍성한 어획량으로 무탈하게 살던 곳이다. 야시장에는 싱싱한 해산물이 넘친다. 노량진수산시장처럼 그 자리에서 해산물을 골라 주인과 흥정한 뒤 즉석에서 요리한다. 알싸한 베트남 라거 맥주, 호객하는 소음이 입맛을 돋운다. 진주를 파는 노점도 많다. 메콩 델타의 퇴적물이 쌓이면서 조개 양식이 활발해,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저렴하게 진주가 유통된다. 노점에서 파는 진주는 가짜일 확률이 높지만 말이다.
이곳에선 느억맘(생선 소스)을 사야 한다. 한국에서 베트남 음식이 유행하면서 마트에서도 느억맘을 팔지만, 푸꾸옥산은 대구 사과처럼 특산품을 뜻한다. 푸꾸옥 인근에서 잡히는 멸치가 향이 좋고 단백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해변의 멸치 건조장을 보거나 느억맘 공장을 방문할 수도 있다. 대형 나무통에서 익어가는 느억맘의 강렬한 냄새를 참을 수 있다면 말이다. 나와 동행인들은 선물용으로 푸꾸옥산 느억맘을 여러 병 샀다. 운이 나쁜 한 명은 공항 검색대에서 “파손 시 냄새가 날 수 있다”며 압수당했으니 주의하길.
푸꾸옥에는 7.9km로 세계에서 가장 긴 케이블카도 있다. 안토이 역에서 출발해 다섯 개의 섬을 지나 혼똠 섬에 도착한다. 174m 높이에서 보는 흩어진 섬과 바다가 수려하고, 해변에서 스티로폼을 튜브 삼아 노는 아이들이 정겹다. 15분이나 타고 가기에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섬을 휴양으로 찾을 때 리조트가 가장 중요할 거다. 새로운 파라다이스를 원하는 탐험가들이 푸꾸옥에서 휴양지로서의 가능성을 봤고, 고급 리조트를 세우고자했다. 그중 하나가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베랄드 베이(JW Marriott Phu Quoc Emerald Bay)다. 푸꾸옥 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로,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모래의 ‘켐(Kem)’ 해변에 자리한다.(Kem은 배트남어로 아이스크림이란 뜻이다) 이곳은 <타임>이 “이국적 럭셔리 리조트의 왕”이라 칭한 빌 벤슬리(Bill Bensley)가 설계, 건축했다. 가상의 라마르크(Lamarck) 대학이 컨셉이다. 라마르크는 다윈의 진화론에 기여했다고 평가받는 학자 장 바티스트 라마르크(Jean-Baptiste Lamarck)에서 가져왔다. “대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기에 항상 이 주제로 리조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또 많은 이들이 인생에서 대학 생활을 기억하고 싶어 하고요.”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서양식 건축물은 학과의 이름을 땄다. 이곳의 바는 화학과 실험실이다. 비커와 주기율표가 있고, 화학자(바텐더)가 시그니처 칵테일을 만든다. 주문할 때 화학자라고 부를 필요는 없다. 리조트엔 도서관과 대학 스포츠팀의 트로피 전시장까지 마련했다. 물론 베트남의 전통문화도 어우러져 있다. 이곳의 마스코트는 푸꾸옥의 토종견인 ‘푸꾸옥 리지백(Phu Quoc Ridgeback)’이다. 푸꾸옥 곳곳에서 이 토종견을 자주 볼 수 있다. 호이안의 고대 거리를 본뜬 곳에는 의상, 소품 상점이 자리한다.
좋은 건축이나 물건을 구별하는 기준은 ‘디테일’이다. 이곳의 직원은 이런 질문을 받아봤다. “여기 타일 종류가 몇 개죠?” 구역마다 타일과 카펫 디자인이 다르다. 벽지는 핸드 페인팅이다. 잭슨 폴록을 오마주한 연회장은 하늘에서 페인트를 쏟아 버린 것처럼 전위적이다. 빌 벤슬리와 그의 팀은 5,000여 개가 넘는 오리지널 앤티크 소품과 가구를 구하려고 유럽 전역을 돌아다녔다. 대연회장의 200년 된 프랑스산 철문, 1900년 대 초 쓰인 장부 등 호텔 곳곳은 작은 생활사 박물관 같다. 234개 객실, 스위트, 빌라 거의 모두 바다를 바라보고, 지상층은 전용 가든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의 필수이자 하이라이트인 미식과 스파 역시 충실하다. 올데이다이닝 레스토랑, 해변 그릴 레스토랑, 베이커리 카페 등이 있다. 벨 에포크에 와있는 듯한 분위기의 프렌치 레스토랑 핑크 펄이 가장 좋았다. 이곳을 위해 드레스업은 필수다. 스파는 프랑스에서 예로부터 치료제로도 쓰던 ‘버섯’과 그 버섯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테마로 한다. 앨리스가 토끼 굴로 떨어지는 장면을 표현한 비대칭 복도, 버섯이 그려진 가구와 벽화가 재미있다.
리조트는 자전거 투어(앞서 말한 느억맘 공장을 비롯해 후추, 진주 공장, 코코넛 감옥 등 근교 관광지로 떠난다), 서핑 요가, 수상 스포츠 등도 마련한다. 어린이를 위한 요가 댄스, 종이접기, 해산물 투어도 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야시장’ 컨셉으로 음식을 파는 노점이 들어서고 거리 공연이 펼쳐진다.
- 에디터
- 김나랑
- 스폰서
- JW Marriott Phu Quoc Emerald Bay(JW 메리어트 푸 꾸옥 에베랄드 베이)
추천기사
-
Beauty
All of My Favorite Beauty
2023.03.27by VOGUE PROMOTION, 박채원
-
Lifestyle
지금까지 이런 콜라보는 없었다! 맥주 전문가로 돌아온 MZ 마시마로와 카스 화이트의 만남
2023.03.21by VOGUE PROMOTION
-
푸드
유채꽃의 계절, 봄 제주에서 발견한 신상 맛집 4
2023.03.21by 강연주
-
여행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봄 드라이브 여행지 5
2023.03.24by 이정미
-
리빙
새로운 드림 카의 탄생
2023.03.22by 류가영
-
리빙
봄나들이를 위한 피크닉 매트 4
2023.03.23by 이정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