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자는 법, 알고 계신가요?
지난밤, 어떻게 주무셨나요? 사람들은 그날그날 얼마나 숙면을 취했는지 평가하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쉽게 단잠에 빠지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침대 위에서 잠들기만 기다리며 사투를 벌이곤 하죠. 하지만 수면의 질이 아닌 ‘얼마나 오래 자야 하느냐’에 관해서는 보통 8시간이 이상적이라는 데에 많은 사람의 의견이 일치합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신체 회복을 위해서는 8시간의 수면을 권장합니다. 그런데 ‘필요한 시간보다 지나치게 많이 잠을 자는 것은 덜 자는 것보다 훨씬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니, 그래서 정확하게 몇 시간을 자야 한다는 거죠? 모두가 의견을 달리하는 ‘수면’에 대한 근본적인 정답은 없는 걸까요? <보그>가 그동안 잘못 알려진 ‘수면 과학’을 짚어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강을 위해 어떻게 해야 가장 편안한 심신으로 잠들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합니다.
‘수면 단계’란 무엇일까요?
잠들어 있는 모든 시간이 같은 효과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신중하고 균형 있게 분배된 수면의 4가지 단계는 완벽한 수준의 회복을 달성하기 위한 열쇠입니다. 캘리포니아대학의 신경과학 및 심리학 교수이자 국제적인 베스트셀러 <Why We Sleep>의 저자인 매튜 워커 박사에 따르면, 숙면의 특정 단계인 렘수면 상태와 비렘(Non-REM)수면 상태가 밤사이에 우리 몸을 회복하고 뇌 건강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숙면 사이클 4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Stage 1 : NREM Sleep
5분에서 10분 정도 유지되는 단계. 이때부터 몸이 진정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잠을 깨기 쉬운 상태이죠.
Stage 2 : NREM Sleep
약 10분에서 25분간 유지되는 단계. 심박수가 낮아지기 시작하면서 얕은 수면에 빠져드는 상태입니다.
Stage 3 : NREM Sleep
약 20분에서 40분간 유지되는 단계. 이 단계는 숙면을 취하기 위해 아주 결정적인 단계죠. 신체 회복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다음 날 제대로 휴식을 취한 것 같은 느낌도 결정하니까요. (이 단계에 진입한 사람을 깨우면 다음 날 매우 피곤함을 느낍니다.) 이때부터는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가 낮아지고 일어나기조차 어려워집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이 단계에서 소비하는 시간이 점차 줄어들죠.
Stage 4 : REM Sleep
렘수면 상태는 또 다른 숙면의 단계지만 뇌가 훨씬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실제 뇌의 활동 상태는 깨어 있는 시간과 비슷하지 않습니다. 자면서 말하고, 악몽을 꾸거나 걷고, 생생한 꿈을 꾸는 등의 경험을 이 단계에서 하죠.
모든 ‘수면 단계’를 지나는 동안 총 9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잠을 자는 사람은 하룻밤 사이에 전체 사이클을 4번 혹은 5번 돌게 됩니다. 첫 번째 주기에는 렘수면 상태가 상대적으로 짧고, 비렘수면 상태가 긴 양상을 띱니다. 하지만 사이클이 반복될수록 점차 렘수면 상태가 길어지고, 비렘수면 시간이 줄어들죠. 그동안 마음의 활동 상태가 점차 활발해지고 신체는 더 깊은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수면 부족은 우리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워커 박사는 현대인이 전반적으로 수면 부족 상태로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전문가는 그 혼자가 아니죠. 세계보건기구(WHO) 또한 “산업화된 국가를 중심으로 수면 부족 상태가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다”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1940년대, 미국 성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9분이었습니다. 약 60년이 지난 지금은 6시간 31분대로 줄어들었죠. 영국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9분, 일본의 경우 그보다 더 적은 6시간 22분입니다.” 이런 수면 시간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기술 발달과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입니다. 그리고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결과는 걱정스러울 만큼 위험합니다.
비렘수면의 3가지 단계는 특히 잠자는 동안 뇌 질환과 관련된 물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포함해 두뇌의 독소를 씻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알츠하이머와 치매 또한 수면 장애와 연관이 있죠. “깊은 수면 상태에서 각기 다른 인지 시스템과 네트워크가 복원됩니다.” 워커 박사가 설명합니다. “학습하고 기억하는 시스템 또한 수면 상태에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옮겨지죠. 잊어버리는 것을 막는다는 것은 다시 말해 더 긴 저장 공간을 확고히 하는 것입니다.” 우울증과 같은 상태 또한 실질적으로 수면으로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한 부분인 편도체(싸움 또는 비행을 제어함)는 수면으로부터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전두엽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이죠.
수면 부족의 영향을 받는 건 뇌뿐만이 아닙니다. 수면은 인슐린과 혈당, 혈압 상태에도 관여하기 때문입니다. 워커 박사의 추가 설명에 따르면, 하루에 5시간 이하로 잠을 자는 사람들은 평균 8시간 자는 사람에 비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무려 200~300%나 높다고 합니다.
잠을 많이 자는 것 또한 잠재적으로 문제가 될까요?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잠을 많이 자는 것 또한 잠을 적게 자는 것만큼이나 몸에 해롭다고 합니다. <미국인의 심혈관 질환 저널(Journal of American Heart Disease)>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10시간 이상 자는 사람들은 7시간 수면을 취하는 사람에 비해 심장마비를 비롯한 심혈관 질환에 걸릴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합니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여성들이 특히 위험합니다.” 수면신경학자 네일 스탠리 박사가 말했습니다.
수면의 혜택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의 신체가 위에 열거한 수면의 4가지 단계를 잠자는 내내 거쳐야 합니다. 잠을 너무 긴 시간 자면 생체리듬을 방해해 회복 과정을 더디게 만듭니다. “너무 많이 자는 것은 적게 자는 것보다 약 3배 이상 위험합니다. 우리 신체는 일상적인 규칙을 따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잠을 자는 것은 균형을 맞춰주는 활동이죠. 너무 오래 자고 일어나면 몸이 더 피곤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스탠리 박사는 덧붙입니다. “잠을 따라잡을 수는 없어요. 당신이 수면 부족이라면, 다음 날 아주아주 깊은 숙면을 취하면 됩니다. 당신의 몸이 상당히 지친 상태인 데다가 잠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신이 충분히 회복할 만한 퀄리티의 수면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몇 시간을 자야 할까요?
“수면 욕구는 사람마다 많이 다르답니다.” 스탠리 박사가 설명합니다. “신장이나 신발 사이즈처럼 유전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4시간에서 11시간 사이라면 비교적 ‘정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7시간에서 9시간 정도의 수면이 적당하죠.”
당신이 충분히 자고 있는지는 아침에 일어나서 피곤함을 느끼는지, 하루 동안 집중력이 충분히 발휘되는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느끼는 피곤함을 떨쳐내는 데 최대 2시간까지 걸린다면, 수면 무력증으로 볼 수 있다는군요. 스탠리 박사에 따르면 이런 증상은 당신이 너무 적게 자거나, 많이 자는 바람에 4단계의 사이클 도중에 일어나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수면 시간과 관계없는 것이라면 잠을 자는 패턴과 관련지어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음식, 물 혹은 공기와 마찬가지로 잠은 극도의 상황에서 건강에 무리를 줄 수 있습니다. “결국 깨어 있는 시간을 진화론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수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잠들고, 일어난다’는 것은 상당히 다른 활동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생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관점에서는 둘 다 중요하고 상호 의존적이죠. 평균적인 성인에게는 16시간의 의식 상태와 약 8시간의 수면 시간이 적당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주어진 시간 동안 더 깊이 잠들 수 있는 방법은?
최적의 수면을 유지하려면 아래의 간단한 방법을 시도해보세요!
1 잠을 우선시한다 : 하루 평균 최소 8시간의 숙면을 취해야 합니다.
2 몸을 단련시킨다 :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는 것을 규칙적인 리듬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최적의 수면을 위해 도움이 되죠.
3 잠들기 전에 목욕을 할 것 : 워커 박사는 우리 몸이 신체 온도를 조금 떨어트릴 수 있도록 방 안의 온도를 20도 정도에 맞추는 것을 추천합니다. 잠들기 직전에 따뜻한 물로 목욕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되죠.
4 자신의 멜라토닌 레벨을 고려한다 : 텔레비전, 태블릿 혹은 휴대폰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빛을 차단해 최소 잠들기 3시간 전부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회복을 돕습니다.
5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제한한다 : 카페인과 알코올은 각성 효과가 있습니다. 정말 수면의 질을 높이고 싶으면 이 두 가지를 섭취하지 마세요.
6 잠들지 않는다면 침대에 머물지 말 것 : 20분 이상 잠들지 않는다면 어두운 불 아래서 책을 읽는 편이 낫습니다.
7 무게가 나가는 이불을 선택할 것 : 몇 가지 연구에 따르면 무게가 나가는 이불로 몸을 눌러주는 것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잠들게 하는 생체리듬을 조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 에디터
- Emma Strenner, 황혜영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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