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젠틀몬스터, 말릭 유세프에 소송 제기

2020.02.04

by 송보라

    젠틀몬스터, 말릭 유세프에 소송 제기

    지난 2월 뉴욕 패션 위크에서 벌어진 필립 플레인 사기 사건, 기억하시나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디자이너 필립 플레인이 자신의 쇼에서 카니예 웨스트가 공연한다는 조건의 계약을 맺었는데, 알고 보니 굿뮤직의 말릭 유세프가 웨스트의 서명을 위조해 사기를 친 사건이었죠. 말릭 유세프 본인은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발뺌했는데요. 비슷한 시기에 말릭 유세프가 우리나라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에도 거액의 사기를 쳤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요주의 인물 말릭 유세프, 이 사람을 조심하세요!

    젠틀몬스터는 올 1월부터 ‘프로젝트 13’이라는 주제로 2019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광고 대신 여러 아티스트와 협업한 영상물 시리즈를 발표하고 있죠. 어느 날 말릭 유세프와 그의 매니저 겸 사업 파트너가 젠틀몬스터의 미국 CEO에게 접근했습니다. 그들은 만남 초기부터 젠틀몬스터 측에 유세프의 화려한 인맥을 어필하는 데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비욘세, 카니예 웨스트 같은 아티스트와 작업하는 건 일상이고, 제이 지와 여행도 다니고, 퍼렐 윌리엄스와는 휴가를 함께 보내는 사이라고요.

    카니예 웨스트와 함께한 말릭 유세프. 제이 지나 퍼렐 윌리엄스, 비욘세와 함께 있는 사진은 보기 어렵습니다.

    유세프와 그의 일당은 젠틀몬스터의 프로젝트 13을 위해 여러 셀러브리티를 동원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카니예 웨스트, 퍼렐 윌리엄스, 제이든 스미스, 패리스 잭슨을 언급했죠. 그리고 젠틀몬스터의 예산에서 몸값이 비싼 이들과 진행하기 위해서는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그들과 협상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물론 젠틀몬스터 측은 칸예 웨스트, 퍼렐 윌리엄스 등이 직접 서명한 서면 동의서를 요구했죠. 유세프는 합법적인 에이전시에서 발행하고 웨스트가 직접 서명한 것처럼 보이는 동의서를 건넸습니다. 게다가 유세프의 주선으로 젠틀몬스터의 미국 CEO와 카니예 웨스트는 미국 스키 리조트 잭슨 홀에서 실제로 만난 적도 있었는데요. 미팅 후 유세프는 ‘뉴 엔젤스’라는 노래의 사용을 허락한다는 유니버설뮤직퍼블리싱그룹의 사용 동의서를 웨스트의 운전면허증 복사본과 함께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프로젝트 13과 별개로 웨스트가 선글라스를 디자인하고 싶어 한다며 또 다른 협업 프로젝트까지 제안했죠. *젠틀 몬스터의 공식적인 ’13’ 캠페인과 상관 없는 포스팅 영상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결국 젠틀몬스터는 유세프와 계약을 맺고 그에게 250만 달러, 한화로 약 30억원을 송금하기에 이릅니다. 프로젝트 13 시리즈의 하나로, 유세프가 감독하고 약속한 셀럽들이 등장할 영상 네 편 중 첫 번째 영상이 2월 14일 공개될 예정이었죠. 기대감에 부푼 가운데 공개 직전에 전달 받은 영상에는 충격적이지만 약속한 셀럽들이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크레딧 자막에는 카니예 웨스트와 퍼렐 윌리엄스의 이름이 쓰여 있었지만요. 아래가 문제의 영상입니다. *젠틀 몬스터의 공식적인 ’13’ 캠페인과 상관 없는 영상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립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영상을 공개했지만 공개 직후 킴 카다시안은 영상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뉴 엔젤스’가 웨스트가 쓴 곡도 아니며 어떤 식으로든 이 영상과 연루되지 않았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립니다. 망연자실한 것도 잠시, 젠틀몬스터 측은 웨스트 측의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서면 경고를 받았고요. 즉시 영상을 내린 젠틀몬스터 측은 LA 법원에 말릭 유세프와 그의 매니저 겸 사업 파트너인 부룬디 파틀로우, 소냐 누틀을 사기, 계약 위반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입니다.

    젠틀몬스터는 세계적인 브랜드와 여러 차례 협업한 바 있는 성공적인 우리나라 브랜드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죠. 유명해질수록 조심해야겠습니다.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