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러브리티 스타일

과거로 향한 엘르 패닝

2019.05.28

by 손기호

    과거로 향한 엘르 패닝

    제72회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엘르 패닝. 그녀가 레드 카펫에서 디올의 드레스를 입고 과거를 추억했다.

    지난 5월 25일 봉준호 감독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긴 제72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을 비롯한 총 아홉 명의 심사위원은 전원 동의로 <기생충>에 최고의 영예를 안겼다. 쟁쟁한 심사위원 중에서도 특이할 만한 인물은 칸 영화제 역사상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스물한 살의 여배우, 엘르 패닝. 평소 패션을 사랑하는 그녀는 매일 레드 카펫에서 화려한 스타일을 뽐내기도 했다.

    패닝이 고른 레드 카펫 룩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건 지난 21일 열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상영을 위해 선택한 룩. 새하얀 오간자 블라우스에 검정과 짙은 파랑의 플리츠 스커트는 디올의 오뜨 꾸뛰르 작품이었다. 디올의 여성복 아티스틱 디렉터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패닝을 위하여 디자인한 드레스. 어딘지 이 스타일이 익숙하게 느껴졌다면, 사진가 윌리 메이월드가 1947년 당시 파리 센강변에서 촬영한 흑백 이미지가 떠오를 법하다. 즉 패닝의 이번 룩은 무슈 디올이 1947년 선보인 화이트 바 재킷과 풀 스커트의 ‘뉴 룩’을 2019년을 위해 새롭게 해석한 셈. 72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패닝은 검정 라피아 모자로 마무리했다는 것.

    이번 칸 영화제에서 가장 인상적인 레드 카펫의 순간을 창조한 이 룩을 완성하는 과정을 디올이 특별히 공개했다. 스커트를 완성하기 위해 50m가 넘는 길이의 튤을 사용했고, 200시간이 넘는 긴 시간이 걸렸다. 화이트 블라우스가 공방에서 보낸 시간은? 장인들이 150시간을 넘기며 이 블라우스를 완성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야말로 디올의 오랜 전통이 그대로 담긴 룩이 엘르 패닝을 통해 되살아난 셈. 블라우스와 스커트만으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한 엘르 패닝의 선택이 유난히 인상적인 이유다.

    에디터
    손기호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of Dior / Sophie Car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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