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물들인 방탄소년단
‘최초’, ‘최고’ 같은 단어는 이제 소년들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진부한 수식어가 되어버렸습니다. 하나의 문화 현상이자 전 세계적인 트렌드가 된 방탄소년단. 이들이 팝의 본고장 영국 런던을 빛으로 물들였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지난달 말부터 런던 시내 중심가 피카딜리 광장 옥외 전광판에는 방탄소년단의 영상이 흘러나왔고, 시내 곳곳에는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축하하는 문구와 사진이 가득했습니다. 심지어 런던의 상징 빨간색 이층 버스 광고 면에도 ‘BTS’라는 이름이 내내 떠 있을 정도였죠.
또 공연 며칠 전 현대자동차가 런던 시내에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광고를 공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피카딜리 광장에는 이를 보기 위한 팬들이 어느새 모여들어 북적였습니다.
이윽고 현지 시간으로 지난 1일과 2일, 방탄소년단은 월드 스타디움 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의 일환으로 웸블리 스타디움 무대에 올랐습니다. 한눈에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고 높은 웸블리 스타디움. 그 안에 설치된 무대에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오르자 이내 땅이 진동할 정도로 큰 함성이 가득 찼습니다.
저마다 손에 응원봉을 든 ‘아미(Army)’들은 방탄소년단의 숨소리 하나, 말 한마디, 노랫말 한 소절이라도 놓칠세라 그들에게 집중했습니다. 팬들은 목이 터져라 그들의 이름을 외쳤고,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불렀습니다. 어딘가에서는 눈물을 쏟는 팬들도 있었고, 또 어딘가에서는 감격에 겨워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Dionysus’를 부르며 화려하게 등장했습니다. 이어 ‘Not Today’, ‘Idol’, ‘Fake Love’ 등 자신들의 노래를 열창하며 강렬한 퍼포먼스로 열기를 더했습니다. 이어 일곱 멤버의 솔로와 유닛 무대까지 24곡이 쉴 틈 없이 펼쳐졌죠. 또 최근에 발표한 ‘Boy with Luv’와 ‘Make It Right’ 등을 부르며 팬들과 호흡했습니다.
특히 공연 마지막 날, 멤버들은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 무대에서 다음 곡을 준비하던 방탄소년단은 팬들이 입을 모아 부르는 노래를 듣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상황에 잠시 당황하던 멤버들은 이내 팬들이 준비한 이벤트라는 걸 알고 귀를 기울였습니다.
https://twitter.com/lickjimin/status/1135303144030777344
팬들이 부른 노래는 방탄소년단의 예전 히트곡인 ‘화양연화(Young Forever)’. 힘든 상황 속에서도 영원히 꿈을 향해 달리겠다는 방탄소년단의 다짐이 담긴 노래인데요, 팬들의 아름다운 멜로디가 웸블리 스타디움을 가득 메웠습니다.
Forever we are young
넘어져 다치고 아파도
끝없이 달리네 꿈을 향해
팬들의 노래를 듣던 멤버들은 벅찬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두 뺨 가득 눈물을 쏟았습니다. 평소 눈물이 없다던 정국은 주저앉아 울었고, 뷔와 진 등 다른 멤버들도 내내 눈물을 훔쳤습니다. 활동하며 힘들 때 이 노래를 떠올렸다던 지민은 내내 소리 없이 어깨를 들썩였습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이 지금처럼 커지기 전, RM은 팬들과 다 같이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자 이 곡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노래는 결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크게 울려 퍼졌죠. 팬들과 방탄소년단의 역사적인 순간은 그렇게 런던에 남았습니다.
퀸, 마이클 잭슨, 마돈나, 원 디렉션, 에미넴, 비욘세 등이 섰던 그 자리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방탄소년단. 뮤지션에게 꿈의 무대인 그곳에서 한국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공연을 펼쳤습니다. 오는 7일과 8일 방탄소년단은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유럽 투어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Korea, Big Hit Entertainment, Naver V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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