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화입니다!"
최장수 아이돌 그룹 ‘신화’. 신화라는 이름답게 아이돌 후배들 사이에서도 이들은 레전드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왕성한 앨범 활동은 물론 콘서트, 예능, 드라마 등 멤버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죠.
가요계에는 ‘아이돌 7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잘나가던 그룹이라도 7년 차에 해체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인데요.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H.O.T.나 젝스키스, S.E.S. 등은 활동 중 해체하거나 잠정 활동 중단 후 재결합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신화는 달랐습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가요계에서 신화는 징크스를 당당히 깨고 데뷔 21주년을 맞이한 거죠. 1998년 5월 1집 앨범 <해결사>로 데뷔한 후 그 흔한 멤버 교체나 탈퇴도 없었습니다.
새 앨범을 발표할 때면 지금도 반응이 뜨겁습니다. 콘서트도 5분 만에 전석 매진될 만큼 팬들의 화력도 세죠. 팬클럽 ‘신화창조’도 지금까지 함께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여전히 10대 팬도 많다고 해요. 오죽했으면 김동완이 10대 팬들에게 “너희 또래를 좀 좋아해봐”라고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건 멤버들뿐만이 아닐 거예요.
마치 21년의 세월이 신화만 비껴갔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멤버들은 여전히 멋진데요, 10대 후반에 데뷔한 이들도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습니다. 하지만 나이는 그야말로 숫자일 뿐!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멤버들의 모습을 보면 나이는 우리만 먹었나 싶을 정도.
물론 혈기 왕성한 남자 여섯 명이 온종일 붙어 다니니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데뷔 초에는 방송국 대기실에서 다투다 주먹다짐을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죠. 하지만 성격이 다들 좋아 술 한잔 기울이며 다 털어냈다고 합니다. 지난해 신화 스페셜 앨범 기자 간담회에서 앤디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믿고 의지하고 서로 속에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하면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아이돌 그룹은 멤버들 간의 문제가 아니라면 소속사와 문제로 인해 해체하는 경우도 많죠. 신화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2003년, 신화와 SM엔터테인먼트의 계약이 만료됐는데요, 당시 SM 측은 신화 멤버들에게 파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바로 솔로 계약. 하지만 이때 신화 멤버들은 헤어지지 말자는 약속을 하고 한꺼번에 소속사를 옮겼습니다.
이후 2011년 ‘신화컴퍼니’를 설립해 에릭과 이민우는 공동대표를 맡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이사가 됐죠. 각자 다른 소속사가 있지만 신화의 활동은 신화컴퍼니에서 관리합니다. 결코 헤어짐은 없다는 이들의 뜻이 모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팀을 유지하게 된 겁니다.
활동 기간이 긴 만큼 아이돌 최초의 기록도 많습니다. 최초로 그룹 활동과 개인 활동, 유닛 활동을 병행. 최초로 그룹 이름을 붙인 숲 조성. 최초의 군필돌. 육로로 평양에 가서 공연한 최초의 그룹. 멤버들은 각자 연기, 예능, 솔로 앨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도 단 한 가지만은 꼭 지켰습니다. ‘팀 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을 것.’ 에릭과 김동완은 드라마 시나리오를 받을 때, 신화 활동에 지장을 줄 것 같으면 읽어보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여전히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고,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신화만의 무대를 계속 보여주고 싶다는 이들. “환갑에도 무대에 올라달라”는 농담 같은 말은 어쩌면 신화에게는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 20년만 더 하면 되거든요.
멤버들조차도 데뷔 20주년 기자회견에서 “50살, 60살이 넘어도 최초의 기록을 만들어나가는 그룹이 되겠다”, “언젠가 환갑 파티를 개최하자고 했다. 활발히 활동할 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할 정도니, 20년 후를 기대해도 되겠죠? 디너쇼에서 만나요, 우리!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신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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