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가 숙면을 방해한다
선풍기 틀고 자면 죽는다?
말도 안 되는 미신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기온이 40도 가까이 올라가는 더운 여름밤을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 보내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전문의들은 선풍기나 에어컨 없는 밤을 보내라고 조언하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찬 바람이 얼굴 대신 몸에 닿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데요. 관절 주변 근육에 지속적으로 찬 바람이 닿을 경우 근육이 경직되는 것은 물론 혈관이 수축되어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집니다. 밤새 경직됐던 혈관이 다음 날 실내 냉방기에 노출되면 냉방병에 걸릴 확률도 올라간다고 하네요.
만약 아침마다 양쪽 어깨와 목덜미나 뻣뻣하다면 험한 잠꼬대 대신 선풍기 바람을 의심해보세요. 자극에 예민한 부위기 때문에 미풍만으로도 쉽게 근육이 긴장될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 열대야로 숙면을 취하지 못하면 통증 억제 호르몬 분비가 감소돼 근육통을 더 심하게 느낄 수 있죠. 뼈와 근육이 상대적으로 약한 여성일수록 이런 ‘관절 냉방병’을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문제가 더 심각해집니다. 선풍기와 에어컨 바람이 방 안의 뜨거운 공기를 순환시킬 때, 보이지 않는 미세먼지와 침구류의 진드기까지 날린다고 합니다. 결국 좋지 않은 공기가 호흡기에 닿게 되고 알레르기, 천식, 건초열로 고생하는 이들은 잠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특히 선풍기 날개나 에어컨 필터에 낀 먼지는 더욱 치명적이고요.
코의 점막도 쉽게 건조해집니다. 코 안쪽이 마르면 신체는 더 많은 점액질을 분비하게 되고 줄줄 흐르는 콧물로 코막힘이 시작되죠. 심해지면 기관지까지 붓고요. 기관지가 건조해지면서 마른기침이 나기 때문에 쉽게 잠이 깨기도 합니다.
선풍기와 에어컨 없이 밤을 보내는 건 어렵죠. 하지만 어느 정도 체온을 떨어뜨리는 방법으로 더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몸의 열기가 가장 많이 몰리는 정수리와 양어깨 승모근이 튀어나온 부위(이를 한의학에서는 ‘냉혈점’이라고 합니다)에 시원한 아이스 팩을 올려두면 짧은 시간에 10도 가까이 온도를 낮출 수 있어요. 이 부위는 시원하게 통풍이 될 수 있도록 침구류를 정돈해주고 차가운 수건을 베개로 이용하는 것도 자는 동안 체온이 오르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입니다.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침대 곁에 시원한 물을 떠놓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부경대학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방 안의 온도가 24도일 때보다 26도일 때 숙면의 질이 70% 이상 좋아진다고 합니다. 특히 잠든 뒤 1~2시간 후의 온도가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열대야를 이기지 못해 선풍기와 에어컨을 틀고 자더라도 취침 모드를 이용해 1시간 안에 작동이 멈추도록 해야 합니다. 냉방기 대신 쿨 매트를 깔아주는 것도 좋고요. 올해도 불볕더위가 찾아오겠지만 슬기로운 숙면 생활을 위해 밤 시간에는 선풍기와 에어컨을 잠시 꺼두는 노력이 필요하겠군요.
- 에디터
- 이주현B
- 포토그래퍼
-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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