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과 정해인, 두 사람의 주파수
듣고 싶은 음악을 터치 한 번으로 듣기 어렵던 시절. MP3도, CD도 없던 그 시절에는 라디오가 최고였죠. 주파수를 정성스레 맞춰놓고 좋아하는 디제이의 멘트를 들으며 혹시 내가 보낸 사연을 소개하진 않을까, 혹시 내가 신청한 음악이 나오지는 않을까 오매불망 기다리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좋아하는 아이에게 고백하고 싶을 때, 별것 아닌 일로 다툰 단짝 친구에게 사과하고 싶을 때 라디오의 힘을 빌리기도 했죠. “일찍 자라”는 엄마의 말을 뒤로하고, 이불 속에 숨어서 키득거리며 듣던 라디오.
그때의 설레는 마음을 되살려줄 영화가 한 편 찾아옵니다. 배우 김고은과 정해인이 그리는 레트로 감성 멜로 <유열의 음악앨범>입니다. 때는 1994년 10월 1일. 가수 유열이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앨범> 디제이를 처음 맡던 날, ‘미수’(김고은 분)와 ‘현우’(정해인 분)는 미수네 제과점에서 처음 만납니다. 현우가 제과점에서 일하게 되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두 사람.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둘은 헤어집니다. 애틋한 마음만 간직한 채 헤어진 이들은 시간이 흘러 1997년 처음 만난 장소에서 기적처럼 재회하는데요. 운명의 장난일까요, 서로의 감정이 무르익을 때쯤 또다시 헤어지게 됩니다.
닿을 듯 말 듯 어긋나던 두 사람은 2005년이 되어 다시 만납니다. 과연 이들은 엉켜버린 서로의 주파수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빛나던 청춘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줄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라디오와 함께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는 두 사람의 템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애틋함으로 가득한 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 <해피 엔드>, <사랑니>, <4등> 등으로 유명한 정지우 감독이 오랜만에 멜로 작품을 맡아 섬세한 감정의 결을 그려낼 예정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사랑했던, 누구나 한 번쯤은 그리워했을 ‘그 사람’에 대한 향수를 자극할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오는 8월 28일 개봉 예정입니다. 당신에게도 있나요? 우연히 다시 마주치고 싶은 사람.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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