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The Full Spectrum

2019.08.01

The Full Spectrum

서울 여자의 풍경, 서울 여자 디자이너의 다채로운 패션 세계.

2019년 서울 패션을 정의하는 여성 디자이너 다섯 명을 <보그>가 만났다.
왼쪽부터 로우클래식의 이명신, 잉크의 이혜미, 구드의 구지혜, 프리마돈나의 김지은, 렉토의 정지연.

지난가을 서울을 찾았던 미국 <보그>의 베테랑 패션 평론가 사라 무어는 이 도시의 패션이 인상적인 이유를 이렇게 적었다. “남성적 수트를 즐겨 입고, 전통적 아름다움을 스스로 재정비하는 여성 등 여성주의가 떠오르는 조짐을 보는 것만으로도 서울에 오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그녀는 특히 후디와 트랙 팬츠가 대변하는 Z세대의 스트리트 웨어 사랑이 곧 끝날 것임을 이 도시에서 깨달았다. 어느 도시보다 젊은 여성이 우아하고, 세련된 멋을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를 비롯해 패션 세계가 서울을 주목하는 이유는 근사한 스타일을 가진 서울 여자 덕분이다. 그리고 이 풍경을 완성하는 건 동시대의 뛰어난 여성 디자이너들이다.

<보그>는 지난 23년간 시대에 따라 변하는 서울 여성 디자이너의 면면을 꼼꼼히 기록해왔다. 1996년 창간 당시에는 진태옥, 이신우, 이영희 등을 비롯한 서울 패션 1세대가 파리에서 한국의 멋을 전파하는 순간을 전했고, 밀레니엄이 다가올 즈음에는 오브제, 박지원 등이 완성한 새로운 서울 여성상을 다채롭게 소개했다. 이후엔 쟈뎅 드 슈에뜨의 김재현, 제인송의 송자인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리고 5년 전 <보그>는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포착했다. 이른바 29세부터 36세 사이 4세대 여자 디자이너의 전성기다. 멀티숍 오너에서 새로운 라벨의 주인이 된 렉토의 정지연, 리얼리티 TV 시리즈로 얼굴을 알린 후 자신의 세상을 완성해가던 로우클래식의 이명신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당시 그들을 취재한 현재 <보그> 편집장은 그들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좋은 취향과 적절한 교양, 글로벌한 태도로 단련된 젊은 여자들이 당대 패션의 중차대한 목적인 현실감을 수행하게 된 것이다.”

2019년 <보그>는 다시 한번 서울 패션을 정의하는 여성을 추렸다. 조건은 단순했다. 현재 한국 여성의 절대적 지지를 받을 것. 자기 취향과 감각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 세계를 완성할 것.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역을 확장할 것. 그 결과 5년 전 <보그>가 기록한 4세대 여성 디자이너 중 세 명은 이번에도 함께했다. 로우클래식의 이명신, 렉토의 정지연, 프리마돈나의 김지은이다. 여기에 클래식한 핸드백으로 조용하지만 빠르게 자신의 세상을 완성한 구드의 구지혜, 재치 넘치는 액세서리 브랜드로 시작해 재빠르게 성장한 잉크의 이혜미가 합류했다. 이들이 전하는 여성, 서울, 미래를 여기 기록했다.

gu_de

구드의 구지혜가 만든 가방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 30여 곳에서 판매되고 있다. 테이블에 놓인 PVC 소재 가방과 이탈리아산 소가죽으로 만든 견고한 가방은 구드(gu_de). 박서희가 입은 하늘색 드레스는 자크무스(Jacquemus at matchesfashion.com), 김다영이 입은 오렌지색 드레스는 레이(RAEY at marchesfashion.com).

몇 년간 가뭄 같았던 가방 풍경에 단비가 내렸다. 글로벌 쇼핑 플랫폼 네타포르테가 주관하는 신인 디자이너 육성 프로그램 ‘더 뱅가드’에 선정된 ‘구드(gu_de)’ 다. 삼성물산에서 르베이지, 구호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 구지혜가 2015년 만들었다. 더 뱅가드 프로그램에 막 발탁된 지난해, 그녀를 연남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차분하고 소신 있게 브랜드 철학을 얘기하던 그녀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났다.

달라진 건 해외 반응이었다. “네타포르테를 통해 해외 판매를 시작한 후, 수많은 해외 바이어에게 연락이 왔어요. 2019 F/W 시즌부터는 파리 247 쇼룸을 통해 해외 진출을 시작합니다. 봉 마르셰, 갤러리아 라파예트, 삭스 피프스 애비뉴 등을 비롯한 전 세계 30곳에서 구드를 만날 수 있죠.”

그녀의 가방이 유명 백화점과 온라인 숍을 통해 팔려 나가는 건 단순히 전에 없던 새 브랜드에 대한 갈망 때문은 아니다. 진부한 수식이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뛰어난 품질’을 제대로 구현하는 가방 브랜드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계절별로, 아니 한 달도 채 안 되는 시간에 트렌드가 바뀌는 세태에 몇 년이고 들 만한 100% 가방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다. “이탈리아산 소가죽 등 소재는 종종 해외에서 개발하지만 국내 생산을 원칙으로 해요. 한국에도 해외 못지않게 장인들이 많으니까요. 일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구드의 인기 가방인 PVC 소재 가방도 처음에는 깨끗하게 작업이 안 될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들과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 끝에 지금의 가방을 만들 수 있었죠.”

구지혜는 구드를 사랑하는 전 세계 여성 고객 중 한국 여성만의 캐릭터가 있다고 말한다. “외국 잡지와 인터뷰를 하면 한국 고객에게 관심이 많아 자주 질문을 해요. 한국 여성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스스로 꾸밀 줄 알며 타인과 차별화되는 걸 원합니다. 구드 가방 액세서리 중 포마이카(Formica) 소재의 체인 모양 ‘캔디 스트랩(Candy Strap)’이 있는데 이 가방을 가장 탁월하게 스타일링하는 고객이 한국 여성이죠.” 2020 S/S 시즌부터 구드는 변화를 준비한다. “시즌을 거치며 시그니처 아이템은 계속 유지하되 새로움을 추구합니다. 이제 구드 신발을 신을 수 있어요.”

EENK

잉크의 이혜미가 이번 가을 선보인 모노톤의 실크 블라우스, 체크 패턴 재킷과 터틀넥, 드롭 이어링.

디자이너 이혜미의 브랜드 ‘잉크(EENK)’의 시작은 알파벳이었다. 2013년 B를 대표하는 비니를 시작으로 C는 클러치와 모자, E는 귀고리, F는 페도라 등 알파벳을 상징하는 아이템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이른바 ‘레터 프로젝트’를 떠올린 건 쉽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거창한 세상을 펼쳐 보이고 싶었다면 아마 영영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덕분에 간단하고 재치 있지만,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로 발전하고 있어요.”

이 유쾌한 프로젝트가 본격 패션 브랜드로 진화한 건 2015년 ‘I’를 위한 인디고, 즉 데님 컬렉션을 준비하면서부터였다. “내셔널 브랜드에서 오래 일했기에 오히려 머뭇거린 것 같아요. 옷을 만드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본능을 따랐다. 스스로 입고 싶고, 좋아하는 분위기를 따라 만들었다. 그녀의 선택은 요즘 여성 디자이너의 만트라에 가깝다. 거대한 형이상학적 세계를 추구하는 대신 본능과 취향을 따르는 것.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2018년 가을 첫 번째 패션쇼 이후 그녀의 컬렉션은 빼놓을 수 없는 이벤트가 되었다. 여성 속에 숨겨진 소녀적인 장난기, 어른이 되고 싶은 성숙함에 대한 동경 등이 담긴 컬렉션은 바로 인기를 끌었다. 한국 스타들의 인기 덕분에 중국에서 먼저 반응이 왔고, 올가을부터는 파리에 새로운 쇼룸도 연다.

단시간에 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었던 에너지를 꼽자면, 13년간 패션계 동료들과 쌓아온 우정이다. 그녀의 쇼 스타일링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패션 에디터가, 쇼의 전체적인 디렉팅은 에디터 출신 프리랜서가 맡았다. 장윤주 같은 스타 모델이 기꺼이 쇼에 서는 이유도 같다. “모두가 패션계에서 일하지만, 무엇보다 서울에 사는 여자들이잖아요. 비슷한 취향을 공유하고, 바라는 이상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힘 많이 빼지 말고 길게 보라’는 조언을 항상 맘에 새기고 있어요.” 이제 5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쉬운 일은 없다는 말투다. 시즌이 지날 때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도 점점 커진다. 그래도 발을 뺄 수는 없다. 레터 프로젝트도 계속된다. “O와 P를 비롯한 테마는 다 정했어요. 그리고 다시 A로 돌아오겠죠. 그때가 되면 재미있는 전시도 열고 싶어요.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저에겐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Low Classic

이명신은 로우클래식 론칭 이유에 대해 “서울과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옅은 베이지색 원피스와 블라우스, 회색 팬츠, 톱으로 활용한 스카프, 베이지색 블라우스와 블랙 팬츠는 로우클래식 2019 F/W 컬렉션.

로우클래식은 ‘디자이너 브랜드’라는 말이 생소하던 시절부터 서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하나였다. 디자인을 맡은 이명신은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젝트 런웨이>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9년 론칭 후 10년 동안 메인 컬렉션 라인 ‘로우클래식 ’, 세컨드 라인 ‘로클(Locle)’을 통해 온라인, 서울 곳곳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많은 여성과 만났다. 패션에 관심 있는 서울 여자에게 로우클래식은 한 번쯤 입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옷이었다. “10년 가운데 큰 전환점은 최근 3~4년이었어요. 슬럼프였다고도 할 수 있죠. 전에는 그저 재미있게 일했고 브랜드가 확장되는 걸 지켜봤는데 이제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졌어요.”

해외 진출을 위해 쇼룸을 알아볼 때 조언을 해준 건 <보그>의 패션 평론가 사라 무어였다. “그녀가 서울에 왔을 때 만났어요. 해외 쇼룸에 들어가려고 노력 중인데 아직 힘들다고 하니, 들어갈 수 있을 거라며 격려하고 LVMH 프라이즈 추천서도 써준다고 했죠. 아쉽게도 브랜드 론칭 10년이 되어 프라이즈에는 등록하지 못했지만, 해외 진출을 고민할 무렵 그녀의 조언 덕분에 자신감을 얻었어요.” 로우클래식이 작년부터 함께한 해외 쇼룸은 파리의 247이다(한국인 디자이너 황록의 ‘록(Rokh)’도 소속되어 있다).

이명신은 로우클래식과 함께한 10년 동안 한국 패션 팬들의 인식도 변화했다고 말한다. “옷을 살 때 디자이너 브랜드도 쇼핑 목록에 오르는 것 같아요. 하나의 토털 브랜드로 인식하는 식이죠.” 이명신은 지난 인터뷰에서 로우클래식 론칭 이유에 대해 “서울과 여자를 사랑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서울에서 여성 디자이너로 일하는 장점은 뭘까. “패션이라는 분야가 여성이 목소리 내기에 가장 좋은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같은 디자인이라도 다른 분야에서는 여성의 능력이 다소 과소평가되는 직업이 있더라고요.” 이런 생각은 컬렉션 주제로도 이어진다. “매 시즌 특정 주제에 집중하기보다, 여성의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19 F/W 시즌에는 비즈니스 우먼이 입을 듯한 넉넉한 옷을 만들었어요. 남자가 입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로우클래식이 10년 동안 건재한 이유 중 하나는 변화를 가감 없이 시도했기 때문이다. 가장 무난하고 안정적으로 옷을 보여주는 런웨이 방식을 탈피해 전시 형태로 옷을 보여주는가 하면, 새 옷의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이는 요즘에는 해외 쇼룸 프레젠테이션으로 전환했다. “서울에서도 이룰 게 많아요. 한국에서 사랑받는 만큼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기거든요. 좋은 취향의 서울 여성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한 옷이 해외에서도 어필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Recto

“서울 여성을 떠올리면, 무채색에 정제된 옷차림이 생각나요. 렉토 분위기와도 일맥상통하죠.”
렉토의 정지연이 서울 여자를 뮤즈로 삼아 만든 이번 가을 컬렉션. 화이트 보디수트에 가죽 뷔스티에, 오버사이즈 블레이저, 검정 원피스에 레이어드한 가죽 블라우스가 조화롭게 어울린다.

렉토가 서울을 넘어 해외에 알려진 건 3년 전 런던 쇼룸을 통해서였다. 그 무렵 잘나가는 패션 디자이너들의 등용문 같았던 삼성패션디자인펀드(SFDF)를 수상하며 브랜드를 더 공고히 했다. 론칭 1년 만의 성과였다. 편집숍 대표로 일한 경력은 렉토를 지나치게 예술적이거나 상업적인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브랜드로 성장시켰다. “한국에서는 제가 추진력 있게 밀어붙였을 때 탄력을 받아 더 전진하는 게 가능합니다.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민첩하게 움직이니까요. 고객의 반응도 마찬가지죠.”

요즘은 디자이너가 스타가 되는 시대다. 하지만 그녀는 개인 소셜 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편이 아니다. “좀 더 빠르게 저를 알릴 수 있는 영리한 수단임은 잘 알고 있어요.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되지만 제겐 그런 재능이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대신 정지연은 패션을 통해 한국적 모습을 어떻게 그릴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해외에 전할지 고민 중이다. “도시의 에너지는 옷차림에서 나옵니다. 렉토를 통해 이를 어떻게 표현할지 탐구하고 있어요.”

Fleamadonna

“대세에 따라가지 않으려고 애써요. 취향도 바뀌고, 스스로 성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좋아하는 건 그대로니까요.” 프리마돈나 김지은의 올가을 컬렉션. 반짝이는 소재의 핑크 톱과 트위드 미니 원피스, 검정 셔츠와 펑크족의 본디지 바지를 연상케 하는 체크 치마와 팬츠, 반짝이는 검정 톱과 레이어드한 검정 롱 드레스. 신발은 영국의 펑크 슈즈 브랜드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와 협업한 것.

‘프리마돈나’를 떠올리면 2013년 파리 멀티숍 콜레트에서 목격한 풍경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2층 여성복 코너 입구, 시몬 로샤와 어덤 드레스 옆에 프리마돈나의 핑크 스커트와 스트라이프 티셔츠가 당당히 자리한 것이다. 당대 패션 정상회담장과 같은 콜레트에서 젊은 서울 디자이너의 옷을 만난 건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이 20대 여성이라는 사실은 더 긍정적이었다.

“프리마돈나가 12년이 되었어요. 스물셋에 시작했으니, 저도 겁이 없었죠.” 디자이너 김지은이 지난 시간을 떠올리는 듯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스스로 입고 싶은 옷을 디자인하던 소녀의 당돌함은 여전히 그대로다. 모두가 이해해주길 바라지 않는 자기만의 개성이 살아 있는 패션. 우아한 블라우스 대신 금속 장식 티셔츠, 여성적인 트렌치 코트 대신 타탄 체크 펑크 스커트를 선보인다. 엄지손가락을 높이 들고선 ‘여기 좋아하는 사람 모두 붙어라’ 하고 소리치는 거죠.”

서울 패션 풍경이 가장 빠르게 변화한 지난 10년간 그 중심에 서 있었던 만큼 경험을 통한 교훈도 많이 체득했다. 해외 진출, 패션쇼, 스타 스타일 등 요즘 디자이너에게 빼놓을 수 없는 모든 카테고리를 경험한 베테랑이 된 셈이다. 첫 번째 쇼는 도쿄 컬렉션이었고, 한동안 서울 패션 위크에 참가하기도 했다. 프리마돈나 쇼장은 항상 그녀의 멋쟁이 친구들로 가득하기로 유명했다. “요즘은 잠시 쇼를 쉬고 있어요. 옷 만드는 것 외에 신경 써야 하는 게 너무 많아졌거든요. 그런 소음을 잠시 없애고 싶었어요.”

해외 반응도 후끈했다. 리한나, 레이디 가가, 카일리 제너 등 스타들이 프리마돈나를 입은 모습이 눈에 자주 띄었으니까. “요즘엔 친한 친구인 DJ 페기 구가 제 옷을 많이 입어요. 그녀를 통한 반응도 꽤 크죠. 이런 친구들에게서 또 다른 힘을 얻기도 하고요.”

처음 <보그>를 만났을 때 그녀는 미우치아 프라다와 레이 가와쿠보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다. “한 번쯤 만나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신념을 그토록 꿋꿋하게 지켜낼 수 있는지.”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걸 빠르게 파악해 판매만 노리는 디자이너가 되기를 바라진 않는다. 오히려 스스로 좋아하는 세상을 그려내고 여성들이 그 세상에 들어올 수 있도록 유혹하는 설득력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요즘은 옷을 떠나 더 크리에이티브한 일에 도전하고 싶어요. 아직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곧 찾아낼 수 있겠죠?” 어느 방향이든 무한 확장이 가능한 프리마돈나의 세계는 지금도 팽창 중이다.

    에디터
    손기호, 남현지
    포토그래퍼
    이윤화
    모델
    이혜승, 김다영, 차수민, 천예슬, 박서희, 선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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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오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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