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의 시간
돔 페리뇽이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를 국내에 처음 선보이며 제주도에서 임정식 셰프와 함께 디너 테이블을 준비했다. 와인메이커 니콜라스 블램피드 레인과 임정식 셰프에게 들어본 샴페인에 부여된 시간의 의미 그리고 샴페인과 음식 페어링의 공식.
Q 와인메이커에게 돔 페리뇽은 어떤 샴페인인가.
니콜라스 블램피드 레인: 보통 샴페인은 사이클이 2~3년 정도로 짧은데 돔 페리뇽은 최소 10년이 걸린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특권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와인메이커로서 굉장히 오랫동안 숙성시켜야 하고 오랜 정성을 들이는 과정으로부터 영감을 받는다.
Q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는 17년에 걸쳐 숙성시켰다. 다양한 풍미가 분명하게 드러나지만 신선한 인상도 준다. 숙성 시간과 신선함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해달라.
니콜라스: 결국 효모의 문제다. 와인에서는 산화가 가장 큰 적인데 효모가 산화를 막고 영양분을 주며 와인을 보호한다. 와인의 숙성이란 와인이 나이를 먹는 게 아니라 효모가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처음 베이스 와인을 테이스팅할 때 ‘꽃이 핀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꽃이 더 활짝 피어날 수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베이스 와인을 선택한다.
Q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를 처음 맛보았을 때 어떤 인상을 받았나.
니콜라스: 처음에 “Wow!”라고 외쳤다(웃음). 돔 페리뇽은 밸런스와 하모니를 추구한다. 돔 페리뇽을 마실 때 긴장이 풀리고, 흥미롭게, 조화롭게 느낄 수도 있다. 개개인의 감정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느껴봤으면 한다.
Q 돔 페리뇽은 ‘숙성’을 ‘절정’으로 표현한다.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는 두 번째 절정을 맞이한 샴페인이다. 숙성을 설명할 때 점진적으로 진화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순간에 절정을 맞이한다고 한다. 그 원리에 대해 말해달라.
니콜라스: 솔직히 말하면 잘 모른다. 와인을 맛보면 어떤 에너지가 어느 순간에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설명은 나도 할 수 없다. 샴페인은 살아 있는 효모를 담고 있기 때문에 결국 효모가 샴페인에 그만의 리듬을 주는 것 같다.
Q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를 테이스팅한 후 영감을 얻어 제주도의 식재료를 활용해 창작 요리를 선보였다. 어떤 점에 주목했나.
임정식: 쉽지 않았다. 샴페인의 페어링은 일반적이지 않다. 예전에 돔 페리뇽 샴페인 하우스 메인 셰프가 가장 잘 어울리는 요리로 타이 카레와 믹스한 프랑스 요리를 해준 적이 있는데 그 순간 페어링 자체가 정답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페어링은 어떤 공식처럼 여겨졌는데 머리의 한계에서 벗어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번 디너는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대표적인 재료를 가지고 마음 닿는 대로 구성했다.
Q 샴페인에 버블이 있기 때문에 크리미한 성게알을, 오랜 시간 숙성한 샴페인이니 숯불 향이 가득한 옥돔구이를 페어링했다. 공통점과 상반된 지점으로 페어링한 디너였다.
임정식: 맞다. 성게알은 나뿐 아니라 많은 셰프가 샴페인과 잘 어울린다고 꼽는 대표적인 식재료다. 제주도는 대표적인 성게 산지고 지금이 제철이다. 이번 디너 메뉴를 구상할 때 모든 식재료를 조금씩 한데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땅과 바다의 조화가 중요하게 느껴졌다.
Q 샴페인과 음식 페어링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임정식: 참고할 자료가 없다. 샴페인 코스 페어링을 하는 레스토랑도 많지 않다.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대부분 캐비아와 매치한다. 전형적이지만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기도 하다.
Q 평소 어떤 자리에서 어떤 음식과 함께 돔 페리뇽을 즐겨 마시나.
임정식: 평소 좋은 와인을 마실 때 사실 음식을 먹지 않는다. 식빵 같은 무취 음식을 곁들이는 정도다. 와인만 마시며 느껴보려고 한다.
Q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의 차별점을 말해준다면.
니콜라스: 2002년은 모든 장점을 다 갖춘 해였다. 포도 재배 지역은 1년 중 3분의 1가량 비가 오는데 2002년에는 포도 수확하던 시기에 비가 오지 않았다. 덕분에 향이 강하고 성숙한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 돔 페리뇽 빈티지 2002 플레니튜드2는 균형미를 갖춘, 진정으로 밀도 있고 풍미가 풍부한 와인이다.
- 에디터
- 조소현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Dom Péri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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