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전투> 속 소년 일본군
영화 <봉오동 전투>가 관객 4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흥행 중입니다.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인 지난 1920년,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해 최초의 승리를 거둔 전투를 그린 작품입니다.
특히 지난 광복절, 관객 300만 명을 넘기면서 의미를 더했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가슴 저 깊은 곳에서부터 뭉클한 감동이 올라온다는 후기가 이어지면서 앞으로도 흥행 몰이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봉오동 전투>를 보고 나면 의외의 연기력을 선보인 일본인 배우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이 영화에는 실제 일본인 배우 세 명이 등장합니다. 월강추격대 수장인 ‘야스카와 지로’ 역을 맡은 기타무라 가즈키, ‘쿠나사기’ 역의 이케우치 히로유키, 독립군 포로로 붙잡힌 ‘유키오’ 역의 다이고 고타로. 세 배우는 영화 속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냈는데요, 관객들에게 유난히 깊은 인상을 남긴 배우는 바로 신인 다이고 고타로입니다.
고타로가 연기한 유키오는 일본군 장교 아들로, 일본군이 어떤 일을 하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자 입대한 어린 소년입니다. 유키오는 한국인을 무참히 짓밟다가 반격당한 일본군 속에서 살아남아 독립군의 포로로 잡히죠.
비록 포로로 잡혔지만, 그는 어린 독립군들과 알게 모르게 우정을 쌓아나갑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일본군으로 돌아가지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의 소신을 밝힙니다. 어리지만 당찬 소년병이죠.
고타로는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무 살입니다. 2017년 일본 뮤지컬로 데뷔해 최근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에서 주인공 목소리를 연기했습니다.
<봉오동 전투>의 원신연 감독은 리얼리티를 위해 영화 속 일본인 캐릭터는 꼭 일본인 배우가 하길 바랐습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일본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보내고 출연을 제의했죠. 의외로 많은 일본인 배우가 출연 의사를 밝혔다는군요. 신인 배우인 고타로도 그중 한 명입니다.
현재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한국 팬들의 격려 댓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혹여 이번 영화 출연으로 일본에서 활동에 제약이 있을까 봐 우려하는 시선도 나오고 있습니다.
원신연 감독은 유키오라는 인물에 대해 “실제 있었다기보다는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캐릭터”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자국 반응과 상관없이 영화에 출연하기로 마음먹은 고타로와 일본 배우들의 마음이 스크린 밖까지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도 듭니다. 그들의 마음이 보다 많은 현시대 일본인들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그런 마음 말이죠.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쇼박스, Instagram 'daigo_kota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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