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죠스’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를 감명 깊게 본 다음부터, 바다에 갈 때 가장 두려운 존재는 상어가 되었다. 한참 수영을 하다가도 혹시 상어 지느러미가 보이지는 않을까, 먼 바다를 바라보곤 했다. 이후 <죠스> 원작자는 상어가 위험한 동물이 아니라며 정정했지만 그래도 공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배고프지 않고, 흥분하지 않아도, 만에 하나 공격하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최악의 경우가 나에게 올 수도 있다.
상어의 행태를 조금 더 알기 위해, 상어 습격 영화를 골라봤다
<언더 워터>
감독: 자움 콜렛 세라 / 출연: 블레이크 라이블리
홀로 멕시코의 한적한 해변을 찾은 낸시는 서핑을 하다가 상어의 습격을 받는다. 겨우 암초 위로 피신했지만 상어와 일대일 대결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해변이 뻔히 보이지만 갈 수가 없다. 가끔 해변을 찾는 사람에게 구원 요청을 할 수는 있지만,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아 그대로 바다에 들어갔다가 상어에게 공격을 당한다. <언더 워터>의 설정은 심플하다. 등장인물도, 공간도 제한되어 있다. 힘의 차이는 너무나 명백하다. 극단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 낸시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가십걸>의 세레나 역으로 인기를 끌었던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극한의 상황에서 처절하게 싸우는 여성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상어에게 찢긴 허벅지를 스스로 압박하고, 햇빛에 바짝 말라가는 입술을 보면 그의 고통이 그대로 전달된다. 그대로 암초 위에 누워 죽어갈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낸시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 낸시의 사투를 아찔하게 그려낸 <언더 워터>는 21세기 최고의 상어 영화다.
<47미터>
감독: 조하네스 로버츠 / 출연: 맨디 무어, 클레어 홀트
오는 28일 2편 국내 개봉을 앞둔 <47미터>가 여느 상어 영화와 다른 점은 심해에서 모든 서스펜스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멕시코의 휴양지에서 휴가를 보내던 리사와 케이트는 색다른 상어 체험에 도전한다. 케이지에 들어간 채 바닷속으로 내려가서 상어를 눈앞에서 지켜보는 ‘샤크 케이지’다. 그런데 윈치가 고장 나면서 그대로 추락해 심해 47미터로 떨어진다. 케이지 안에 있으니 상어의 공격을 직접 받지는 않지만 산소 탱크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단 20분이다. 너무 깊이 내려왔기에 통신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리사와 케이트는 결국 케이지 바깥으로 나가야만 한다. 들리지 않고,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심해에서 상어의 습격을 받는다. 상어가 없어도, 그들이 처한 환경 자체가 일단 공포다. 완벽한 어둠에 갇혀, 불빛을 비춰도 어딘지 전혀 알 수 없는 장면을 보면서 숨이 막혔다. 상어 영화이긴 한데, 상어보다는 바다 자체가 공포로 느껴지는 암울한 영화다.
<메가로돈>
감독: 존 터틀타웁 / 출연: 제이슨 스타뎀, 루비 로즈
200만 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거대 상어 ‘메가로돈’. 해저 관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탐사대는 심해에서 메가로돈을 발견한다. 심해에만 있던 메가로돈은 위로 올라와 바다 위의 모든 것을 부수기 시작한다. <메가로돈>을 보기 전에 기대한 것은 제이슨 스타뎀이 메가로돈과 어떤 싸움을 벌이는가였다. 상어 영화는 상어에게 계속 쫓기다가 반격의 기회를 잡고 겨우 역전하는 전개가 보통이지만, 액션 스타인 스타뎀이 출연하니 당연히 맨손으로 치고받는 장면도 있지 않을까. 루치오 풀치의 괴작 <좀비2: 시체들의 섬>에는 바다 밑으로 걸어가던 좀비가 상어와 맨손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난데없고 의미도 없는 상어 vs 좀비의 격투를 좋아했던지라 <메가로돈>에서도 상어 vs 스타뎀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만족했다. <메가로돈>의 스토리는 중구난방이지만 메가로돈이 많이 나오고, 스타뎀과 싸우기도 하고, 해변에 등장해 사람들을 위협하고 공격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에디터
- 김나랑
- 글
- 김봉석(영화 평론가)
- 포토그래퍼
-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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