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잠 잘 오는 베개

2021.08.24

잠 잘 오는 베개

열대야에 혹은 에어컨 바람에 잠을 설치던 여름밤을 보상하듯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과 짙게 깔린 어둠이 찾아온 지금, 푹 자기 좋은 가을밤.

수면의 질을 높여주는 요인으로는 날씨도 한몫하지만 역시 나에게 맞는 침대와 침구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오늘은 그중에서도 우리가 늘 베고 자는 베개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베개는 자는 동안 머리와 목을 지탱하는 역할을 합니다. 나에게 맞지 않는 베개를 오래 사용하면 수면의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각종 목 질환 및 목 디스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목이 편한 자세를 찾기 위해 자꾸 뒤척이기도 하죠.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자는 모습과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누구에게나 좋은 베개’는 없습니다. 대신 ‘나에게 좋은 베개’는 찾을 수 있죠.

먼저 지금 사용 중인 베개가 나에게 맞는지 체크해볼까요?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베개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알아볼 수 있어요.

<매일 아침 나의 베개 상태는?>

-베개가 도넛처럼 움푹 들어가 있어요.

-수면 자세를 바꿀 때마다 손으로 바닥을 짚어 잠이 깨요.

-베개가 비뚤어져 있어요.

-베개의 낮은 부분이나 높은 부분의 일부를 베고 있어요.

-베개가 어깨 밑에 있어요.

-베개 밑에 손을 넣고 있어요.

-베개를 베지 않고 있어요.

혹시 일어났을 때마다 목격되는 사항이 있나요? 위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현재 사용 중인 베개는 본인과 맞지 않다는 증거입니다. 특히 아침마다 어깨가 결리거나 어느 한구석이 계속 불편하다면 그 역시 잘못된 베개에서 기인한 통증일 확률이 높아요. 손발 저림 역시 목 신경에 문제가 있어 나타날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입니다.

이 외에 베개 높이가 많이 높다면 코를 골면서 자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베개가 높으면 목뼈와 목 주변 근육을 압박하고, 특히 목뼈가 앞쪽으로 굽으며 기도가 좁아지는 바람에 숨을 고르게 쉬기가 힘들어 코골이를 유발할 수 있어요.

베개는 크게 높이와 모양, 폭신한 정도를 결정하는 소재에 따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베개 높이는 체형과 수면 자세가 중요합니다.

정자세로 자는 경우 6~8cm 높이의 베개에 누웠을 때 목과 어깨가 수평이 되어 가장 편안하고,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 목뼈와 허리뼈가 일직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그보다 1~2cm 더 높은 베개가 적당합니다.

한국인의 평균 체형을 기준으로 하면,

남성의 경우 정자세일 때 7.9cm, 옆으로 누웠을 때 9.5cm,

여성의 경우 정자세일 때 6.3cm, 옆으로 누웠을 때 7.3cm가 적당합니다.

더불어 체격이 큰 사람은 기본 높이보다 1cm 높게 베고 반대로 마른 체형의 경우 그만큼 낮게 베는 것이 좋다고 해요.

그다음 가장 중요한 베개 모양 선택법. 자는 자세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나뉩니다.

1 정자세로 자는 경우

일명 대자(大字)로 뻗어서 자는 자세. 이 자세의 경우 옆으로 누워 잘 때보다 베개 안에서 머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좌우로 뒤척일 때 베개에서 머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목 부분이나 좌우가 살짝 올라온 경추형 베개를 추천합니다. 폭신한 깃털 베개보다는 단단한 소재의 베개가 좋아요.

2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

옆으로 누워 잘 때 베개가 낮으면 머리를 충분히 받쳐주지 못해 머리와 목, 어깨의 자세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정자세보다 1~2cm 더 높은 베개를 선택합니다. 혹은 전신 베개, 보디형 베개라고 하는 길쭉한 베개를 이용하는 것도 추천. 한쪽으로만 기울어 자는 경우 허리와 자세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베개를 껴안거나 다리 사이에 끼고 자면서 체압을 분산시키고 척추에 가해지는 힘을 덜어줄 수 있어요.

3 엎드려 자는 경우

이는 사실 베개 선택 전에 자세부터 교정해야 하는 가장 좋지 않은 자세에 속해요. 허리는 물론 호흡하는 데도 무리가 되고, 목이 뒤틀린 채로 자는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습관적으로 엎드려 잔다면 베개는 최대한 낮은 것을 선택하고 팔을 편안하게 베개 사이에 넣을 수 있는 기능성 베개를 선택합니다. 기능성 베개 대신 낮고 폭신한 베개도 괜찮아요.

4 굴러다니며 자는 경우

시작은 정자세였으나 매일 다른 위치에서 아침을 맞이하는 잠버릇이 고약한 경우인데요, 베개를 머리에 고정하지 않는 이상 베개를 베고 눈을 뜰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따라서 가운데 목 부분은 낮고 가장자리 부분이 높아 물리적으로 굴러다니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는 일명 정형외과 베개를 추천해요. 처음에는 불편해도 머리를 지탱해주기 때문에 점차 잠버릇도 완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죠.

마지막으로 적당한 강도의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딱딱한 베개는 목 뒤쪽 신경을 눌러 손 저림은 물론 뒤통수가 찌릿한 후두 신경통을 유발할 수 있고, 너무 푹신한 베개는 목뼈를 지탱하지 못해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될 수 있어요. 자고 일어났을 때 목과 손발, 허리와 어깨 중 자주 뻐근한 부위가 있다면, 그에 맞춰 탄성 강도를 조절하세요.

나에게 맞는 베개를 찾고 나면, 목뼈와 허리뼈가 편안한 상태에 놓여 자연스럽게 몸 전체 긴장이 풀리고, 수면의 질이 좋아집니다. 수면의 질이 향상된 만큼 개운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밤을 책임지는 동시에 다음 날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수면의 중요 요소인 만큼 조금 번거로워도 자신에게 맞는 베개를 꾸준히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프리랜스 에디터
    김여진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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