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딥 한 스푼

2019.10.04

by 공인아

    딥 한 스푼

    고추와 삼겹살은 쌈장에, 만두와 부침개는 간장에 찍어 먹어야 꿀맛!

    실과 바늘처럼 어울리는 요리와 소스. 우리가 쌈장, 고추장에 채소와 고기를 찍어 먹듯이, 해외에서는 딥을 만들어 채소와 나초 등 다양한 음식을 찍어 먹습니다.

    딥(Dip)은 찍어 먹는 소스를 통칭하는 단어입니다. 디핑 소스라고도 불러요. 딥은 조금 생소할 수 있지만 디핑 소스는 어딘가 익숙하지 않나요? 피자를 먹을 때 찍어 먹는 갈릭 디핑 소스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뿌려 먹는 핫 소스나 파르메산 치즈와 달리, 갈릭 디핑 소스는 피자 끝에 듬뿍 찍어 먹죠. 이처럼 뿌리거나 섞지 않고 한입 먹을 때마다 곁들이는 소스를 모두 딥이라 통칭합니다.

    가장 흔히 알고 있는 대표적인 딥은 과카몰리. 아보카도를 으깨어 다진 양파와 토마토, 고수 등을 섞은 뒤 레몬즙으로 마무리한 소스로 바게트, 나초 등에 듬뿍 얹어 상큼하게 즐길 수 있어요.

    만드는 방법이 쉽고, 맥주 안주부터 식사 대용 샌드위치로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딥 종류죠.

    채소를 찍어 먹는 딥 소스로는 한국 대표로 쌈장이 있다면, 이집트엔 후무스가 있습니다. 아랍어로 ‘병아리콩’을 뜻하는 후무스는 삶은 병아리콩을 으깨 타히니 소스, 올리브 오일, 레몬즙, 소금, 마늘 등과 함께 버무려 고소한 맛을 자랑합니다.

    오이, 셀러리, 파프리카 등 채소 스틱을 찍어 먹는 대중적인 애피타이저 소스 중 하나예요. 더불어 단백질 함유량이 높고 칼슘과 철분을 다량 함유해 다이어트 필수 소스로 인기가 높아요.

    이처럼 다양한 딥은 음식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당 함유량이 높고 칼로리가 높은 조미료나 가공된 소스와 달리, 채소와 곡식 등을 갈고 빻아 향신료를 첨가하기 때문에 영양가는 높이고 더 신선하게 맛을 즐길 수 있어요.

    간단한 디저트부터 포만감 있는 식사까지, 식물성 원료로 집에서 만들어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딥 레시피와 함께 이와 어울리는 페어링 음식을 소개할게요.

    타히니

    타히니에는 칼슘과 구리, 메티오닌이 풍부해 콩으로 단백질을 섭취하는 채식주의자에게 특히 유용한 소스예요. 그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딥이지만, 후무스 등 다른 딥의 고소한 맛을 더해주는 서브 소스로도 사용하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아요. 참깨와 올리브 오일을 함께 믹서에 넣고 갈아주면서 물로 농도를 조절하면 끝. 만드는 법도 쉽죠? 볶지 않은 참깨를 이용하면 부드러운 맛을, 볶은 참깨를 이용하면 고소한 맛이 진해요.

    지방 함유량이 높은 견과류를 첨가해 응용하는 것도 방법. 땅콩과 아몬드 등 껍질을 벗긴 견과류를 함께 갈아주는데, 식물성 기름을 같이 갈아 넣으면 텁텁하지 않고 더 부드러운 딥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감칠맛을 더하고 싶다면 소금과 꿀을 넣어주면 완성! 얇은 반죽의 구운 빵이나 구운 소고기를 찍어 먹을 때 유용해요.

    멕시칸 빈딥

    살사 소스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걸쭉한 느낌이 강한 소스로 향과 맛이 진하기 때문에 칩이나 토르티야 등 밋밋한 맛의 음식을 찍어 먹기 좋습니다.

    멕시칸 빈딥의 맛을 내는 주원료는 토마토, 강낭콩과 유사한 종류의 핀토빈, 양파로 콩의 고소함과 토마토의 새콤한 맛, 양파의 달짝지근한 맛이 어우러져 입맛을 돋워줘요. 양파와 버섯, 마늘 등을 곱게 다져 올리브 오일에 볶다가 토마토와 삶은 콩을 넣어 뭉그러질 때까지 끓여줍니다. 후추를 넣으면 풍미를 살릴 수 있어요. 주원료가 되는 재료 중 콩의 한 종류인 핀토빈은 검은콩보다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 예방에 탁월합니다. 또한 고혈압, 동맥경화와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어요.

    카레 딥

    카레가 지닌 이국적인 향을 생크림과 우유로 중화시켜 질리지 않고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카레 딥. 우유와 생크림을 끓이다가 원하는 채소나 콩, 카레 가루와 치즈를 함께 넣어 걸쭉하게 끓여 줍니다. 카레와 어울리는 채소로 시금치나 버섯, 강낭콩을 넣어서 흔히 만들어요.

    카레 딥은 당근, 파프리카와 같은 향이 강하지 않은 채소 스틱과 곁들여 먹으면 금상첨화. 폭신한 모닝 빵이나 속이 부드러운 바게트에 듬뿍 찍어 아침 식사 대용으로 먹기에도 좋습니다. 카레는 항암 효과가 탁월한 커큐민 성분을 함유해 낮은 칼로리로 건강까지 챙기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베이컨 토마토 딥

    “하얀 사워 소스에 퀘사디아를 찍어 먹는 맛.” 베이컨 토마토 딥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새콤하면서 부드러운 크리미한 질감이 일품인 딥으로 베이글에 발라 먹거나 크래커에 얹어 먹으면 맥주 안주로도 제격입니다.

    만드는 과정 역시 끓이거나 볶지 않고 심플하게 끝이 납니다. 베이컨과 토마토, 크림치즈와 플레인 요구르트를 모아 섞어주면 끝. 재료만 들어도 맛있는 것만 모아놓은 느낌이 들지 않나요? 토마토와 플레인 요구르트의 새큼한 산미가 입맛을 돋워주는 역할을 해 식전 애피타이저로도 제격이에요.

    허니 갈릭 딥

    버터에 볶은 다진 마늘에 마요네즈와 꿀을 섞어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딥이 된다는 사실. 피자와 함께 오는 갈릭 디핑 소스의 홈메이드 버전으로, 꿀을 더해 더욱 달콤하게 즐길 수 있어요. 볶는 게 귀찮다면 버터와 다진 마늘을 한데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충분하죠. 빵에 발라 먹으면 마늘빵 같기도, 고르곤졸라 피자 같기도 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기호에 따라 파슬리, 로즈메리 등 향이 강한 허브를 첨가하면 향긋한 맛으로 풍미를 높일 수 있어요. 의외로 감자튀김에도 정말 잘 어울린다는 사실!

    고추장 딥

    고추장에 콩을 곁들이면 훨씬 감칠맛을 돋워주는 딥을 만들 수 있습니다. 미리 삶아둔 쥐눈이콩과 강낭콩을 곱게 으깨어 고추장과 매실청, 참기름, 깨 등을 넣고 섞어 만들면 육포와 환상의 짝꿍을 이루는 딥이 완성됩니다. 소고기 고추장볶음과 비슷할 것 같지만 훨씬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콩을 넣어 짭짤한 맛을 중화함과 동시에 포만감을 선사해 과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심심하게 먹고 싶다면 으깬 두부를 조금 첨가하는 것도 방법. 다만 두부는 금방 상할 수 있기 때문에 소량씩만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해요.

    이처럼 딥은 식물성 재료에 다양한 향신료와 조미료를 첨가해 만들기 때문에, 이 외에도 좋아하는 재료로 얼마든지 응용이 가능합니다.

    소스 때문에 살찔까 걱정하는 대신, 좋아하는 채소와 견과류를 듬뿍 넣어 만든 딥으로 미각도, 기분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겨보세요.

      에디터
      김여진(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pe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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