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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막길 걷는 포에버21

2019.10.17

내리막길 걷는 포에버21

한국인의 성공 신화로 여겨져왔던 미국 패스트 패션 브랜드 ‘포에버21(Forever21)’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자라, H&M 등과 함께 패스트 패션계를 이끌어온 포에버21은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포에버21은 1984년 재미 교포 장도원, 장진숙 부부가 만들어 성공한 브랜드입니다. 시작은 LA 자바시장 내 작은 옷 가게였습니다.

회사 설립 후 이들은 한인 최초로 미국 100대 부자에 이름을 올리고 ‘아메리칸드림’의 신화를 썼죠.

포에버21은 특히 5달러짜리 티셔츠, 10달러짜리 원피스 등 획기적인 가격으로 미국 내 젊은 소비자층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온라인 쇼핑 구매율이 높아지면서 패스트 패션계도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포에버21도 비켜갈 수 없었죠.

무리하게 매장을 확대하며 경쟁해온 포에버21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끝까지 버텨오던 포에버21은 결국 최근 미국 델라웨어주 연방 파산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바로 청산하는 게 아니라 파산법원의 감독을 받으며 회생을 시도하기 위해서입니다.

포에버21은 현재 미국, 유럽 등 57개국에서 8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요, 곧 40개국에서 350개 매장을 철수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미국 내에서만 178개 매장을 닫는다는군요.

포에버21은 파산 보호 신청을 한 데 이어 극단적인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물류 센터를 이전하고, 직원 1,170명을 감원한다는 소식이 <LA비즈니스저널>을 통해 보도된 것. 보도에 따르면, 포에버21 대변인 엘리자베스 에르난데스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정부 고용개발청에 제출한 서류에서 “포에버21 로지스틱스 LLC는 배송 센터와 전자 상거래 설비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포에버21은 현재 전 세계에서 6,400여 명에 달하는 풀타임 직원과 2만6,400여 명의 시간제 근로자를 고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에 감원되는 규모는 풀타임 전체 직원의 18% 정도입니다.

이번 인사 조치가 앞으로 본격적으로 이뤄질 구조 조정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시즌마다 유행하는 옷을 빠르게 만들고, 싸게 판매하는 패스트 패션 업계는 재고 처리가 영업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재고로 처리하지 못한 옷을 폐기하는 것 또한 심각한 사안 중 하나죠. 포에버21 역시 이런 부담을 내려놓을 수 없었을 겁니다.

<타임>은 포에버21의 파산 신청에 대해 “패스트 패션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라고 분석했으며, <월스트리트 저널>은 “패스트 패션이 티핑 포인트에 다다랐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습니다.

최고의 성공 가도를 달리다 벼랑 끝에 선 포에버21. 과연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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