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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억원을 포기한 콜드플레이

2019.11.27

6,000억원을 포기한 콜드플레이

얼마 전 새 앨범 <에브리데이 라이프(Everyday Life)>를 발매한 콜드플레이.

요르단의 수도 암만의 한 옥상에서 중동의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비공개로 진행해 현장을 찾은 팬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30분가량의 공연 영상은 유튜브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되어 전 세계 팬들이 인터넷을 통해 관람할 수 있었죠.

크리스 마틴은 요르단에서 열린 이 ‘생중계 공연’에 앞서, 영국 BBC 방송의 기자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뜻밖의 소식을 전했죠.

“이번 앨범을 위한 투어는 없을 예정입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연 수익을 올리는 밴드 중 하나인 이들이, 돌연 월드 투어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누군가에게는 꿈이자 목표일 투어 무대. 전 세계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와 수천억 원의 공연 수입을 포기하겠다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보컬 크리스 마틴의 입장은 확실하고 단호했습니다. 투어를 하게 될 경우 발생하는 잦은 비행과 이동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막기 위한 것이 그 이유라고 말했죠.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공연을 펼치는 것이 밴드의 새로운 목표이자, 할 수 있는 한 가장 친환경적 공연을 계획 중이라고도 밝혔습니다.

2016년과 2017년에 진행한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약 122회입니다. <A Head Full of Dreams>라는 이름의 투어는 다섯 개 대륙에서 펼쳐졌죠. 당시 투어로 거둬들인 수익은 6,000억원 이상입니다. 요르단에서 일몰과 일출을 배경으로 단 2회만 열린 올해와는 엄청난 차이.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활동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향후 1~2년간은 우리의 공연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 또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찾아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그렇다면 이토록 미래지향적인 콜드플레이의 공연은 과연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멤버들의 계획은 최대한 태양에너지를 사용해 이동하고, 앞서 밝힌 것처럼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무대를 꾸미는 것입니다. “세계를 여행하는 특권을 누리고 싶다면, 우리가 모두 지구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려야 한다”는 말처럼, 엄청난 수익을 포기하며 환경에 이바지하겠다는 밴드의 노력이 많은 사람에게 또 다른 의미의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에디터
    황혜영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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