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바디버든 프로젝트

2019.11.29

by 공인아

    바디버든 프로젝트

    “임신한 여성의 양수에서 산모가 즐겨 사용하던 샴푸 냄새가 났다.”

    듣고도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아이를 갖기 전까진 ‘설마’ 하는 마음에 간과해버리고 마는 작은 경고.

    샴푸와 린스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와 인공 합성료, 향료 등은 피부를 통해 체내에 침투, 태반을 거쳐 양수에 도달합니다. 씻어내면 끝인 줄 알았던 샴푸의 성분이 나도 모르는 사이 몸속에 조금씩 쌓여가고 있는 것.

    샴푸 외에도 섬유 유연제, 화장품, 세척제 등 알게 모르게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통해 몸에 유해 성분이 조금씩 쌓여간다고 합니다. 이처럼 일정 기간 체내에 쌓인 유해 물질의 총량바디버든’이라 합니다.

    바디버든의 가장 큰 요인은 위에 언급한 것과 같이 생활용품 속 환경호르몬의 영향이 큽니다. 내분비계 교란물질인 환경호르몬은 호르몬 대사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신체 성장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화학 물질을 뜻하는데요. 비만, 당뇨, 성기능 장애, 신경기능 장애, 나아가 일부 암 발생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의해야 할 생활용품에 많이 함유된 환경호르몬은 총 다섯 가지.

    파라벤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물질로 화장품, 의약품의 방부제로 주로 사용하는 화학적 방부제 성분입니다. 국내에는 메틸파라벤, 에틸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부틸파라벤 총 네 가지 형태의 파라벤을 사용하며, 낮은 농도로 들어가기 때문에 하나의 제품만으로 심각한 피부 반응이나 자극을 유발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피부를 통해 흡수되어 그 양이 축적될 경우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유사하게 작용하여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고 암을 유발할 수 있어요.

    프탈레이트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화학 성분으로 식품용 랩, 방향제, 향수, 네일 폴리시, 헤어스프레이 등에 사용되고 있어요. 프탈레이트는 자궁내막증 및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임산부 또는 수유 중인 여성이 특히 조심해야 하는 성분으로 꼽힙니다. 다행히도 현재는 식품 도구, 소액 세트 등 사용 규제를 강화하면서 인체 노출량이 감소하는 추세예요.

    비스페놀 A

    영수증을 절대 입에 물고 있지 말라는 이야기를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요, 바로 이 비스페놀 A 때문입니다. BPA로도 일컫는 비스페놀 A는 흰색의 광택이 나는 물질로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고 있어요. 영수증 외에도 캔, 일회용 플라스틱 용품에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뜨겁고 기름진 음식이나 액체로 인해 용해되어 체내에 흡수될 수 있습니다. 비스페놀 A는 내분비계 기능에 이상을 일으켜 암을 유발하는 성분인데요. 특히 핸드크림, 손 세정제 등을 사용하고 영수증을 만질 경우 흡수율이 100배 이상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트리클로산

    항생물질이자 방균제 성분으로 성호르몬을 교란시킬 수 있으며 유방암 및 불임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요. 과거 치약, 가글액에 함유되어 있었지만 2016년 식약처 개정법에 따라 구강용품에는 트리클로산 성분이 금지된 상황. 하지만 여전히 화장품, 클렌저, 비누 등 항균 세정제에는 0.3%까지 함유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유기 염소계 살충제

    염소화 탄화수소로 환경 오염 물질 중 가장 오래 남는 살충제입니다. 환경과 더불어 사람과 동물에 미치는 해로움으로 논란이 계속되는데요. 잔류성이 클 뿐 아니라 지용성이기 때문에 해당 성분의 농약을 뿌린 채소를 섭취할 경우 먹이사슬을 통한 농축 작용으로 우리 몸에도 해당 성분이 쌓입니다. 신경 독성 물질로 중추신경계 장애를 유발하며 두통, 구토, 경련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다량 축적되면 신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어요.

    여성의 경우 특히 남성에 비해 화장품이나 섬유 유연제 등 사용 빈도 및 개수가 많기 때문에 환경호르몬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

    바디버든 가운데 화장품 등 피부를 통해 유해 물질이 흡수되는 ‘경피독’은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립스틱의 색을 내는 타르계 색소, 화장품에 포함된 화학 방부제 등과 같은 석유 화학 물질의 독소가 피부를 통해 침투하면 세포 사이로 스며들어 지방층에 쌓이거나 혈액 속으로 흡수되는데요, 이 중 자연 배출량이 10%에 불과하기 때문에 잔류한 90%의 경피독은 피부 알레르기, 아토피 등을 유발합니다. 또 면역력이 낮아지거나 나이가 들어 노화가 진행되면서 이 독성이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죠.

    바디버든 중에서도 경피독을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통증과 자극이 없기 때문에 문제를 자각하기 어렵습니다

    2 혈액과 림프액을 통해 온몸으로 퍼져 예상치 못한 곳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3 피부를 통해 흡수된 화학물질은 자연적인 대사로 쉽게 해독이 어렵습니다

    4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품 가운데 경피독 물질이 함유된 제품이 많습니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나도 모르게 피부 속에 독이 쌓여 나중에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 초기에는 피부 알레르기나 피부염과 같은 질환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심해지면 만성 알레르기, ADHD 같은 신체적, 정신적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어요.

    이처럼 바디버든은 일상의 모든 곳에서 조용히 축적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바디버든 유발 제품을 모두 끊어내기란 생각보다 훨씬 불편하고 어렵습니다. 또 열심히 예방한다고 해도 100% 모든 바디버든의 축적을 피할 수는 없죠. 하지만 평소 사용하던 제품부터 뒷면을 조금만 유심히 살펴보고 제품을 하나씩 바꿔나가면 앞으로 축적될 바디버든의 양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요.

    바디버든을 줄이기 위한 세 가지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제품의 전 성분을 공개하거나 제조 성분을 알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할 것.
    2. 유해 정보 및 독성에 대한 정보가 공개된 브랜드를 선택할 것.
    3. 제품 선택부터 구매에 이르기까지 선택 및 안전에 대한 책임은 자율적 판단에 맡길 것.

    <바디버든 예방 수칙>

    플라스틱 및 비닐 제품 사용 줄이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컵 등의 사용은 지양하고 반찬 통은 유리 용기로 대체합니다.

    커피, 탄산음료 줄이기

    음료를 마시면 캔, 플라스틱 등의 사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성분과 용기 모두를 고려하여 음료를 줄여보세요.

    유기농 채소 및 곡류 위주의 식사

    농약 속 유기 염소계 살충제는 음식 원료를 통해 흡수될 확률이 높습니다.

    천연 세제 사용

    베이킹 소다, 알코올 등 천연 성분이 함유된 주방 및 세탁 세제를 사용해도 충분히 잘 닦입니다.

    화장품 구입 시 성분 확인 필수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성분이 들어 있는지 구입 전에 성분을 꼭 확인하세요.

    피부 자극 주지 않기

    샤워 중 피부 온도가 올라갔을 때 혹은 피부가 예민한 상태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할 경우 유해 물질의 침투 확률이 더 높아집니다.

    예방과 함께 지금껏 쌓아온, 앞으로 조금씩 쌓여나갈 바디버든을 줄이기 위한 대책도 필요하겠죠?

    현미, 잡곡밥 지어 먹기

    현미는 섬유질이 풍부하여 혈액 및 담즙에 고인 화학물질이 몸 밖으로 배출되는 것을 돕습니다.

    충분한 수분 섭취

    수분은 몸의 대사를 활발하게 만들어 노폐물 배출에 도움을 줍니다.

    독소 배출에 탁월한 음식 섭취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브로콜리, 살균 작용이 뛰어난 마늘, 그 외에도 양파, 망고 등 독소 배출을 돕는 음식을 꾸준히 섭취합니다.

      에디터
      김여진(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GettyImagesKorea,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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