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의 윤리
지속 가능과 인간 윤리를 논하는 시대. ‘쇼파드’는 인간과 지구가 공생하는 미래를 소망한다.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치장하며 ‘지속 가능’과 ‘윤리적 소비’를 떠올리는 여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화장품이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만큼 환경을 위협하진 않지만, 21세기를 영위하는 기업이라면 지구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미국 자연사박물관은 대지 깊숙이 잠들어 있는 영원불멸의 광물을 위해 토양과 대기가 희생당하는 다이아몬드 채굴 과정을 공개했다. 향수 개발 과정도 다르지 않다. 원료 채취는 물론 제조, 공급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향수는 재활용 불가한 유리병에 담긴 방향제나 다름없다. 최근 고급 브랜드에서 경쟁적으로 지구 보전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런 이유다.
‘윤리적이지 못한 럭셔리는 진정한 럭셔리가 아니다.’ 159년 전통의 스위스 워치 & 주얼리 명가 쇼파드는 향수로 영역을 넓히며 사회 공동체에 대한 책임 있는 여정을 잇고 있다. 향료 회사 피르메니히(Firmenich)가 이끄는 지속 가능한 원료 공급 프로젝트 ‘내추럴스 투게더(Naturals TogetherTM)’에 참여, 원료 채굴 과정의 윤리성을 확보하고 자연에서 얻은 향료의 품질을 최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중이다. 나를 치장하기보다 지구를 위한 투자를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요즘, ‘쇼파드 레이디’들은 반짝이는 보석과 매혹적인 향으로 무장한 채 브랜드의 책임감 있는 방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쇼파드 공동 대표 겸 아트 디렉터 캐롤라인 슈펠레(Caroline Scheufele)는 조향사 도라 바르리치(Dora Baghriche)와 ‘해피 쇼파드 컬렉션’을 완성했다. 쇼파드의 상징적 주얼리 ‘해피 다이아몬드’의 하트 모양 펜던트 속 다이아몬드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자유롭게 유영하는 모습을 재현한 세 가지 향수로 구성된 컬렉션이다. 그 시작인 ‘해피 쇼파드 레몬 돌치’는 천연 항산화제로 불리는 레몬의 톡 쏘는 싱그러움이 일품이다. 달콤한 사과 향과 페퍼민트의 상쾌한 마무리는 오후의 나른함을 날리기에 충분하다. 보랏빛 향수병이 눈길을 끄는 ‘해피 쇼파드 펠리시아 로즈’의 핵심어는 ‘유혹’. 결연한 포부와 애정 어린 눈빛을 지닌 여인이 떠오르는 향으로 진한 장미 향에 미각을 자극하는 블랙커런트와 베리, 리치의 새콤달콤함을 더했다. 여기에 핑크 페퍼와 제라늄의 위트는 해피 쇼파드 펠리시아 로즈의 또 다른 즐길 거리다. 해피 쇼파드 컬렉션의 대미는 ‘해피 쇼파드 비가라디아’ 차지다. 비터 오렌지 나무를 뜻하는 프랑스어 ‘비가라디에(Bigaradier)’에서 이름을 따온 이 긍정의 물약은 오렌지, 만다린의 경쾌함을 부드러운 꿀과 휘그 밀크 노트가 감싸 안으며 요즘처럼 추운 계절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따뜻한 시트러스 향을 완성했다.
이렇듯 쇼파드의 세 가지 향은 우리에게 향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태도를 갖게 한다. ”쇼파드의 수장 캐롤라인은 향 앞에서 변화하는 우리 여자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좋은 일을 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 에디터
- 이주현
- 포토그래퍼
- 이신구,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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