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추럴 와인 숍 주인이 추천하는 내추럴 와인 숍
새로 생긴 바가 내추럴 와인을 리스트에 올렸다는 것만으로 화제가 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추럴 와인 바는 이제 많습니다. 너무 많습니다. 식당에서도 일반 와인보다는 기왕이면 내추럴 와인을 두는 추세죠.
12월 24일 크리스마스이브에 오픈 1주년을 맞는 내추럴 와인 숍 47스토어의 오너이자 푸드 칼럼니스트 이해림이 사심 빼고 팩트로만 추천하는 내추럴 와인 숍 리스트입니다. 장단점까지 객관적으로 분석해드릴게요. 올해 연말 파티엔 어느 내추럴 와인 숍에서 파티용 술을 장만할까요?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비노스앤
내추럴 와인 숍의 선조님입니다. 가장 먼저 생겼고, 가장 좋은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죠. 내추럴 와인에는 안정화라는 개념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살아 있는 와인이기 때문에 병 안에서 계속 변화가 일어나기도 하죠. 내추럴 와인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겸비한 사장님은 새로 입고된 와인을 바로 팔아버리지 않고 가장 맛이 잘 드는 시기까지 꾹 참고 기다렸다가 판매하기에 믿을 수 있습니다.
장점: 다니엘 사쥬, 알렉상드르 방 등의 유명 내추럴 와인을 독점으로 소매하고 있어요.
단점: 위치가 판교입니다.
서울숲와인아울렛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지하1층에 있습니다. 규모가 꽤 크죠. 내추럴 와인만 다양하게 갖춘 전문 숍은 아닙니다. 일반 와인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요. 내추럴 와인 전문 수입사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기대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이 경쟁력입니다. 대규모 시음회 등 이벤트도 자주 열리니 체크해두면 좋아요.
장점: 저렴하고 마시기 편한 내추럴 와인이 많은 편.
단점: 일반 와인이 너무(?) 많아요.
와인웍스
현대백화점 본점 식품 매장에 있습니다. 백화점 와인 숍은 어딘가 고루한 이미지였는데, 와인웍스는 마치 도산공원 앞 와인 바처럼 잘 꾸며져 있습니다. 아주 다양한 구색은 아니지만 좋은 안목으로 내추럴 와인을 선별해 갖추고 있습니다. 많은 물량을 다루다 보니 다른 곳에서 솔드 아웃된 인기 내추럴 와인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음식을 주문해 구매한 와인을 그 자리에서 마시고 갈 수도 있죠.
장점: 쇼핑도 하고 장도 보고 와인도 살 수 있는 토털 솔루션.
단점: 백화점이다 보니 로드 숍보다는 아무래도 비싼 가격.
내추럴보이
내추럴 와인 수입사에서 일하던 직원이 독립해 차린 보틀 숍입니다. 내추럴 와인에 대한 향학열이 강한 오너가 상주하며 내추럴 와인 선택에 필요한 설명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매주 시음 와인을 선정해 할인 판매하고 있어요. 마셔보고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이득이죠. 멋을 배제하고 마치 편의점처럼 기능적으로 꾸며진 작은 숍이지만 내실이 알찹니다. 보이차도 함께 취급하고 있어요.
장점: SSG푸드마켓이 입점한 청담동 피엔폴루스 빌딩 후문 바로 앞이라는 천혜의 입지.
단점: 버튼 잘못 누르면 너무 길어지는 오너의 장황한 설명.
47스토어
‘술 편집숍’을 표방합니다. 백과사전식 와인 리스트를 지양하고 꼭 오너가 마셔보고 좋았던 것으로만 구색을 갖춥니다. 4만~5만원대의 저렴한 내추럴 와인도 있지만 비싼 내추럴 와인도 많은 이유입니다. 사무실을 겸한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1:1 와인 추천을 느긋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와인 지식 위주로 설명하는 전문 와인 숍과 구분되는, 맛 위주의 와인 설명과 음식 페어링 추천이 특기. 자아비판인지 자화자찬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장점: 내추럴 와인 맞춤 구독 서비스, 시음 파티와 꽃꽂이, 마작 클래스 등 적극적인 콘텐츠와 이벤트.
단점: 경리단길이라는 번거로운 입지와 너무 프라이빗한 분위기.
- 글
- 이해림(푸드 칼럼니스트)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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